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 여럿이, 밤새 덕질”…Z세대 ‘단체 여행’ 폭증한 이유 [트렌디깅]
도시의 밤이 깊어 갈수록, 저 멀리 숙소 발코니와 게스트하우스 공용실에는 소곤소곤 웃음이 퍼진다. 누군가는 익숙한 노래에 맞춰 작은 핸드폰 불빛을 흔든다. 자정 너머에도 대화는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최근 여행 트렌드의 파도는 이제 ‘혼자’보다는 ‘여럿’에게, 그리고 보다 분명하게 Z세대를 향하고 있다. 2026년 봄의 저녁, 각 여행지의 게스트하우스와 단체객 전용 숙소는 청춘과 열정, 그리고 ‘덕질’로 들끓고 있다.
단체 여행에 대한 Z세대의 사랑은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 익명성과 은밀함, 자기만의 휴식에 집중했던 코로나 이후의 ‘혼행’ 시대를 지나, 다시금 친구, 동호회, 심지어 SNS로 뭉친 취향 공동체가 한데 모여 좌충우돌 여행을 만들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밤새 대화로, 때론 덕질과 플랜카드로 이끌었을까.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대부분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한 번이라도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돌 콘서트에 짐을 싸고 떠나본 이라면 알 것이다. 혼자였다면 막막할 밤, 여러 명이라면 웃는 얼굴 하나에 힘이 생긴다. Z세대는 특정 아티스트나 스포츠 팀, 혹은 만화와 게임, 심지어 이색 취미에 기반한 그룹 여행을 선호한다. 구글 트렌드 등 최근 조사에서도 ‘공동 덕질’, ‘펜덤 단체여행’ 등 관련 검색량이 3년 연속 급등했고, 여행사마다 단체 예약률이 지난해의 1.7배까지 높아졌다는 통계도 나왔다. 개성 넘치는 단체복, 장식된 방, 맞춤 플래너와 해시태그까지—이번 새 바람엔 ‘경험의 공유’가 핵심이다.
느긋한 카페에서 모여 스타벅스 컵에 소리를 낮추고 나누는 진지한 토론, 해가 진 후 숙소에서 비밀스러운 굿즈 교환, 새벽까지 이어지는 버스킹과 깃발 흔들기. 이런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기자가 직접 여러 ‘Z세대 단체 여행’ 현장을 취재한 결과, 이들은 “내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가 그곳에 있다”는 소속감에서 특별한 에너지를 얻고 있었다. 단체 패키지의 고정된 코스가 아닌, 각자 묻고 답하는 즉흥성도 강하게 드러났다. SNS 오픈채팅이나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짧은 시간에 낯선 이들이 모여 ‘덕질 여행단’을 결성하고, 현지 맛집, 포토스팟, 숨은 카페 등을 빠르게 공유한다. 동행이 늘수록 계획은 유연해지고, 밤샘 이야기의 농도도 짙어진다.
순간순간의 감정과 풍경이 뚜렷하게 각인된다. 여행에서 만난 동행은 단순히 함께 움직이는 것을 넘어, 각자의 ‘찐덕’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가끔은 곧잘 조언도 한다. “혼자는 외로웠는데 이젠 내 취향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밤을 보냈다”는 한 참가자의 말은 이 세대가 왜 여럿의 여행—특히 ‘덕질’이란 공통분모 아래—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는지를 함축한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의 연결 방식까지 바꿔놓고 있다. 과거 단체 여행이 요구하던 일률적인 규칙과 협동의 스트레스가 아니라, 스스로 모여 만들어가는 공유와 ‘재미’가 강조된다. 무엇보다 밤을 지새우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오랜 우정의 밑바탕이 된다. 직접 느끼고 경험하는 취향의 공감, 그 한가운데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이 강조된다.
이 바람이 새로운 여행산업을 만들고 있다. 숙소들은 테마룸, 공동 취사 공간, 맞춤 파티 공간 등 Z세대 여행객 맞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여행사는 단체캠프형 패키지, 굿즈 제작 키트, SNS 해시태그 마케팅까지 내걸며 이 흐름에 올라탔다. 덕질 여행지는 치밀하게 기획된 팬투어 코스, 한정 포토존, 사인회 형 식의 깜짝 이벤트로 가득하다. 한때 ‘혼자’였던 공간이 이제 여럿의 리듬에 맞춰 새로운 소리를 받아들인다.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는 시대다. Z세대가 남기는 “여럿이 모여야 가장 나다운 순간이 온다”는 감성적 메시지는 오늘의 여행 트렌드를 결정짓는 징표다. 함께 하는 순간에 몰입한 얼굴들, 밤하늘 아래 소곤대는 우정, 그리고 취향을 찬란하게 공유하는 그 공감의 진동. 여행은 이제 그들만의 축제가 되고, 우리는 어느새 그 여운에 눈을 맞춘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단체로 밤새 논다고? 부럽긴 뭐가 부러… 난 내 방에서 넷플이나 봐야지ㅋㅋ🕺
단체여행에도 새로운 형태와 문화가 생기네요~ 예전처럼 무조건 하나의 일정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모두가 직접 참여해서 더 즐거운 여행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더 다양한 서비스가 나와줬으면 해요!
사람 많은 여행이 진짜 재밌어 보이긴 함. 근데 피곤할듯ㅋㅋ 역시 젊을때만 가능한 체험이겠지…👍
이런 현상 보면서 Z세대만 특별한게 아니라 모든 시대는 그룹, 동료, 소속감에 따라 움직였던거 같음!! 다만 지금은 좀 더 디지털화된 만남과 빠른 공유가 특징… 여행도 결국 시대 반영의 한 모습 아닐까 싶다!! 아무튼 예전 단체여행처럼 답답한 시스템은 사라지길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