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살인, 경계의 사각지대에서 다시 드러난 관계성 범죄의 현실

지난 3월 초,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은 다시 한번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피의자는 오랜 기간 피해자를 스토킹하다 끝내 살해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지역사회의 대응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관내 모든 관계성 범죄 사례를 전수점검하겠다고 밝히며, 사건의 중대성을 인정하는 한편 제도적 허점이 존재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실제로 동아일보 등 주요 매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등 관련 기관이 지적하듯, 스토킹을 비롯한 관계성 범죄는 신고-접수-조치-사후관리의 모든 단계에서 구조적 한계를 반복적으로 보여왔다.

스토킹 범죄는 경찰 내부 통계상 매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전국 스토킹범죄 신고 건수는 2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남양주시 사건의 피의자 역시 이전에도 피해자에 대한 위협·스토킹 등으로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된 바가 있지만, 실제 구속 등 강력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으나, 여전히 경찰의 직접조치 권한, 신속한 피의자 격리,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대책 등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특히,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이 거듭 피해자가 되는 현실적 상황에서, 사건의 반복이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시스템적 과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는 본인의 일상, 진로, 관계까지 위협받았으며, 주변에서 도움을 요청할 때 공권력의 개입 한계에 좌절한 경험을 증언한다. 실제로 청년 세대 중심으로 스토킹 피해 경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한 20대 여성 구직자는 “스토킹 신고를 해도 대응이 소극적이어서 두려움 속에 집밖에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양주시 사건이 전국적인 분노를 샀던 이유도, 이처럼 신뢰받지 못하는 제도의 빈틈에서 또 한 번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관계성 범죄에 대한 이해도와 민감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은 관내에서 발생한 모든 ‘관계성 범죄’(전 애인·친구·지인·직장 동료 등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발생한 범죄)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려면 단순히 숫자를 파악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재범 위험도 진단도구’ 보완, 전담 수사·피해자 보호팀 상설화, 지역 사회와의 연계한 감시·예방 체계 구축,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찰과 사회복지 등 다학제적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남양주시의 이번 조치가 단기적 여론 진화가 아닌, 장기적 구조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찰의 신속성·엄정성 강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무 현장에서는 예산과 인력 부족, 피의자-피해자 분리 공간 미확보, 임시접근금지명령 발부에 소극적인 태도 등 고질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스토킹 신고 후 즉각적 응급조치가 최대 48시간 이상 미뤄지는 사례, 피해자가 지지적 네트워크 없이 방치되는 사례 등도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 지원 단체 ‘더세이프’ 관계자는 “가해자 중심의 수사 관행, 신고자 엄격 증빙 요구, 보호조치의 미비 등이 반복적으로 문제된다”며, 단순 출동이 아닌 통합대응체계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현실적인 답을 찾으려면, 경찰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사회가 각자의 책임과 실천 목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해야 한다. 정부는 ‘관계성 범죄 대응 가이드라인’ 강화와 피해자 보호기금 확충, 대국민 신고 인식 개선 홍보 등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복되었던 임시처방이었다. 근본적으로는 젠더 위기, 사회적 고립, 취업난 등 청년 세대의 각박한 현실 속에서 범죄 유발 요인과 사회 시스템의 동시 혁신이 필요하다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이어진다.

스토킹·관계성 범죄는 더 이상 사소하다고 넘길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법과 제도의 정비만큼, 현장에서 피해자 개인의 목소리가 존중받는 체계, 실효성 있는 피해자-가해자 분리 및 관찰 시스템,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감시 역할 확대가 시급하다. 남양주시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오랜 시간 ‘안전의 사각지대’에 청년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을 방치해왔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다. 그러나 분노로 끝내는 대신,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있는 당국, 깨어있는 시민, 현실 정책의 신속한 실행이다. 일시에 거대한 혁신은 어렵다 할지라도, 작은 변화부터 꾸준히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만 제2, 제3의 남양주 사건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강지우 ([email protected])

남양주 스토킹살인, 경계의 사각지대에서 다시 드러난 관계성 범죄의 현실”에 대한 6개의 생각

  • 와진짜 또 이럼ㅋㅋ 점검한다하면 뭐함? 당장 달라지는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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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음. 결국 실행이 중요, 피해자 보호 제대로 좀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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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무력감만 쌓인다. 피해자보호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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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솔직히 이번에도 실질적 변화 없으면 그냥 의미 없는거임…계속 반복되는 일에 정부 신뢰 바닥임. 경찰이 바뀌던, 사회가 바뀌던 아예 근본부터 다 손봐야지. 피해자만 또 생기지 않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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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방 점검이라더니 또 점검 점검🤔 경찰들 탁상행정만 잘하는 듯이, 정작 현장에선 112만 누르라 하고 끝?? 피해자 보호 실질성 좀 올라가자 플리즈! GTQ 자격증 딴 알바생보다 못한 시스템 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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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의 소극적 대응이 문제네요. 사건 반복되는 거 보면 이제 뭔가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듯합니다. 피해자가 두번 울지 않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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