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Love Love Love’ 역주행 현상…2000년대 감성, 오늘을 만나다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최근 낯익은 곡이 다시 등장했다.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2007년작 ‘Love Love Love’가 2026년 1월, 국내외 음원 플랫폼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SNS 상 ‘챌린지’ 열풍, 세대 교차적 열광, 그리고 다양한 리메이크·커버 영상이 그 배경에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이례적인 현상들은 늘 해당 시대 청년문화, 소통방식, 그리고 음악 산업 구조의 단면을 증명해왔다. 에픽하이는 유독 ‘널 위한 노래’를 내세웠던 그룹이고, 2000년대 감성이 최근 온라인 콘텐츠 환경을 빌려 새롭게 소환된 셈이다.

실제로 ‘Love Love Love’는 2026년 새해 일주일 만에 지니, 멜론, 스포티파이 등에서 톱20 안에 진입하며 빠르게 파급력을 확산 중이다. 업계는 10~20대 신규 청취자들 사이에서 틱톡·인스타 릴스 챌린지로 불이 붙은 ‘후렴구 따라부르기’, 그리고 유명 인플루언서 전용 밈 확산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2000년대생-2010년대생 젊은 세대가 음악의 레트로 무드, 그리고 ‘2세대 힙합’ 특유의 유쾌함에 새롭게 매료된 모습이 눈에 띈다.

시기적으로도 팬데믹 후 디지털 콘서트, 온라인 댄스 커버, 숏폼 영상 중심의 즐기기 방식이 음악 소비 지형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에서, ‘역주행’은 단순 복고를 넘어 오늘날의 집단적 감정과 취향의 변화를 보여주는 징후로 볼 수 있다. 에픽하이와 동시대 데뷔했던 리쌍, 버벌진트, 다이나믹듀오 등 타 힙합 아티스트곡 역시 최근 6개월 새 ‘숨은 명곡’ 열풍이라는 키워드를 타고 차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과 에픽하이는 모두 ‘가사 중심성’과 ‘사람 이야기’를 추구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번 현상 역시 ‘감성적인 서사’에 대한 젊은 세대의 새 수요와 맞닿아 보인다.

주목할 점은, 과거 역주행의 패턴이 ‘방송 화제’, ‘버스킹 바이럴’, 소수 SNS 유행 등에 국한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글로벌 커뮤니티와 다양한 크리에이터, 그리고 브랜드 협찬까지 경로가 다양해졌다는 사실이다. 음원 플랫폼 이용자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세대별 유행곡 소비 방식은 ‘공유·확산’과 ‘직접 참여’라는 양극적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즉, 오늘날 음악은 짧은 킬링파트를 중심으로 1차 소비되고,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해시태그와 챌린지가 접합되면서 ‘참여형’ 밈 소비로 커진다. ‘Love Love Love’ 역시 후렴 부분의 ‘널 사랑해~’ 등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아시아권 유저를 중심으로 대중적으로 변용됐다.

한편, 에픽하이 스스로도 역주행 열풍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멤버 타블로는 SNS를 통해 파생된 밈 영상에 직접 댓글을 남기고, 기존 뮤직비디오에 새로운 자막을 붙여 짤로 재생산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는 ‘사람 중심의 음악’을 추구해온 해당 그룹의 일관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 무엇보다 이번 ‘웰컴백’ 현상을 주도하는 핵심은, 단순히 과거의 음악을 재소비하는 복고와 달리,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실시간으로 재생산하는 ‘문화적 커뮤니티’에서 비롯한 변화이다.

문화사회학적으로 2020년대 중후반의 대중음악장은 커뮤니티 지향성, 유희적 소비, 그리고 청취자 주도의 집단 창작이 주도권을 갖기 시작했다. 과거 ‘음반 매출’ 중심에서 지금은 한 곡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밈’이자 ‘소통 도구’로 확장된다. 이번 ‘Love Love Love’ 열풍 역시 지금의 음악 이용이 20년 전 팬덤과 달라졌다는 점, 그리고 2007년 당시 만든 감수성과 언어가 당대와 오늘을 잇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시킨다.

에픽하이의 역주행이 단순히 ‘옛 노래의 부활’이 아니라 오늘의 변화된 소통 구조와 음악의 의미 생산 방식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숨어 있는 팬덤과 대중의 동적 관계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인생의 기억, 누군가를 위한 가사, 그리고 일상의 유쾌한 놀이가 하나의 곡에서 다시 만나고 있다. 결국 음악은 세대와 시대를 넘어, 다시 사람을 중심에 놓으며, 지금 이 순간 또 다른 해석의 길을 열고 있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에픽하이 ‘Love Love Love’ 역주행 현상…2000년대 감성, 오늘을 만나다”에 대한 6개의 생각

  • 진짜 옛날노래 이렇게 뜬거 신기함… 뭔가 찐명곡만 살아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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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주행 곡 특징이죠. 세월이 흘러도 좋은 곡은 다시 주목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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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명곡은 절대 안 사라진다~ 그게 진리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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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 진짜 역주행 무슨 일이냐고!! 추억의 에픽하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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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interview

    ㅋㅋ그 시절 감성 갑자기 왜 유행하나 했더니, 요즘 세대도 저런 따뜻한 분위기를 원했던 거 아닌지… 에픽하이 가사 요즘 보면 오히려 더 깊게 박히는 듯.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감성은 돌고 도나 보네요. 챌린지 영상 퀄 보면서 마음 한켠이 괜히 울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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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히려 요즘 곡보다 더 상큼한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플레이리스트 업글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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