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흑백요리사2’, 서점가 돌풍과 요리책의 새로운 시대

얼어붙은 저녁 공기에도 종로의 서점가는 이따금 요리책 파트에서 아늑한 온기를 머금는다. 요즘 그곳을 수놓는 이름은 다름 아닌 ‘흑백요리사2’다. 낡은 필름 사진이 떠오르는 책 표지, 간결한 손글씨 레시피, 뽀얀 연수처럼 담백한 사진들은 최근 몇 달간 신간들 틈에서도 유독 또렷한 기억으로 남았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 돌풍은 ‘요리책 판매 227배 급증’이라는 기록으로 수치화됐다. 독특한 제목 아래 숨은 여백의 미, 촘촘하면서도 뭔가 결핍을 드러내는 감성. 책의 속지가 어쩌면 우리 식탁, 따뜻한 저녁 한 숟가락 속 풍경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섬세하게 깃든다.

2026년 서점가에서는 음식 관련 도서 시장이 ‘흑백요리사2’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온라인 서점의 집계 그래프도, 지역 서점의 판매 기록도, 예외 없이 검은 도화지 위를 흰 먹물로 써내려간 듯한 이 책의 등장을 기점으로 꺾인다는 것을 증명한다. 독자들은 이유를 단순한 ‘트렌드’로 치부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깊은 결핍과 기대, 그리고 반복된 일상에서 느끼는 피로에서 비롯된 탈출구를 이 책에서 찾기 시작한 것 아닐까.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표준 레시피나 화려한 사진, 유명 요리사의 얼굴 사진에서 벗어난, 소박하면서 여운이 남는 글과 그림은 어쩌면 요리책 문화의 또 다른 시도를 알리는 서곡이다.

책을 펼치면 단순히 조리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순간에 스며든 음식의 이야기를 만난다. 지난여름 남은 토마토로 만든 수프, 겨우내 남은 마늘을 다져 끓인 달큰한 죽 한 그릇. 검은 흑백 필름 위에 남은 자국처럼, 음식의 뒤에 선 사람과 시간의 그림자가 얼룩진다. 저자의 목소리는 또 묵직하다. “음식이란, 누구의 기억과 닮아 있다는 사실.” 이 책의 문장 구석구석에는 이런 감각이 차분하게 스며들어 있다.

실제로 올 겨울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흑백요리사2’는 지역별, 서점별로 1위 혹은 상위권을 내달리는 중이다. 단순히 요리 전공자나 셰프 지망생 만이 아니라, 소박한 일상에 의미를 더하고 싶은 일반 독자와 가정의 식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주객이 되었다. 1권의 열풍이 뜨거웠던 2023년과 달리 올해의 변화는 ‘함께 만든다’는 메시지, 즉 음식과 삶이 어우러지는 내밀함에서 비롯된다는 업계 분석도 뒤따른다. 실제로 SNS에서 공유되는 인증샷은 가게 메뉴처럼 세팅된 접시보다는, 약간 덜 다듬어진 집밥, 누군가의 손때 묻은 나무 테이블, 그리고 아이와 함께 나눈 밥상에 더욱 가깝다.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나만의 부엌, 나만의 추억과 자연스럽게 접속된다.

서점가만큼이나 출판계 역시 들썩이고 있다. 몇 권의 ‘마이너 장르’로 분류되었던 요리책 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그 이전에 예고 없이 빠르게 조용해졌던나라 요리책 분야가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도시의 한정된 좁은 부엌, 북촌 구옥의 오래된 식탁, 혹은 떠밀리듯 쏟아지는 퇴근길 사거리의 작은 집까지. 장소와 사람, 시간과 음식의 연결을 복원하는 흑백요리사의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지금의 도서 판매량만이 아니라, 브런치브랜드/밀키트/여행지에서 요리 경험 공간까지 이 흐름을 따라잡으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중이다.

한편, 최근 다른 요리책 신작들도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효과 적용을 최소화해 식재료 고유 색감에 집중하거나, 저자와 친구들의 교류 카톡방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비공식 레시피, 비건/글루텐프리 등 뚜렷한 테마 없이 ‘되고 싶은 나’의 식사에 집중하는 트렌드도 감지된다. ‘흑백요리사2’가 던진 ‘여백과 기억의 미’는 분명 시장 전반, 독자의 마음 한가운데 깊이 스며드는 것 같다.

타임라인이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대, 흑백요리사는 먹는 것, 만드는 것, 기억하는 것의 미묘한 경계에서 오래도록 머물며 독자에게 속삭인다. 어떤 것은 사라지고, 어떤 감각은 계속 남는다. 올해 요리책 서점가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우리가 잃었다고 생각했던 따뜻한 부엌과 밥상, 그리고 어딘가로 흘러간 옛날집, 할머니 손맛의 자취를 마음 깊이 소환하는 긴 숨이다.

여기서 이 흐름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소란스러웠던 요리책 시장에, 마침내 불이 꺼지고 작지만 오랜 온기로 남을 또 하나의 밤이 도래한다. 그 밤, 가만히 책을 펼치면 어릴 적 따뜻한 국 냄새처럼 단순하면서 깊은 울림이 밀려온다. 한 권의 요리책이, 한 도시의 저녁을 밝히는 특별한 이야기. 올해 종로 서점에서 새삼 실감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광고] ‘흑백요리사2’, 서점가 돌풍과 요리책의 새로운 시대”에 대한 8개의 생각

  • 밥이나 챙겨먹어라… 감성도 좋지만 배고프지 않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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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책 227배 팔리면 나도 집밥 CEO 되는 거임? ㅋㅋ 그냥 삼각김밥 먹는 나 자신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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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감성으로 먹고사는 세상임🤔짧은 요리책 열풍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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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 필름 같은 사진들이 참 마음을 편하게 해주네요🤍 다음엔 어떤 요리책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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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맞아요, 저도 언젠가부터 요리책 쌓아놓고 실제로 손에 잡는 건 하나둘인데… 그래도 분위기나 감성 하나는 압도적이더라고요. 요리를 잘하든 못하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중요하달까요ㅋㅋ 어쨌든 이런 흐름이 오래 가길 바랍니다~ 요리책으로 위로받는 시대, 속으로 뭔가 포근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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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책 시장의 변화가 확실히 느껴지네요. 흑백요리사2는 트렌드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 현상 같습니다. 예전엔 유명 셰프 위주였다면, 지금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일상적 느낌이라 친근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감성적 접근의 요리 콘텐츠가 더 다양하게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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