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숙의 패션 DNA,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온전히 만나는 시간

서울공예박물관이 한국 패션아트 1세대를 대표하는 ‘금기숙 기증전’을 개최한다. 금기숙 교수는 국내 최초 패션학 박사이자, 40년 넘게 우리 전통복식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패션계의 대모’ 혹은 ‘K-패션의 오리지널 뮤즈’다. 박물관과 패션계, 그리고 대중 모두의 시선이 쏠린 이번 전시는 그 자체로 ‘한국적 미’의 히스토리를 새로이 짚어주는 이정표가 된다. 언뜻 들으면 고전 복식이라 지루할 것 같지만, 금기숙이 남긴 창의적 유산의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다. 특히 한국 공예와 패션의 경계에서 유유히 활약했던 그녀의 작품들은, 실용성은 물론 현재 K-패션 트렌드들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 화려한 오방색 자수, 유려한 직선과 곡선의 한복 실루엣, 전통과 미래적 감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레이어링까지—이번 전시는 ‘한류 패션’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결정적 답을 전한다.

패션계 안팎에서 금기숙이 차지하는 상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1970년대부터 전통복식 복원과 한국 디자인의 현대화에 힘써온 그는,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의 롤모델이자 공예인·미술계까지도 영감을 준 인물. 해외 유명 박물관에서 ‘Korean Modern Dress’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기 훨씬 전, 그는 이미 한국의 고유한 색채와 질감을 옷에 녹여내며 21세기 패션의 ‘동양적 모더니티’를 실험했다. 최근 들어 ‘뉴진스, 블랙핑크’의 무대 의상과 글로벌 런웨이에서도 한복의 변주가 집중 조명되고 있는 지금, 금기숙의 흔적을 다시금 되새기는 건 시의적절하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전시 기획 과정에서 지난해 서울패션위크, 연말 ‘파리 오뜨 꾸튀르’ 무대에 오르내린 한복 스타일링 등 최근 흐름도 꼼꼼히 참고했다고 밝힌다. 이처럼 금기숙이 남긴 자료와 실제 착장, 드로잉, 모형과 더불어 K-패션이 ‘공예’와 ‘예술’, 또 ‘생활’과 어떻게 경계를 넘나드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관람객들의 경험이 ‘다채로움’ 그 자체다. 박물관의 아카이브 공간은 단순 과거지향적 진열에 그치지 않는다. 화려하게 직조된 비단 치마, 방짜유기 장신구, 그리고 그녀가 손수 디자인했던 ‘미래지향적 한복 가디건’까지—각 작품마다 오늘 우리가 입고 싶은 스타일에 한 걸음 다가간 느낌이다. 멀게만 느꼈던 전통복식이 유난히 세련돼 보이는 건, 과거의 미적 요소를 현대 일상 패션으로 유연하게 승화한 금기숙만의 센스 덕분. 특히 ‘동서양 믹스매치’가 요즘 런웨이 키워드라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는 짧은 저고리, 롱스커트, 모던 액세서리의 레이어링으로 오리지널 ‘코리안 시크’의 길을 열었다. 이 유산이 지금도 확실히 먹히는 데, 글로벌 패션 하우스까지도 한복 착용법과 조각보 패턴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상황. 오랫동안 ‘소재, 패턴, 핏’의 틀에 얽매여 있던 한국 패션계에 신선한 자극을 던진 셈.

이번 전시는 전통공예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패션은 결국 입는 사람의 삶과 닿아야 진짜라지만, 전통을 고집하기보다 21세기의 감각과 실용성을 덧입힌 금기숙의 접근법은 오늘날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묘하게 이어진다. 실루엣, 커팅, 원단의 사용법 등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모던화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컬러 트렌드 역시 중요하다. 올해 글로벌 컬러 인스티튜트가 선정한 ‘오리엔탈 레드’와 ‘내추럴 크림’도 금기숙 스타일링의 메인 컬러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그녀 작품들이 얼마나 동시대적 감각을 앞섰는지 짐작할 수 있다.

K-패션 붐이 거대한 트렌드인 지금, 젊은 디자이너와 대중이 ‘진짜 한국적 미감’에 대한 뚜렷한 그림을 찾는 시기다. 몇몇 브랜드는 전통에 기반한 공예의 손맛, 한지를 재료로 한 에코 패션, 폐소재 업사이클 등 금기숙적 접근을 적극 수용 중이다. 일회성 유행을 넘어, 장인정신이 스며든 원단과 자수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는 중. 서울공예박물관의 이번 기증전은 패션계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오래된 것, 그러나 계속되는 것’의 힘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아카이브다. 한국 패션이 단순히 외형만 복제하는 게 아니라, 내면의 미와 지혜, 그리고 꾸준한 혁신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한다. 어떤 시즌, 어떤 트렌드가 오더라도 전통의 DNA가 살아 움직이는 한, ‘진짜 K-패션’은 바로 우리 곁에 있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금기숙의 패션 DNA,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온전히 만나는 시간”에 대한 6개의 생각

  • 이런 소식 좋네요😊 박물관도 다녀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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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역시 서울은 전시도 트렌드하네! 데이트 코스 각 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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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건 또 인기 많겠네ㅋㅋ!! 한복 입고 인증샷 경쟁 각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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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본템 나왔다~✨ 옛날거지만 넘 예쁨ㅋㅋ 가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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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에서 한복을 볼 줄 알았으면, 집에 있던 엄마 치마도 모셔둘걸… 지나가다 들렀던 서울공예박물관, 이제는 패션 성지로 인정해야 하나요? 전시 보러 가서 드립 한 마디 던지고 셀카 찍으면 트렌드세터인가 싶을 듯합니다. 진지하게, 한복은 분명 실용에 가까워질 수 있으니 젊은 디자이너들도 부담없이 도전해보길. 패션=예술+실생활, 이제 이 공식 다들 외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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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lf_voluptatem

    …금기숙 교수의 노력에는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게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어렵죠… 한복엔 오랜 미학과 내러티브가, 오늘날엔 시대감각과 실용성이 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우리 것의 길을 분명히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전시회가 아닌 ‘문화적 선언’에 가깝군요. 예술과 생활, 패션과 사회가 연결된 진짜 ‘K-아카이브’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작가정신, 그리고 이를 지켜주는 박물관의 역할이 더욱 커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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