[테크톡톡] D램 이어 낸드도 쌓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목하는 ‘HBF’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다. 기존 D램에 적용해온 ‘적층화(Stacking)’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낸드플래시에까지 공격적으로 적층기술을 확장한다. 핵심은 ‘HBF(High Bandwidth Flash)’로, 국내 메모리 2강이 만든 반도체 산업의 첨병이다.

HBF란, 쉽게 말해 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의 표준 아키텍처를 뜻한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공식 표준으로 2026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JEDEC 내 HBF 워킹그룹 활동에 적극 참여했고, 이미 컨셉 제품을 선보였다. HBF는 길게 보면 AI 시대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서버·HPC(고성능컴퓨팅) 등 누적 데이터폭증을 감당할 ‘차세대 저장장치 표준’의 자리를 노린다.

전통적으로 D램은 클럭 속도를 중심으로 진화하고, 낸드는 공정 미세화와 적층을 통한 용량 확대에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기존 낸드 방식으론 AI·빅데이터 생태계에서의 초고속·고효율 I/O를 감당하기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수년 사이 데이터 폭증의 속도가 전통적 DDR(더블데이터레이트) 규격 D램조차 따라가기 힘들어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낸드의 고속화, 즉 HBF다.

삼성·하이닉스 모두 200단 이상 초고적층 낸드 및 컨트롤러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HBF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의 구조와 유사하게, DRAM을 적층해서 대역폭을 폭발적으로 늘린 것처럼, 낸드를 여러 개의 다이로 수직 적층하고, 고집적 패키지 내 인터페이스와 병렬로 데이터 경로를 확보해 기존 SSD 대비 수십 배 이상의 대역폭을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전력 역시 대폭 낮아져, 초대형 AI·빅데이터 데이터센터의 운영비 절감에도 기여하게 된다.

현 시점에서 삼성의 HBF 낸드는 256채널 이상 구현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SSD 주요 채널이 8~16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데이터 처리량에서 10~30배 넘는 혁신이다. 하이닉스 역시 동일 트렌드로, 자체 개발한 고효율 컨트롤러와 승부를 건다. 중요한 것은 공정 미세화와 적층 기술이 늘어나면 양산수율·신뢰성·칩 불량률 문제가 확 꺾인다는 점이다. 한국의 메모리 강자들은 미세공정 연구설비와 R&D 인력 글로벌 1위 수준이고, 이미 232~238단급 기술을 안정화했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와 기술격차가 녹록지 않다.

HBF 프레임워크가 전면 도입될 경우, 현실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내 ‘스토리지 계층구조’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CPU-DRAM, DRAM-NAND, NAND-HDD로 이어지는 다수계층 구조지만, HBF가 확산되면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고, 데이터 이동의 지연(latency)을 대폭 줄여 AI훈련, LLM, 클라우드 분석환경에 최적화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초거대 기업(구글, MS, AWS, 메타 등)과 서버 메이저들이 이미 HBF 인터페이스 기반 저장장치 테스트베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메모리 업체에 전례 없는 기회로 부상한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HBF 시대의 얼리무버로서 글로벌 CSP들과 협업속도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반응 역시 기술예측과 맞닿아 있다. 가트너, 트렌드포스 등 글로벌 전문기관은 2026~2027년 AI/데이터센터향 HBF 제품이 시장 매출의 15~20%를 순식간에 잠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세계 낸드 시장의 주도권이 용량에서 대역폭 중심으로 다시금 이동함을 시사한다. 기존 PC·모바일용 범용 SSD와 서버용 고속 플래시 간 격차가 극단적으로 커지는 구조이며, 적층화와 대역폭 혁신에서 뒤처지는 업체는 빠르게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기술진화의 이면에는 ‘공급망 주도권’과 ‘친환경 경영’이란 축이 함께 놓여 있다. HBF 적층화로 금속소재 투입량을 동등한 용량 대비 크게 줄이고, 전력 활용 최적화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탄소발자국 저감도 실현된다. 이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글로벌 평가에서 점수를 올릴 명분이 된다. 반면, 부품 경쟁력과 공정통합 기술이 부족한 지역(특히 일본, 대만, 중국 일부)은 단가경쟁에서 더욱 불리해질 전망이다.

세계 EV(전기차) 시장처럼 메모리에도 초고층 적층화와 인터페이스 혁신이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외신들은 이미 HBF_Storge, HBF_NAND 등 신규용어가 keyword로 급등하는 현상을 포착했다. 국내 업체가 산업표준 레이스를 주도하는 만큼, IP(지적재산권) 방어와 글로벌 고객사 이탈 방지를 위한 시장의 촉각도 곤두서 있다. 향후 서버/클라우드, AI 프로세서 제조사들과의 연계가 강화되면, 파운드리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낙관만으론 볼 수 없다. 인플레이션·반도체 경기변동·AI 과열 경쟁 등의 리스크와, 미국 CHIPS법 등 글로벌 반도체 보호무역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HBF 기반 초적층 낸드는 기술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달성한 한국 메모리 양대산맥의 미래 성장동력임은 분명하다. 데이터 신대륙을 향한 새로운 뱃고동, 본격적으로 울려퍼지는 시점이다.

— 강은호 ([email protected])

[테크톡톡] D램 이어 낸드도 쌓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목하는 ‘HBF’”에 대한 9개의 생각

  • 쌓고 또 쌓고… 적층의 나라 대한민국 ㅋㅋㅋ 기대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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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voluptatem

    와…🤔 장기적으로 큰 변화가 올 것 같은데, 글로벌 대기업들이 테스트베드 깔고 있다는 소식 들으니 우리나라 반도체 영향력이 점점 세지는 것 같아요. 기술 표준 싸움에서 꼭 이기길 기원합니다. 앞으로 이런 구조적 혁신이 또 어디로 튈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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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x_repudiandae

    삼성, 하이닉스 진짜 대단하다~ HBF 같은 신기술 덕에 데이터센터 시장도 장악하려나? 기술 경쟁 치열한데 우리나라가 계속 앞서갔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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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램도 쌓고 낸드도 쌓고… 이쯤이면 쌓지 않은 반도체는 무쓸모?ㅎㅎ 근데 매번 기술 선도하면 뭐함, 가격이나 좀 내려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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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이 문제지 ㅋㅋ 혁신한다더니 혜택은 본 적 없음!! 탑 회사들끼리 으쓱대는 거처럼 보여서 좀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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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층에 적층… 결국 제품 가격은 또 오르는 건가용🤔 기술 발전해도 소비자 혜택은 더디게 오더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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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기술주도권이 이렇게 중요할 줄 몰랐음…!! 결국 경쟁력 있다는게 이런 트렌드 빠르게 읽고 치고 나가는 거라 생각해요. 응원합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 변수는 계속 체크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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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제대로 한 방 터뜨리네요! 그러나 이렇게 앞서가는 만큼 뒤에서 견제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가까운 미래에 반도체 무역 분쟁 다시 터질 것 같은데, 우리나라 기업들 리스크 관리도 신경 써야 할 듯! 근데 적층화가 에너지 절감까지 된다는 건 진짜 반가운 소식이에요🤩 산업 전체가 친환경을 강조한다니 오래갈 구조 같아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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