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역의사 제도 논란, 현장 목소리는?

충남 홍성의 한 읍내 병원에서 만난 김성화(가명·36) 씨는 매일 아침 라디오 뉴스가 시작될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그가 가까운 보건소로 약 타러 나갔을 때마다 마주치는 건 의사보다 대기하는 환자들이다. 그 불편, 일상이 된 지 꽤 오래다. 김 씨는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도시로 다 빠져나가니 남아있는 의사도 늘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늘 아침 발표된 정부 정책, ‘지역의사 의무 복무기간 연장’은 이처럼 충분히 준비된 토양 없는 현실 위에 다시 한번 던져진 화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특별법을 통해 올해로 3기 도입을 맞는 ‘지역의사제’ 실제 의료활동 기간이 실질적으로 5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의무 복무기간이 10년임에도 불구하고, 복무 중 절반 이상은 지역 내 상급 의료기관 연수나 대학 등으로 경로를 틀어버린다는 것이다. 해당 제도 도입 배경은 명확하다. 농어촌, 도서 산간 등 인력 불균형을 완화하고자 정부가 ‘지역의사’를 지정, 장기 복무를 규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작 취지와 달리, 지역 병원에서의 ‘실전’ 의무 근무 기간이 5년 남짓에 불과하다는 실태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

복지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지역배치 의사의 실제 지역의료기관 복무기간 평균은 5년 2개월. 복무 중 46%는 대형병원 파견·연구 활동 등 본래의 지역 의료 인력 확충 목적과는 거리가 먼 활동이었다. 날로 심각해지는 의료 인력 공백 현장은 숫자 이상으로 사람들의 고통을 말해준다. 실제로 충북 제천 한 국립병원 원장은 “지역의사제 덕에 젊은 얼굴들이 들어오지만, 환자들이 익숙해질 만 하면 4~5년 뒤 또다시 새로 온 의사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장기적 의료 신뢰의 부재를 토로했다.

이 정책과 관련해 전국 각지 현장에서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작동 방식에는 근본적 허점이 있다. 청년 의사 정지훈(35) 씨는 “10년의 지역 복무라지만, 실제로 ‘연구 목적’, ‘대학 연수’, ‘특정사업 참여’ 명분으로 타 지역 파견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는 곳’, ‘의료 접근성’, ‘지역사회 신뢰’는 단순한 수치로 정리할 수 없다. 의사는 그 뿌리에서부터 생활과 가족,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연결되어야 하지만, 현행 시스템에서 이건 마치 ‘발령’에 가까운 파견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시각차도 깊다. 대한의사협회는 “무작정 복무기간만 늘린다고 인력 유인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젊은 의사들, 특히 전문의 과정 중인 이들은 도시대형병원에서의 경험과 연구 기회를 더 중시한다. 반면 지역사회는 ‘얼굴이 자주 바뀌는’ 의사에 익숙해져야 한다. 한 마을 보건소 간호사는 “금방 정나미 붙은 원장님이 떠나면 환자들이 다시 검진 상담부터 모든 생활습관을 설명해야 할 때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여기에는 의료 시스템, 현장 인력, 환자 모두 길어진 불편이 얹힌다.

10년 의무 복무 기간, 현실에서는 몇 년만 지나면 ‘지역’은 서류상의 개념이 되고 만다. 복무 기간만 기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은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치는 식의 미봉책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영구적인 의료가 아닌 유동적 파견, 이행 중심의 탁상 행정만 있다면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한다. 그 대신, 지속적으로 지역사회를 선택하게 만들 실질적 인센티브, 가족 동반 근무 환경, 지역의료 콤비네이션 등 사회·경제적 지원 확충이 필요하다. 실제로 호주·프랑스 등 의료 취약 지역정책에서 인력의 체류조건 개선과 가족·교육 지원이 가장 효과적이었던 사례들이 있다.

특정 지역의 특정 인력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둔 건강 생태계가 필요하다. 복무기간 논란 이면엔 단순히 인력표의 수치, 근무연수, 파견 빈도가 아니라 읍면동 마을에서 만나는 한 사람의 변화와 삶의 흐름이 있다. “의사 한 번 바뀔 때마다 노인 환자의 불안은 커진다”는 지역 복지사의 말은 데이터로 환산할 수 없다. 정책 설계의 기준이 ‘한두 년 더 일하게 하는 것’을 넘어 생활 터전의 호흡과 지속가능성 찾기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의료 복무 10년, 이제는 그 숫자를 지역 환자와 의료진, 가족 모두의 체감으로 바꿀 때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단독] 지역의사 제도 논란, 현장 목소리는?”에 대한 2개의 생각

  • 의사 풋살 동아리 복무한다던데요?😂 실제로 오래갈 방법 좀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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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된 정책에 분노만 커져갑니다!! 진짜 현장 이야기는 언제 반영되는지. 환자, 의료진 모두 대안이 필요합니다. 그냥 시간만 끄는 대책, 이제 의미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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