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제71회 현대문학상, 임솔아의 빛과 균열이 말하는 것

제71회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임솔아가 선정된 것은 최근 한국문학이 지향하는 방향과 사회적 맥락을 읽는 데 강한 시사점을 준다. 임솔아는 지난 10여 년간 ‘질문의 지속’을 통해 개인이 사회에서 겪는 미세한 균열과 일상적 저항의 가능성을 조용하게 포착해 왔다. 수상작에 대한 이번 인터뷰 역시 전면적인 자기검열의 시대에서 문학이 어떤 목소리를 남길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목소리의 톤이 왜 중요한지를 도드라지게 한다.

임솔아가 이끈 서사는 지난 몇 년간 한국문학계에서 두드러지게 이야기되어 온 소수자의 감정, 혹은 사회적 뒤편에 놓인 이들의 언어와 특히 닮아 있다. 여기에는 표면에 드러나는 극적 사건보다 어딘가 어긋난 상황과 거기 투영된 ‘나’의 조용한 위태로움이 강조된다. 그는 작품에서 스스로의 약점을 감추지 않고, 불완전함과 흔들림에 솔직해지려 한다. 수상 인터뷰에서도 ‘단정한’ 태도와 더불어, ‘말하는 것 그 자체의 조심스러움’을 내세운다. 자신이 누군가를 온전히 대변할 수 없다는 겸허함은, 동시대 독자들이 문학적 진정성을 가늠할 때 중시하는 태도와 맞물린다. 인터뷰를 관통하는 임솔아의 말과 침묵, 적당히 비워두는 답변방식은 소설이 던지는 여백의 미학과도 닮았다.

현대문학상은 오랜 전통과 상징성을 갖는다. 이 상은 항상 시대와 교감하려는 작품, 그리고 그 작품을 뛰어넘는 ‘작가의 위치’를 묻는다. 이번 임솔아의 수상은, 가파른 시장경쟁과 매체환경 변화 속에서 문학이 여전히 사람과 세계의 관계를 다시 짚는다라는 신호로 읽힌다. 작가 스스로도 한동안 문학하는 이유가 ‘내 안의 오랜 상처를 명명하고 싶어서’임을 밝힌다. 사회가 재난과 불안 속에서 유지해온 일상, 그 일상의 겹겹이 쌓인 감정을 소설이라는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이 작업이, 지금 한국문학에 어떤 필요를 충족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임솔아가 인터뷰에서 반복한 ‘단정함’이라는 단어는, 감정의 확산과 변질 위에서 선택한 최소한의 윤리로 읽힌다. 글을 쓰며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까지 숙고한다는 고백은, 당대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담이면서도 동시에 성찰의 전략이 된다. 현대문학상 심사 기준에서도 ‘절제된 언어’, ‘타인에 대한 강박적 배려’가 빛났다고 평한다. 이는 여전히 독자들이 일상의 파편 속에서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를 찾으려 할 때, 문학이 풀어갈 실마리의 출발점이 어느 방향이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인터뷰 곳곳에서 목격된 임솔아식의 회피 혹은 망설임은 새로운 작가상의 단면이기도 하다. ‘답을 확실하게 내릴 수 없음’에 대해 솔직하다는 것, 쉽사리 확언하거나 거대한 구호를 앞세우지 않는 태도, 일견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감정풍경을 정확히 맞춘 측면이 있다. 조성된 긴장감과 미묘한 불확실성 위에서 문학은 여전한 대안이자 질문으로 기능한다. 인터뷰 현장에 함께한 동료작가들과 평론가들이 임솔아의 말 한 마디에 오랫동안 경청했다는 후문 역시, 그 진중함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단정한’ 태도와 내밀함의 미학이 젊은 독자층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점이다. 문학계 바깥의 젠더 이슈, 사회적 불안을 둘러싼 공적 논쟁들과도 접점이 있다. 임솔아는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인식한 채, ‘불확실한 언어를 포기하지 않으려’ 발버둥친다. 강한 자기진술보다는 타인의 맥락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식이다. 이러한 방향성이 2020년대 문학계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 앞으로 수상작과 작가들의 발표 양상, 그리고 일반 독자들의 반응이 어떤 식으로 교차할지 계속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서사와 삶의 경계가 어느 때보다 희미해진 지금, 임솔아의 인터뷰는 문학적 표현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인간 내면의 연약성에 대한 조용한 성찰을 촉진한다. 상은 하나의 결과일 뿐, 그 이후의 과정에 따라 진정한 가치는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문학의 얼굴이 어떤 것인지, 소설과 현실이 맞닿아 있는 진실의 조각들이 각자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 것인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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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솔아 작가님의 진중함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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