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트가 식상하다면, 지금 주목해야 할 새로운 아우터 신드롬

겨울, 도심을 걷다 보면 롱코트 물결에 휩쓸려 비슷비슷한 실루엣 속에서 개성의 활주로를 꿈꾸는 이들의 눈길이 번쩍인다. 신년 초입 패션 신(scene)은 더 이상 롱코트 일변도가 아니다. 2026년 1월, 패션 피플과 스타일 선도층이 주목하는 올겨울 아우터 트렌드는 변화를 예고한다. 클래식의 아이콘에서 벗어나 보다 경쾌하고 실용적인 변주가 세련된 도시인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다채로운 소재, 실루엣, 컬러의 실험장이 된 올겨울 아우터에서는 자신만의 선택과 확신이 중요한 미덕으로 떠오른다.

주요 글로벌 컬렉션과 스트리트 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숏 아우터’와 ‘실루엣의 파격’이다. 무릎 위로 경쾌하게 올라선 패딩 숏 재킷과 코듀로이, 가죽, 울 소재의 밤버 재킷은 이제 데일리룩의 새 공식. 발렌시아가, 가니, JW앤더슨 등 국내외 하우스들도 짧은 기장과 오버사이즈의 화려한 과장미를 꾸준히 앞세웠고, 실제 매장에서도 미니멀 코트와 크롭트 다운이 판매 상위권을 점령한다. G마켓 패션 카테고리 통계에 따르면 12월 중순부터 롱코트 대비 숏다운 판매량이 59% 증가, 소비자의 시선이 명확히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쾌적함’과 ‘유니섹스’ 코드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두꺼운 롱코트의 무게감 대신 가볍고 활동적인 실루엣이 지금, 새로운 일상 감각으로 자리잡고 있다.

취향의 파편화가 만들어낸 이번 시즌의 또 다른 키워드는 ‘미드 레이어드’와 기능성 강화다. 날씨의 변덕, 오피스·외출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숏 재킷, 패딩 베스트, 테크 플리스 등 미드 타입 아우터의 혼합 스타일링이 대세다. 3-in-1 파카, 다기능 야상, 리버시블 재킷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실용적인 대안. 서울 등 대도시 2030 여성들 사이에서는 밀리터리풍 블루종, 레트로 플리스, 테크니컬 야상과 같이 자연과 도시를 오가는 혼합 스타일을 즐기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자연에 기반한 중립색 계열이나 과감한 산뜻 컬러, 혹은 메탈릭감 소재까지— 하루를 살아내는 기분에 따라 유동적으로 고르는 게 일상 스타일 습관이 됐다. 이 배경에는 높아진 기능성 웨어에 대한 선호, 그리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려는 심리적 태도가 자리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능성과 스타일을 균형 있게 추구한다. ‘테크웨어’의 확산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이번 겨울 아우터 시장, 방수·방풍·히트텍·초경량 등 신소재와 스마트 디테일이 옷장 깊숙이 스며들었다. 2025 F/W 컨슈머 데이터에서도 복수의 브랜드가 하이드로필릭 원단이나 친환경 충전재에 집중하는 추세. 실제로 주요 패션 브랜드 관계자들은 “1월 후반까지 숏 아우터 신제품의 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디지털 리테일 환경에서 라이브 피팅, 단기 렌탈 스타일링까지 등장해, 다양한 시즌리스 아우터가 패션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확장 중이다.

이번 변주의 중심에는 일상의 프레임을 바꾸는 심리적 변화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운이 남은 채 일상의 복귀가 이뤄지는 지금,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진짜 커지는 아우터(Outer)가 무엇인지 새롭게 질문한다. 집콕과 재택, 갑작스러운 외출, 부담 없는 모임… 가볍고 빠르게 입고 벗을 수 있는 편안함과, ‘나만의 무드’를 드러내는 스타일의 결합이 주목 받는다. 대담한 패턴이나 그래픽을 더한 푸퍼, 포근한 페이크퍼나 인조가죽, 실험적인 브라운·크림 같은 데일리 컬러의 확장은 흡사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 처방전이 되어주기도 한다.

롱코트의 권위에서 벗어난 다채로운 아우터, 그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패션은 내적 자유와 심리적 여유의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지나치게 포멀하거나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하고, 때로는 스포티하게 놀면서 자신만의 선택을 즐기는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됐다. ‘무언가를 따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보는 것’에 집중하는 패션 감각이 출현했다.

2026년 겨울, 여전히 코트 열풍은 식지 않았지만, 짧은 순간의 변화,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이야말로 트렌드의 진짜 재미다. 어쩌면 자신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고 느끼는 그 숏 아우터 한 벌이— 단단히 채운 롱코트보다 따뜻한 하루를 선사할 것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롱코트가 식상하다면, 지금 주목해야 할 새로운 아우터 신드롬”에 대한 3개의 생각

  • 패션 트렌드는 돌고 돌아서 결국 실용성에 도달한다는 게 이번 기사로 더 확실해진 듯. 예전엔 무조건 긴 코트가 멋의 상징이었는데, 이젠 숏아우터에 기능성까지 더하니 출퇴근, 여행, 평상시까지 무한활용 가능. 솔직히 기장 때문에 눈치 보던 경험 많은데, 이제 모두 해방 아닌가요? 옷 안에 미드레이어 패딩 조합하면 따뜻함+스타일 다 잡고. 이런 변화가 우리 소비 심리에도 긍정적 자극을 줄 거라 봄. 여러분, 숨은 아우터 찾기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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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x_repudiandae

    요즘 숏패딩 유행이라는데 직접 입어보니 진짜 편하더라~ 코트보다 이런 게 실속 있어 보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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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데 솔직히 남자 숏패딩 과장 실루엣 뽑기 어렵다고 느껴서ㅋㅋ🙈 요즘 많이 보긴 하는데, 실용+스타일 그 경계에서 고민 많이 하네요. 그래도 신상 아우터로 변화를 줄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바지랑 매치도 중요하고! 이모들 옷장한테도 새로운 바람 불어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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