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과 치킨, 이제는 ‘한식’의 품에 안기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오면 한 번쯤은 머릿속을 스치는 메뉴, 짜장면과 치킨. 이 익숙한 음식들의 변화된 ‘정체성’에 대해 최근 사회적, 문화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짜장면·치킨도 한식”…한국인 식문화 얼마만큼 변했나라는 기사는 한국인의 식문화 변천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식탁의 변주, 그리고 전통의 확장 속에서 한식의 경계를 묻는다.

언젠가부터 짜장면을 ‘중국집 음식’, 치킨을 ‘외래 퓨전 메뉴’로만 생각하지 않는 풍경이 자연스레 사회에 자리잡았다. 거리의 중국집 간판은 가족 외식의 추억, 졸업식의 풋풋함을 입은 체 마치 우리네 전통 한상에 올라온 옛날 국밥처럼 사람들의 기억에 스며 있다. 치킨은 1980년대 프라이드 치킨집이 막 생겨난 시절, 그 달큰하고 바삭한 기름내음이 식탁을 장악하며 전 세대를 꿰뚫었다. 지금은 수백 가지 종류의 치킨 레시피가 탄생했고, 맥주와의 궁합은 남녀노소를 통틀어 생활 속 ‘국민 밥상’의 한 축이 됐다.

최근 정부기관과 식품업계, 학계에서는 ‘한식’의 테두리를 재정의하자는 논의가 이어진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짜장면, 치킨, 탕수육, 심지어 분식집의 라면과 김밥까지, 비록 외래에서 유래되었으나 오랜 시간 한국인의 입맛과 문화 속에서 숙성된 음식들이 ‘한국식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거리의 분식집, 포장마차,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잇는 생활문화적 흐름이 단순히 음식의 기원을 넘어선 ‘경험’과 ‘기억’의 총체로 녹아든 것이다.

다른 기사들도 놓치지 않는다. 문화일보, 연합뉴스 등은 최근 ‘대한민국 국민간편식 1위’와 같은 각종 설문에서 짜장면, 치킨, 분식류가 Top3안에 드는 경향을 짚으며, 이미 소비자 스스로 이들을 일상 한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들려준다. 전통적 의미에서의 한식과는 다르지만, 서울의 골목마다 사라지지 않는 짜장면집과 동네 치킨집 풍경은 이미 풍속화 같은 생명력을 갖는다. 매콤한 쟁반짜장, 크리스피한 양념치킨, 이런 메뉴들은 어른과 아이 모두가 쉽게 ‘추억’과 ‘생활’로 연결지을 수 있는 우리만의 이야기다.

한국 사회에서 ‘한식’을 나누는 기준도 변했다. 과거엔 ‘쌀과 국, 반찬’이 한식의 기본 틀이었으나, 이젠 누가 먹거나, 어디서, 어떤 경험으로 녹아들었는가의 여부가 더 중요해졌다. 요리의 원산지와 레시피의 유래만을 따지던 시선에서 벗어나, 음식이 불러오는 공감의 공기를 따진다. 마치 짜장면 한 그릇을 두고 둘러앉은 가족의 따뜻함, 치킨을 두고 나누는 친구들과의 소란스러운 대화처럼 음식은 ‘삶의 한 조각’이 되는 것이다. 시민들의 실제 식생활 동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내 인생 음식’ 논쟁, 각종 K-콘텐츠에서 드러나는 치킨과 짜장면의 인기 등 사방에서 그 증거를 쉽게 찾는다.

감각의 조각들이 일상에 스며드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짜장면 소스의 단맛과 짭짤함, 치킨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의 바삭거림과 치킨무의 산미, 이 모두가 식탁 위의 작은 잔잔한 추억이 된다. 가족이 다함께 한 솥밥을 먹던 시대에서, 모바일 배달 앱으로 각자 원하는 메뉴를 고르는 시대까지, 음식은 늘 우리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에 있었다. 외래 음식이지만, 그 자리를 스스로 채우게 한 한국인의 수용력, 새로운 경험과 변화를 즐기는 문화가 오늘날의 ‘한식’의 지형도를 바꾼다.

