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차라리 교도소 가려고’…반구대병원 살인사건은 ‘계획 범죄’였다

반구대병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단순한 돌발적 범행이 아닌 철저히 준비된 계획 범죄였음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교도소에 가서 차라리 편하게 살고 싶었다”는 충격적인 진술로 세상을 다시 한 번 경악하게 만들었고, 사회적 맥락과 복지·정책 현장을 담당해 온 기자로서 여러 방면에서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함의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터무니없는 생계난, 반복되는 사회 부적응 및 외로움, 그리고 무력감에 시달려 온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범행 이전 며칠 간 병원 주변을 맴돌며 동선과 피해 대상을 미리 체크하는 등 철저히 범행을 준비했다. 우발적 분노의 표출이 아닌, 현장의 CCTV와 진술 속 ‘미리 준비된 도구’와 ‘탈출 동선’이 그 증거다.

2010년대 이후 국내 강력사건에서 종종 등장했던 “세상에 더 있을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구치소가 더 낫다”는 자포자기식 진술이 또 반복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진술을 사회적 안전망의 붕괴, 심리적 고립,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라고 진단한다. 실업과 가계 붕괴, 반복적인 고독과 취업 실패 등 복합적 원인이 맞물려 극단적 판단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범인은 최근 몇 년간의 경제적 궁핍과 가족관계 단절까지 겹쳐진 ‘복합 위기’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의 결과에 따르면 미취업·미혼·저소득층 등 여러 취약계층에서 유사 범죄 위험성이 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 역시 경제적·심리사회적 열세에 처한 개인이 무차별적으로 범행 대상을 고르는 ‘묻지마 범죄’의 일종이자, 교도소 의존 심리마저 배후에 깔려 있다.

현장 조사와 복수의 현장 스태프 진술에 따르면 범인이 미리 구입한 공구를 범행에 사용했다는 점, 즉 즉흥적 행동이 아님이 재차 확인된다. 병원 관계자들은 “얼마 전 불쌍해 보여 병원 밥을 챙겨주기도 했는데, 너무 비극적”이라는 안타까움을 보였다. 그만큼 지역 사회 내의 복지공백, 상담기관 연계의 한계, 긴급복지 자원의 부족이 표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여러 유관 단체에서는 이런 유사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 지역사회 기반의 조기정책介入(systemic intervention), 쉽고 빠른 자가진단·신고체계 마련, 취약계층에 대한 소외감 해소 정책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한 예로, 일본 도쿄 거주시민센터의 ‘심리적 응급전화’나 유럽 일부 도시에서 도입한 ‘복합 위기 패트롤팀’ 같은 시도가 참고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 및 관계기관은 앞으로도 범죄 심리분석을 강화하고 사후 예방 시스템 구축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보완만으로 충분할지, 현장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장 상담사들은 “점점 더 ‘교도소가 차라리 낫다’는 인식이 넓게 퍼진다면, 이 사회에는 더 이상 생활의 최소 기반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생활고를 범죄의 정당화 자신감으로 바꾸는 어두운 심리가 확산될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언론은 반복적으로 ‘교도소 선호 심리’가 왜곡되지 않도록 사실 중심의 재현과 해당 사건의 맥락—즉, 사회적 고립, 건강권의 불평등, 도심 빈곤문제—을 충분히 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많은 시민들은 “내 이웃이 어디서 이렇게 극단으로 몰릴지 두렵다”고 말한다. 복지정책은 이미 여러 번 구조의 수정을 시도해 왔지만, 정책의 세밀한 전달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누락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급성심리 위기군에 대한 현장진입과 빠른 연계 매뉴얼, 안정적인 일자리·주거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최근 복지부가 제안한 ‘실시간 위기대응’ 조기포착 시스템의 안착, 그리고 지역 상황 맞춤형 상담 네트워크 확충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와 유족, 그리고 병원 구성원이 겪을 충격과 상처에는 사회 전체의 연대와 추모, 그리고 재정·심리치유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사회적 토양을 방치하지 않는, 그런 근본적 성찰이 절실하다.

최현서 ([email protected])

[단독] ‘차라리 교도소 가려고’…반구대병원 살인사건은 ‘계획 범죄’였다”에 대한 6개의 생각

  • 이래서 사회 안전망 진짜 더 튼튼해야 할듯🤔 이젠 어디서 무슨 일 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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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이 이따위니 사는 게 죄… 이렇게 빈군 범죄가 늘어나는데, 정부는 맨날 긴급회의만 하다 퇴근하시겠지… 진짜 반구대의 회전문 정책,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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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도소가 복지제도네 ㅋㅋㅋㅋ 진짜 세상 잘~돌아간다. 짧은 기사 속에 담긴 현실이 너무 무거워서 한숨만 나온다ㅠ뭔가 바껴야 하는데 맨날 말만 많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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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획적이란 소리에 갑자기 소름;; 그냥 참다 참다 터졌다는 거잖음, 근데 그렇다고 범죄가 정당화되진 않지. 근데 이젠 진짜 복지체계 손봐야 할 시기다. 윗사람들은 또 보도자료만 내고 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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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가 잔인해진건지 아니면 제도가 바보같은건지… 어느날부터 이런 타입 범죄가 일상이 되어가는 듯. 뉴스는 항상 충격적이긴 하나, 크게 바뀌는 건 없음.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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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남 일 아니고 우리 현실이라는 게 더 무섭다…!! 이제는 예방이란 말도 지쳤음;; 철저한 대책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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