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 재가동, 변하지 않는 여행객의 발길

음력설이 다가오는 1월, 동아시아의 겨울하늘 아래에서는 여전히 계절의 냄새가 깊게 배어 있다. 피어오르는 김과 잦은 바람에도 여행자의 마음은 더 멀리,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간다. 최근 중국 정부는 다시 한 번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 자제’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부차원의 메시지도 제법 강경했지만, 많은 이들이 예상과는 달리 일본행 항공권 예약은 도리어 늘었다. 단순한 숫자 너머에는 사람들의 감정, 희망, 여러 겹의 사연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

중국문화관광부가 내린 이번 여행 자제령은 지난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촉발된 양국 간 긴장 분위기의 연장선이다. 그러나 현지 여행사와 온라인 여행 플랫폼, 항공업계의 예약 집계를 살펴보면 올해 춘제를 겨냥해 일본을 찾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이전보다 확연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Ctrip, 투뉴 등 주요 여행 사이트에서는 오사카, 도쿄, 홋카이도를 향한 비행기 티켓과 호텔 숙박이 빠른 속도로 동났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지침은 현실적인 심리적 압박일 순 있지만, 일본 음식 문화와 겨울철 온천, 쇼핑을 즐기려는 수요가 너무 크다”라는 입장을 전한다.

도심을 가득 메운 각국의 여행객들, 그리고 공항을 오가는 수많은 가족과 청년들. 이들의 손에는 각양각색의 트렁크와 선물이 들려 있다. 기자가 직접 현지 여행 커뮤니티를 탐방해보면, 일본행을 결정하는 중국인 여행자들은 단순한 라이선스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눈 덮인 홋카이도 거리를 걷고 싶었다”는 청년 여행자 진씨의 목소리.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누군가에겐 애초에 정치와 일상의 분리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상하이의 어느 여행사는 “일본 여행상품 예약 문의가 2배 이상 늘었고, 특히 가족 단위 예매가 크게 늘었다”고 전한다. 현장의 분위기에서는 오히려 일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무언의 자유이자 작은 해방이 되어주고 있었다.

또 하나 인상적인 변화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행한 자유여행 풍조가 다시금 강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겨울철 일본의 홋카이도 설원, 오사카의 도톤보리, 도쿄 시부야의 휘황한 불빛까지—여기에서 느끼는 오감의 충만함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키는 방식이 곧 이들의 여행 이유가 되었다.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제한 조치가 여전한 가운데에서도,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노하우와 작은 팁을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루트를 만들어간다. 기자 역시 글로벌 여행 커뮤니티에서 “일본 관광이 단순히 쇼핑이나 관광 이상의 개인적 성취 경험”이라는 게시글과 후기를 숱하게 만날 수 있었다. 시대는 변했지만, 여행이란 일상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만의 세계를 넓히는 행위임을 모두 다시금 확인하고 있었다.

음식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겨울이면 더욱 붐비는 삿포로 라멘 골목, 따뜻한 온천 달걀 냄새와 시장 안을 가득 채운 스시와 회, 그리고 홋카이도의 밀크 소프트와 고베규 같은 일본 미식 여행이야말로 예약 증가의 필연적인 배경이다. 중국인 여행객들은 이미 수차례 경험에서 익힌 일식의 정취를 떠올리며, 각자의 SNS에 일본 미식 탐방 인증샷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맛과 공간이 기억에 오래 남고, 일본에서만 얻을 수 있는 청결함과 서비스 경험이 크다”고 덧붙인다.

비교적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있었다. 방사능 이슈나 지역별 교통 상황 등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고, 당국의 방침에 대한 사회 분위기를 경계하는 그룹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약 수요와 개인의 선택에서 일어난 변화는 명확하다. 여행은 단지 물리적 경계만이 아니라, 마음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험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여행을 통해 문화가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 그리고 그 거리를 좁히는 것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로운 선택임을 이번 예약 증가세가 조용히 말해준다.

철저히 감각으로 남는 일본 겨울의 풍경들, 저마다의 기대를 안고 떠나는 여행자들, 여행과 일상, 그리고 국가 간 메시지 그 사이에 선 사람. 이 모든 풍경은 여행이 단지 정책이나 외교만으로는 재단될 수 없는, 독립적이고 섬세한 경험임을 보여준다. 앞으로 남은 춘제 기간 동안, 이동하는 수많은 발걸음 속에 더 많은 새로운 이야기가 담기게 될 것이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 재가동, 변하지 않는 여행객의 발길”에 대한 5개의 생각

  • tiger_voluptatem

    각 나라 정부가 뭐라고 해도 결국 개인의 자유가 제일 크죠. 후쿠시마 이슈도 있지만 일본을 향한 중국인의 여행 열기는 간단히 식지 않을 거 같네요. 춘제 시즌 특유의 설렘이 다 담겨있죠. 국제정세랑 실제 민심은 늘 어긋나지 않습니까? 비행기표 예매 상황만 봐도 답 나옵니다. 어쩔 수 없이 정치와 경제, 문화가 뒤엉켜있지만, 여행만큼은 개인의 사정과 감정이 큰 것 같네요.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빈번해질텐데, 각국 정부도 좀 더 유연해졌으면 해요. 일본 현지상권에도 좋은 영향이 갈 걸로 보입니다. 윈윈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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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오픈런ㅋㅋ 파워 실감 오진다…역시 여행은 못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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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x_repudiandae

    여행 안가면 본인만 손해지. 일본 맛집 투어는 못참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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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voluptatibus

    여행 수요란 이런 거군요. 여행 정책 하나로 사람 마음을 좌우할 수 없다는 사실, 이번에 확실히 증명됐네요. 일본행 붐이 생활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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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바로 실시간 데이터의 위력. 일본 여행 예약 증가, 당연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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