징검다리처럼 음식에는 삶의 의미가 얹힌다. 사회가 급격히 변하고, 식재료와 조리법, 먹는 방식마저 다양해지더라도, 익숙함과 함께 공존하는 새로움이야말로 한식의 참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치킨은 이제 야구장 응원가와 어울리고, 짜장면은 가족의 경사에 빠질 수 없는 ‘의례적 음식’으로 남았다. 우리의 식문화는 더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포근한 기억을 머금은 체, 늘 한 발짝씩 새로운 풍미로 도약하는 중이다.

짙은 조림 냄새와 고소한 반죽 내음을 품은 짜장면, 바삭한 튀김옷 속 잘 구워진 치킨 한조각,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우리 음식’이 된 그 풍경은 세대를 넘어서 계속 이어진다. 오늘도 우리는 배달앱의 알림 소리에 설레며, 소스 한 방울의 추억을 곁들여 식탁에 앉는다. 변화한 식문화는, 사실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넉넉한 맛의 다리가 아닐까.

— 하예린 ([email protected])

짜장면과 치킨, 이제는 ‘한식’의 품에 안기다”에 대한 10개의 생각

  • ㅋㅋ 역시 치킨은 어디든 진리지! 짜장면도 한식이라니 뭔가 웃긴데 또 인정함. 근데 치킨 없는 나라 상상도 안 됨 ㅋㅋ 미국식인지 한식인지 이제 구분 안 감~

    댓글달기
  • 짜장면이 한식이라니… 근데 치킨은 애매하지 않나? 스포츠 보면서 먹으면 무조건 한식인가🤔ㅋㅋ 뭐 맛있으면 장땡이지! 근데 치킨값 좀 내려주세요…이모지쓰고싶음🤔

    댓글달기
  • rabbit_activity

    한식이 이렇게 넓어졌다니…놀랍다…

    댓글달기
  • 정말 신기해요!! 몇십년 전에만 해도 짜장면이 행사 음식이었는데, 이젠 한식이라고 불릴 만큼 익숙해진 게… 우리 식탁도 참 빨리 변하네요!! 이제 외국인 친구들 오면 당당히 치킨 추천각!!

    댓글달기
  • 원래 한식이 따로 있나요? 익숙하면 한식인 거죠ㅋㅋ 요즘 치킨 없으면 한국 아닌듯… 근데 너무 비싼 건 사실ㅠㅠ

    댓글달기
  • 차분히 읽으니까 공감됨. 국내 여행 다니다 보면 어느 지역이나 치킨집 몇 개씩은 꼭 있고, 짜장면도 없는 데가 없더라구요. 문화라는 게 결국 시간이 쌓이면서 달라지고, 그렇게 우리 생활이 녹아들어가는 것 같아요. 한식의 넓어진 정의가 신선합니다.

    댓글달기
  • 짜장면, 치킨 둘다 자주 먹는 입장에서 이제 한식이라 해도 별 감흥 없네요. 근데 진짜 치킨 가격 너무 올랐어요 ㅠ 경제적 한식이 되고 싶습니다…

    댓글달기
  • 예전엔 명절에만 먹던 음식들이 평범해졌고, 이제 외래 음식도 이렇게 생활속에 녹아들어간 거군요. 이게 바로 문화의 힘이겠죠! 한식의 확장, 개인적으로 정말 응원합니다!! 앞으로 어떤 메뉴들이 한식으로 자리 잡을지 궁금하네요.

    댓글달기
  • hawk_laboriosam

    솔직히 시대가 바뀌면서 음식의 범위도 많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짜장면이나 치킨 모두 한국인의 삶 deep하게 들어간 만큼 한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식의 전통성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여러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한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