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흔한남매 21’ 2주 연속 1위…김애란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 역주행 2위
연초 서점가의 표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어린이 출판계의 거대한 흐름, 또 하나는 ‘문학적 가치’와 ‘대중성’을 함께 품은 현대 한국소설의 재발견이다.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대형 서점 모두에서 ‘흔한남매 21’이 2주 연속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시리즈는 이미 국내 아동·청소년 독자들 사이에서 시대 현상에 가까운 반향을 일으키고 활용 가능성이 무한한 캐릭터 IP로 자리 잡았다. 반면, 성인 독자를 중심으론 오랫동안 애틋하게 기억되던 김애란 작가의 소설이 새해 벽두 ‘역주행’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2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문학의 굳건함과 쉽게 휘발되지 않는 정서적 파동, 그리고 새로운 관심의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다.
‘흔한남매’의 인기와 시장 지배력은 지금 출판 산업의 현실적 과제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21번째 시리즈까지 연이어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결국 아이들의 일상과 현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는 점에 있다.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탄생한 콘텐츠가 책으로 변주되는 과정, 출판과 미디어의 접점에서 탄생한 복합 캐릭터산업, 그리고 그에 열광하는 MZ세대 이하의 독서 행태까지. 단순한 재미와 동시대의 정서가 견고하게 맞물리며, 어린이·가족 단위 독자층의 요구가 사회적 현상으로 커진 셈이다. 그러나 그 이면엔 ‘어린이책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출판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함께 존재한다. 캐릭터와 유행에 의존하는 출판 경향, 주류 작가의 반복되는 소재 순환, 가볍고 즉각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의 범람 등은 결국 창의적 다양성을 압도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김애란 소설의 역주행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2000년대 중후반을 대표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대중적 주목도에서 벗어나 있던 그녀의 소설이 돌연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등장했다. 사회 전체가 빠르게 변하고, 디지털 네이티브 독자층이 확장되는 시대에 다시금 김애란의 섬세한 문장과 인간 내면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읽힌다는 사실은 ‘콘텐츠의 생명력’에 대한 증거다. 급변하는 현실과 반복되는 일상—그 중간지점 어딘가에서 삶의 비극, 희극, 소소한 위로를 건네는 김애란 식 세계관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서점과 SNS서 ‘내적 성장’과 냉철한 자기 성찰에 대한 사회적 갈망이 높아진 것도 김애란 소설의 재발견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첫 주 베스트셀러 구도엔 또 다른 의미가 중첩된다. ‘흔한남매’는 미디어 융합형 캐릭터의 승리, 김애란은 독자 내면의 저류를 건드리는 각진 문학의 회귀에 가깝다. 이 두가지 흐름은 스크린 산업 및 OTT 시장에서 최근 두드러지는 트렌드와도 묘하게 닮아있다. 킬러 콘텐츠, IP의 확장, 팬덤의 힘을 확인하는 한편, 새로운 이야기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의 귀환에 대한 사회적 욕구도 무시하기 힘들다. 실제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플랫폼에서 어린이·가족 기자재물과 동시에 진중한 휴먼드라마·에세이적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것도 이와 상통한다. 즉, 콘텐츠는 다양성과 깊이, 그리고 시대적 취향이 맞물리며 진화한다. 출판은 물론 스크린산업 역시 본질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공유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현실적으로 ‘흔한남매’의 독주를 바라보며 출판계 일각의 우려도 존재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소화되는 경향, 그리고 ‘일상+코믹’ 구도의 지속은 책이 지닌 자발적 사유·성찰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반면, 김애란 소설은 ‘회복적 독서’ 혹은 ‘생각의 시간’을 제공하며, 한 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자기만의 내면 풍경을 성찰할 기회를 건넨다.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현재 베스트셀러 현상은 단순 판매 수치를 넘어, 동시대 한국 독서계의 정서적 지형, 특히 새해라는 시간적 특수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 의미를 가진다. 캐릭터 산업의 강점과 동시에 독서의 본질에 대한 질문, 그리고 작가와 독자 사이 새롭게 그려지는 관계 망이 함께 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금 저마다의 방식으로 ‘올해의 첫 책 한 권’이 주는 위안, 혹은 공감의 힘이 확장되고 있다. ‘흔한남매’가 유쾌한 하루를 선물했다면, 김애란 소설은 묵직한 감성의 울림을 남긴다. 출판계와 문화산업은 이 두 흐름의 교차점에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변화하는 독서 인구, 미디어·책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 그리고 각자의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에게 ‘책’은 여전히 서로를 엮는 가장 오래된, 그러나 꾸준히 살아 숨쉬는 연결망임을 새삼 떠올린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흔남21이 1위라… 출판시장 진짜 회전문.
흔한남매 다 해먹네 ㅋㅋ 문학은 이제 노답인가봐
요즘 어린이책 없으면 서점이 안 돌아가는 듯…김애란 소설 인기도 재밌는 현상…몇 년만에 변화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