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기 10시 출근제, 일과 가정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현실
아침 8시. 익숙한 출근 전쟁이 시작된다. 아이 유치원 등원을 시키느라 허둥대는 엄마들, 회사 출근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움직이는 아빠들의 모습은 더는 낯설지 않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에게 정부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나 ‘유연근무제’는 큰 희망이었다. 최근 다시금 주목받는 ‘육아기 10시 출근제’ 역시 일과 가정의 균형을 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누릴 수 있을지 사회적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의 이상과 달리, 여전히 ‘회사 눈치’와 ‘제도적 허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지영(가명·35)은 지난해 둘째 아이를 낳았다. 가족 친화 기업이라 자부하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윤 씨는 출산 후 복직하며 회사에 육아기 10시 출근제 도입을 문의했다. 법적으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이 보장되어 있지만, 회사 담당자는 “업무 특성상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 씨는 “제도는 있는데 실제로 사용하려고 하면 괜히 회사에 피해 주는 것처럼 느껴지고, 괜히 불이익이 돌아올까 불안하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사례는 실효성 논란의 본질을 보여준다. 분명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1년(최대 2년)간 주 15~35시간 범위 내로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을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중 원하는 출근 시각을 10시로 정하는 것도 가능한데, ‘회사 사정상 곤란한 특별 사유’가 있을 때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특별 사유’의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여성노동자회에 접수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거부 사례’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 제조업 등 팀 단위 업무가 많은 대기업·중견기업에서 신중한 검토 끝에 신청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제도 정착의 벽은 문화적 저항에 있다. 유연근무제가 장려되어야 할 기업 환경에서 ‘눈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누구는 줄이고 누구는 그대로 일한다”는 동료 간 불만, ‘주어진 근무시간 이외에까지 업무가 이어지면 결국 다 손해’라는 상실감, “그래도 우리 회사엔 ‘전통’이 있다”는 중장년층 관리자들의 보수적 시선 등 변화의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실제 한 은행에 다니는 김상혁(41)은 “관리자들은 ‘네가 빠지면 누가 그 일하냐’며 사실상 암묵적으로 유연근무 사용을 막는다”고 토로했다. 복지 선진국을 꿈꾸지만 인식의 변화가 제도 도입을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변화의 싹도 보인다. 최근 일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육아기 유연근무제 실사용 비율이 한 해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삼성전자, SK, CJ 등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유연근무제를 과감히 확장, 육아기 직원의 출근 시간을 기존 9시에서 10시로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워킹맘 워킹대디들의 ‘퇴사 위기’가 눈에 띄게 줄고, 기업 내 구성원 만족도가 오르는 긍정적 효과도 감지됐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직, 제조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남얘기’처럼 느끼는 게 현실이다. 육아의 ‘공평한 부담’을 논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선 직무 대체인력의 부족, 인사 평가상 불이익, 장기 인력계획 리스크 등으로 인해 신청조차 주저하게 만든다.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임금이 깎인다든지, 평가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소식에 겁이 난다”는 한 마트 직원의 하소연은 아직 미완의 과제임을 시사한다.
해외 사례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독일이나 프랑스, 스웨덴 같은 곳에선 육아기뿐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일하는 시간 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상호 신뢰와 투명한 업무 분배, 그리고 ‘엄마, 아빠의 자녀 돌봄이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가치가 뿌리내렸다. 한국도 여기까지 가기 위해선 정부의 가이드라인 강화, 기업의 유연한 조직문화 확산, 동료 간 연대감 조성이 모두 합쳐져야 한다.
10시 출근제 도입을 고민하는 회사가 있다면, 한 번쯤 각자 팀원의 ‘퇴근 후 얼굴’이나 ‘등굣길 아이를 보내며 안쓰럽게 바라보는 부모의 표정’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일과 가정의 균형이 바로설 때, 비로소 기업도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다. 정책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도, 우리 사회가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헐 10시 출근? 나랑 상관없네ㅋ
아니 10시 출근이 뭐 대단한 혁신처럼 보도되는게 참 웃기다 ㅋㅋ 현실은 회사 눈치보다가 걍 포기하는 사람 천지인데… 진짜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필요한데 보여주기식 뉴스 넘 많음. IT쪽은 그나마 좀 나은데 중소나 제조 쪽 워킹맘들은 아예 신경도 안써줌. 우리 가족만해도 애기 맡기느라 매일 아침 전쟁치르는데, 언제쯤이면 애 키우기 좋은 나라 되는 걸까?😩 자꾸 이렇게 땜빵 대책만 말고, 믿고 쓸 수 있는 분위기나 좀 만들어줬으면…
눈치만 볼 바엔 그냥 안 쓰는 게 나음 ㅋ 우리 사무실도 그렇고 다들 애 키우는 사람들 인정 안 하는 분위기… 실질적 제도 운용을 바꿔야지 법만 만들면 뭐함.
솔직히 대기업 아니면 쓰기도 힘든 제도인 것 같습니다. 서비스직이나 중소기업은 인력도 모자라서 이런 거 엄두도 못 내요. 진정 의미 있는 변화가 오려면, 하위 구조까지 정책이 골고루 적용되어야 할 것 같네요.
매번 나오는 ‘일가정 양립’ 키워드… 이론은 멋진데 일터에선 거의 상상 속 이야기죠. 법만 있고 실제 현장 적용률 낮은 게 전형적입니다. 근무제도 바꾸려면 조직 전체의 사고방식부터 리셋 필요한데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요. 괜히 애 키운다고 뒷담 듣거나, 실적 평가에서 불이익 받는 부분까지 실질적으로 보장 돼야 이게 제도로 굳어질 텐데… 한국은 과연 언제쯤 현실로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리 집만 이러는 줄 알았더니 주변 회사 다 그렇더라. 제도는 있는데, 일하는 사람들 부담은 더 커지고, 결국 일찍 그만두는 사람들이 늘어남… 기업들은 복지 혜택 홍보만 하고 실제론 힘들게 만드니까 진짜 실사용률 낮은 거임… 그냥 바뀌는 척만 하는 거 아닌가? 근무시간 줄여주면 그만큼 일을 나눠줘야 하는데 그거 안함…애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일자리 바꿔주면 어디 덧나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