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 살해, 구조적 방관의 반복…예견된 죽음은 사회의 책임이다
2026년 3월, 경기 남양주에서 발생한 끔찍한 스토킹 살인 사건은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만성적인 시스템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여성단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위험을 경고해왔다. 이번 사건 피해자는 반복되는 스토킹과 위협에 시달리다 경찰과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결과는 예측 가능할 정도로 참혹했다. 관련 기관들은 이번에도 매뉴얼에 기대어, ‘특이점 무’라는 식의 서류행정에 그쳤고, 가해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피해 여성에게 접근하고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는 무기력하게 방치했다.
스토킹 범죄가 빈번하게 중대한 신체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경찰·사법 시스템의 현장은 여전히 뒷북이다. 자동차 복원하듯 사건이 터진 뒤에야 원인과 책임론이 논의된다. 법원은 접근금지 명령을 손쉽게 내리는 듯 보이지만 실효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전자발찌·GPS 등 기술적 장치도 마찬가지다. 가해자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우회할 수 있는 구멍투성이 대책이다. 여론은 ‘또 한 명이 죽었다’며 피로감을 표하지만, 그 피로감이야말로 지난 수년간 반복되는 여성 대상 범죄와 그에 대한 사회의 방조에 기인한다. 매번 새로운 법이 만들어졌으나,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스토킹 관련 사망 사건이 수 차례 발생했음에도 구조는 똑같이 작동하고 있다. 피해자의 목소리는 묵살당했고, 가해자에겐 반복적으로 기회가 주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인력부족’, ‘사건 폭주’를 핑계 삼지만, 진정한 무책임의 본질은 ‘누군가’의 죽음이 시스템 안에서는 ‘매뉴얼 미준수에 의한 사고’로만 남는 현실에 있다. 기록으로만 남기려는 관료주의적 태도, 사후보고에 몰두하는 문화, 피해자가 생겨야만 움직이는 엄연한 책임 회피. 남양주 사건을 두고 경찰, 지자체, 여성가족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풍경은 이제 뉴스의 진부한 한 컷이다. 이번 사건 역시,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무력한 공식 멘트로 마무리될 것이 분명하다. 사회 전반의 젠더감수성이 여전히 낮은 한국에서, 여성의 생명은 자주 ‘운’에 좌지우지된다. 연초부터 이미 4건의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점을 볼 때, ‘예견된 죽음’이라는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다.
현실은 상상보다 더 각박하다. 피해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증거를 모으고, 경찰서를 수차례 오갔다. 가해자는 이미 전과가 있었고, 사후 인터뷰에서 ‘계속 만날 수 있어서’ 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이 오싹한 타임라인이 수일 사이 반복됐음에도, 어디서도 결정적인 개입은 없었다. 한국 스토킹 범죄 특유의 고질적 뿌리–젠더권력의 참을 수 없는 불균형–도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집착하고, 확실한 거부 의사가 있음에도 접촉이 강행되는 전형적인 패턴. 사건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수천, 수만 명의 ‘예비 피해자’들 역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절망적 증거다.
수사기관도 혐의가 분명한데도 불구속, 선제적 보호장치 제공 미흡, 감시의 사각지대 방치. 근본적으로는 ‘남의 일’이라는 관성적 태도에 갇혀 있다. 사법부 역시 엄중한 처벌보다는 ‘초범’, ‘우발성’ 운운하며 한 발 물러선다. 남양주 사건 피해자 역시 위협을 반복적으로 겪었음에도, 제도는 금지명령 몇 장과 ‘경계’만 남겼다. 국내 언론과 여론도 초기엔 분노하다가, 며칠 뒤면 잊혀지는 패턴. 이번엔 여성단체들이 공개적으로, 더욱 강하게, ‘참사 예방 시스템 전면 개혁’을 외친다. 피상적인 사후 약발인 ‘패키지 대책’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현장 중심 대안이 요구되는 이유다. 모든 구조적 실패는 곧 사회 공동의 무관심과 방임, 그리고 저열한 권력구조의 방증이기도 하다.
사회적, 제도적 대책의 실질적 집행 없이는, 우리는 곧 다음 ‘예견된’ 이름 없는 희생자 뉴스를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 사후 처리와 책임 전가의 구조에서 한 발짝도 진보하지 못한다면, 모든 국민이 그 범죄의 공범이다. 위기 대응 시스템, 실질적인 경찰권 강화, 젠더감수성 교육, 피해자 우선 보호 조치 등 ‘실행’으로 옮길 때라는 경고는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 아슬아슬한 방관의 줄타기 속 또 한 명의 목숨이 지워졌다. 이번만큼은 그 죽음이 다시 잊혀지지 않기를 바란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많이 안타깝네요… 제발 이런 사건 안 났으면 좋겠습니다.
또 똑같은 일…진짜 제도 뭐하나 싶네요. 무섭습니다.
이런 경우 대응 빨라야 하는데…왜 꼭 뒤늦게만 조치하나요?ㅠㅠ
어쩌다 또 이런 참사가 반복되는 건지 본질적 변화를 요구할 때입니다. 매번 사후약방문, 반복되는 사망 사건이 바뀌지 않는 구조 탓 아닌가요.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법을 만든들 소용없습니다. 책임회피와 탁상행정, 도대체 언제까지…
이 나라 스토킹 처벌 시스템, 대체 언제쯤 선진국처럼 바뀔 수 있을지… 무력한 대책에 국민들만 불안!! 범죄자만 더 대담해지는 현실, 누가 책임질 건가요!!
매번 똑같은 뉴스에 화가 나네요…ㅋㅋ 언론,정부,경찰 다 돌아가면서 책임 떠넘기고 끝ㅋㅋ 실질 대책 좀 제발… 피해자 가족 마음은 누가 위로하나요?
스토킹 범죄 관련해선 정말로 전자감시든 신속처벌이든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 사례랑 비교하면 참 어이없을 정도로 소극적인 현실… 피해자가 불안만 안고 살아야 하는 사회가 정상인가요?
맨날 말로만 대책, 실천은 없고…진짜 남얘기처럼 넘기는 사회 ㅉㅉ!! 대책이 아니라 변명만 발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