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환경 천차만별…공동 교육 인프라 필요”

경기도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 컴퓨터실. 6학년 김서연 학생은 오늘도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본다. 인공지능(AI) 교육이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뒤 아이들이 직접 코딩하고 AI와 대화하며 배우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되었지만, 서연이가 사용하는 노트북은 다른 반 것보다 한참 느리다. 옆에는 올해 새로 도입된 고사양 PC가 놓여 있지만, 학교 예산이 부족해 모두가 쓸 수 있는 수량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은 ‘AI 교육의 격차’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디지털 세상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가 평등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바람은 현장에서 자주 부딪힌다.

교육부는 2026년부터 전국 초중고에서 AI 기초·활용 수업을 의무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각 학교와 지역의 인프라 차이는 이미 상당히 벌어졌다. 도심 대형 학교와 소외지역 소규모 학교, 사립과 공립, 예산 지원 규모에 따라 교사, 기기, 소프트웨어, 지원센터 활용 가능성 등이 큰 폭으로 달라진다는 것. 지난해 교육현장 설문에서도 10곳 중 7곳이 ‘AI 실습 기자재와 콘텐츠 격차’를 호소했고, 교사들 역시 교육 준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현직 교사 정진영(가명)은 “학생마다 실습 환경이 달라 똑같은 커리큘럼을 소화하기 어렵고, 질문이 쏟아질 때 지원 인력이 부족해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교장은 “학생 수가 적은 읍면 학교엔 최신 PC가 턱없이 부족해 ‘AI경시대회’ 같은 전국 단위 대회 준비조차 엄두가 안 난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학생들과 교사 모두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고 싶지만, 기회와 자원의 차이에서 출발선이 진작 달라지고 있음을 경험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미래사회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려면 ‘교육의 기본’이자 ‘안전망’인 공공 인프라의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지능화 경제에서 디지털 소외가 아동·청소년의 성장, 진로, 심지어 자신감에까지 영향을 미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2026년 기준 전국 학생 90% 이상이 ‘AI 관련 진로 희망’을 언급하는 설문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은 불균형적이다. 중·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이 AI 교육을 사교육·에듀테크 업체에 의존하는 경향까지 겹쳐 ‘디지털 신분’이 고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따른다.

실제로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김승우(13·가명) 군은 “AI 과제를 하려면 집에선 태블릿으로, 학교에선 노후된 PC로 해야 하니까 제대로 따라가기 힘들고, 발표 평가에서 항상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털어놨다. 교실 속의 디지털 격차는 결국 아이들의 심리, 자기효능감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만든다. 무엇보다 각 가정의 ‘교육 자본’, 즉 노트북·인터넷 환경, 부모의 학습 지원 능력까지 모두 연결된 현실 속에서 우리 사회의 아이 모두가 같은 미래를 꿈꿀 자격이 보장되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진다.

정부와 지자체는 2026년까지 전국 초등학교에 AI 실습 기자재 확충, 공공 데이터센터 구축, 학교별 ‘AI 교육 거점 센터’ 지정, SW 교사 양성 확대 등 대책을 내놨다. 재정지원 1천억 원 규모의 특별교부금 집행도 예고됐다. 하지만 여전히 예산 분배의 투명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크다. 치열한 사업 선정에서 누가 더 많은 자원을 가져갈지, 시설 단위 중심 투자가 아닌 ‘학생 체감형’ 지원 체계로 제대로 설계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로 교육 현장 교사협회에서는 “장비만 던져주고 끝나는 탁상정책이 아니다. 학생 한명, 한명에게 밀착한 지원이 돼야 한다”며 정책의 변화를 촉구한다.

사례를 통해 되짚어 봐야 한다. 대전시의 한 소규모 학교가 지난해 교육청의 ‘AI 나눔 교육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 학교 모든 학생들은 최소한의 최신 노트북을 지급받았다. 지역 IT 전문가들과 ‘주1회 찾아가는 AI 실습’ 협력 프로그램이 결합되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코딩·데이터 작업을 즐길 뿐 아니라, 지역 벤처기업들과의 멘토링도 연결됐다. 반면 경남의 한 농촌 학교는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대부분의 AI수업을 인터넷 강의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빈틈없이 연결된 인프라와 끊임없는 현장 밀착형 고리가, 결국 ‘AI 교육 평등의 품질’을 좌지우지하는 장면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교육의 본질은 모두가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 출발할 권리”라고 말한다. 이는 양질의 기기장비, 교사 역량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다양한 체험의 기회,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 자존감까지 함께 이뤄줘야 한다는 뜻이다. 공공이 뒷받침하는 공동 교육 인프라가 ‘투명성’과 ‘지속성’ 속에서 작동할 때만이, 디지털 민주주의의 미래도 약속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과 현장 교사 모두가 제대로 된 평가, 실체 있는 정책 집행, 공정한 재정 분배,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 한명, 한명의 성장과 꿈이 존중받는 시스템을 요구한다.

AI 세대, 그 안의 아이들은 우리가 마련한 교육 기반 위에서 서로 기대어 성장한다. 이들이 겪는 차이와 불공정이 단순히 ‘장비의 차이’로만 귀착되지 않기를, 사회 전체가 ‘공동의 책임’으로 받아들여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오늘이, 우리 모두의 내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AI 학습 환경 천차만별…공동 교육 인프라 필요””에 대한 2개의 생각

  • 지역차 크네요… 이 부분은 꼭 개선돼야 한다고 봐요.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한테만 오는거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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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님 너무 현실적. 근데 바꿀 의지가 있는지 의문임!! 대책은 항상 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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