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교류리포터] 한일 음악 교류의 새 흐름… 제이팝이 한국에서 다시 뜬 이유
요즘 서울 도심 카페와 SNS 피드에서 들려오는 낯익지만 새로운 멜로디, 바로 제이팝(J-POP)이다. 한때 90~2000년대 초반까지 K팝보다 한 발 앞섰던 일본 대중음악이 2026년 봄, 다시 한국 10대·20대의 ‘찐’ 트렌드로 돌아왔다. 이선희 리메이크곡 ‘모르가나이트’, 요아소비, 킹누, 후지이 카즈 등, 스트리밍 차트 상위권엔 일본 뮤지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의 감성 아이콘들이 교환학생처럼 국내 페스티벌 섭외 1순위가 되고, 인스타그램, 틱톡에는 일본어 가사 챌린지만 수백 개. 팬들은 ‘마치 20년 전 우리 엄마가 CD 사 모으던 시절 같다’고 말한다. 현장은 확실히 달라졌다.
왜 지금 제이팝일까? 수년 간 K팝이 세계를 압도한 분위기였지만, 국내 Z세대의 취향은 “조금 다른 텐션, 일본식 정서에 새로운 귀로 열렸다”는 반응이다. 블랙핑크, 뉴진스, 엔하이픈 등 톱 아이돌이 일본 곡을 리메이크하거나 일본 출신 멤버가 프론트맨이 되는 등 K팝과 일본 색채의 믹스가 쉬워진 것도 한몫했다. 과거 한류와 정면 경쟁하던 제이팝이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고르는 제이팝—’취향소비’가 새 공식이다. 스밍(스트리밍) 세대는 유튜브 ‘세계음악탐험’과 틱톡에서 일본 신인 뮤지션을 빠르게 캐치한다. “K팝보다 자연스럽고 내추럴하다”, “가사에 일상적 감정이 많다”, “무채색인데 따듯하다”—20대 대학생 준서(21)의 말에서 감성 변화가 확연하다.
양국 업계도 빠르게 발맞춰가고 있다. 일본 음반사들은 한국 SNS에 공식 계정 오픈, 한글 자막 영상 제공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 국내 음원사이트에는 아예 별도 제이팝 차트가 만들어졌다. 글로벌 플랫폼은 물론, 멜론·지니·플로 같은 국산 스트리밍 서비스도 ‘일본 인기곡 플레이리스트’로 경쟁 중. 이에 대해 한 국내 음반관계자는 “이젠 굳이 일본어를 배울 필요 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팬덤 형성도 훨씬 파편화되고,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소규모 ‘스탠딩 공연’이나 카페형 팬미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보수적 일본 음악계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그간 저작권 보호를 이유로 자국 곡의 해외 유통을 엄격하게 제한했지만, 최근 몇 년간 해외 팬 증가와 국내 K팝 팬덤의 영향으로 오히려 스트리밍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힐링송, 꿈·일상·작은 위로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테마 위주로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하고, 하코자키 타로·요아소비 같은 인기 밴드는 팬 투표로 한국 공연 셋리스트를 직접 구성한다. 이런 상호작용은 뚜렷하게 2024년을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한일관계, 혹은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게 음악의 교류는 유연하다. 팬덤 내에서는 ‘음악에 국경은 없다’는 말처럼, K팝·제이팝의 경계가 실질적으로 모호해진 분위기다. 단순히 일본 노래가 자주 들리는 수준이 아닌, 국내 아티스트들이 일본 음악인을 공동 작업자로 초대하거나, 한국 작곡가가 일본 뮤지션을 위해 곡을 주는 일도 늘고 있다. 최근 10cm, 적재, 아이브 등이 참여한 일본 프로젝트 앨범은 발매 직후 한국 음원차트 10위권에 동시에 올랐다.
팬덤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한 SNS 유저는 “예전엔 일본 노래 듣는다는 말에 시선이 따가웠는데, 요즘엔 친구들이 먼저 추천해준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는 “한국 아이돌보다 제이팝이 내 취향에 맞는 요즘, ‘찐 덕질’의 재미를 다시 찾았다”고 귀띔했다. 비슷한 취향 친구들이 온라인 오픈채팅방, 각종 밴드 클럽에서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짜고 미공개 버전을 찾아 공유한다. 팬층이 훨씬 다양해짐에 따라 신드롬은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곳곳으로 이어진다.
SNS 콘텐츠 영향력은 폭발적이다. 해시태그 #제이팝추천, #일본음악챌린지 등은 열흘 새 영상 2만 건 이상 업로드, 팔로워 수십만 명을 단번에 모으는 경우도 속출한다. 인기 유튜버들이 일본 신곡 라이브 리액션을 찍어 올리면, 국내 트위터(現 X)·인스타그램에는 ‘스밍인증’과 MD(머천다이즈) 언박싱 영상이 잇따른다. 리셀러 시장에도 한정판 일본 앨범 입고가 이슈가 되고 있고, 예스24·알라딘 중심으로 일본어 앨범 구매 문의가 3배 이상 폭증했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 음악 시장은 상호 교류의 경계가 거의 무의미한 시대로 돌입했다. 관건은 이 현상이 일시적 ‘뉴트로 감성’인지, 혹은 미래 한류와 신(新)제이팝이 장기적으로 상생하는 모델로 발전할지다. 분명한 건, K팝과 제이팝을 자연스럽게 섞어 듣는 신세대의 등장으로 한일음악교류는 새로운 황금기를 맞고 있다는 것. 글로벌 팝 마켓에서도 두 국가의 음악적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변화의 현장에서 기자가 직접 듣고 묻고, 팬들의 목소리로 담았던 이야기는 결국 한가지로 수렴된다. “좋은 음악은 언어나 문화, 국경을 몰라본다.” 한일 음악의 ‘찐 새로움’은 팬들의 손끝에서, 플레이리스트마다 생생하게 증명되고 있다.
— 민소연 ([email protected])


진짜??? 제이팝이 역주행이라니🤔 이 타이밍 뭔가 신세계ㅋㅋ
…음악은 흐름을 타는 예술… 시대별로 영향받는 게 흥미롭네요… K팝이 주춤하니 제이팝이 들어오는 형국… 상호 경쟁이 아니라 융합이란 점에서 문화발전에 긍정적이라 봅니다…
그니까…일본 노래 들으면 괜히 힙해진 기분 ㅋㅋㅋ 혼자만 아는 느낌 뭐임
음…진짜 제이팝 왜 뜨는지 아직도 모르겠음🤔 너무 감성팔이 아님?
기사 읽으면서 느낀 점 : 일본 음악진영의 개방, SNS 파급, 팬덤의 자발적 콘텐츠 생산, 이 세 가지가 시너지를 극대화했네요. 사실상 양국 음악산업이 언어장벽을 실질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현장에서 관찰한 기자분 시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붐 탄다 싶더니~ 이쪽 음악도 결국 유통만 뚫리면 금방 흡수돼버리네. 차트도 금방 바뀔 듯!! K팝 독주 시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