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서울숲에 첫 번째 ‘프로젝트 스토어’ 연다…비워진 상가의 재해석과 오프라인 패션 실험

패션 커머스의 대표 주자 무신사가 2026년 1월, 서울숲 인근에 공실로 남아있던 상가를 활용해 첫 번째 ‘서울숲 프로젝트 1호점’을 오픈했다. 이 공간은 장기간 방치된 공실 건물을 임대, 자체 리뉴얼을 거쳐 선택된 브랜드와 협업으로 팝업스토어, 복합문화 공간의 성격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패션 매장의 문을 넘어 ‘도심 빈틈의 새 정의’를 보여준다. 패션 소매 유통의 물리적 변곡점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2026년 초, 무신사의 이 시도는 기존 온·오프라인 분절 소비 경험에 촘촘히 파고드는 전략으로 비친다.

무신사는 그동안 유통 대세로 자리 잡은 온라인 기반의 패션 플랫폼이었다. 수많은 신진 브랜드와 젊은 창작자의 접점이었고, 폐쇄적 오프라인 유통망에 제동을 건 게임체인저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주요상권 공실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으면서, 다수의 패션 브랜드·플랫폼들은 공실의 효용 및 오프라인 ‘물리-경험’을 다시 탐색하는 추세다. 이른바 리테일 리바이벌, 팝업미학, 공간 브랜딩, ‘공유상권’ 전략 등이 패션계 트렌드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무신사의 1호 프로젝트 역시 250여 평 남짓 크기의 2층 건물 전체를 ‘감각경험’의 장으로 리디자인한 대표적 사례.

매장 내부는 빠른 회전률의 팝업스토어, 콜라보 브랜드 존, 미니 전시공간으로 다채롭게 꾸려졌다. 시즌별·트렌드별 유망 브랜드가 큐레이션되어, 단순 ‘입점’이 아닌 브랜드 철학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하 1층은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리빙·아트존으로, 루프탑은 시즌별 퍼포먼스 혹은 커뮤니티 이벤트의 중심으로 기능한다. 기존의 베이식한 ‘패션 매장’의 클리셰를 탈피하며, 소비자의 공간 체류 심리를 섬세하게 자극한다. 무엇보다 기대감을 키우는 것은 무신사가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선정과, 온·오프라인 경계 없는 쇼핑 프로세스를 가동한다는 점. 굿즈의 일부는 현장 픽업과 QR 기반 즉시 주문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실제로 최근 패션 플랫폼 및 백화점 브랜드 팝업에서도 이같은 O4O, O2O 연동 특화 경험이 가파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유사 사례를 보면, 202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 ‘아워플레이스’(공실 리테일+문화 큐레이션), 2023년 웨이브컴퍼니의 부산 ‘도심 쉐어스토어’ 형태 등이 성공적으로 검증됐다. 유통공간의 리셰이핑(Reshaping)이 2030 이하 소비자에게 ‘SNS 인증, 오감 체험, 커뮤니티 소속감’이라는 감미로운 소비 동기를 자극하기 때문. 단순 상품 소싱이 아니라 브랜딩이 가능한 무대로, 공간-감성-현장체험을 동시에 큐레이션하는 경쟁 구도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드라이브(Drive) 뚜렷해진 ‘오프라인 재발견 심리’가, 최근에는 주요 도시의 중고층상가 공실까지 혁신의 무대로 포섭하고 있다.

이번 무신사 프로젝트의 또다른 주목점은 MD(merchandising) 구성 방법이다. 기존 플래그십 매장이 자사 주력상품 위주였다면, 무신사는 데이터 기반 신진 브랜드 랭크와 오디션 방식, 협업 크리에이터군 위주 컨셉존을 강조했다. 젠지·알파세대의 변덕스런 취향 패턴, 트렌드 ‘눔브’(NUMB) 현상-즉, 취향 볼륨을 연쇄적으로 바꿔나가는 소비 모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특정 브랜드의 고정 팬덤 유입 외에도, SNS·쇼츠트렌드와 실시간 연동한 테마존, 취향 커뮤니티 화가 공간 내에 녹아있다. 이런 소비 동선 설계는 이미 일렉트로닉·라이프스타일 분야 ‘체험형 라운지’(예: 삼성스토어, 무인양품 하우스)에서 대세 기류를 탔다. 무신사는 이를 패션 큐레이팅에 이식, 오프라인에서 실체화한 것이다.

관심을 모으는 또다른 지점은 ‘공실 활용 및 도심 재생’이라는 도시적 가치, 그리고 ESG와 지속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다. 빈 상가가 도심 환경, 주변 커뮤니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패션 공간의 진정성과 결부된다. 무신사 스토어 오픈을 기점으로 인근 골목 상권, 카페, 소규모 식음 공간이 동반집객 효과를 기대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는 실질적으로 지역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쇼핑이 단순 구매를 넘어서 ‘동네 산책+취향 체험+소속감’의 경험으로 전환되는 것. 실제로 기자가 방문했을 때,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 벽돌 담장에 패딩을 두른 20대 무리가 인증사진을 찍는 모습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선 서울숲 신 트렌드의 서막임을 확인케 했다.

2026년 새해, 패션은 더 이상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브랜드 혹은 멀티숍의 이분법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이 복합적 경험의 실험실을 무신사 스토어가 체화한 셈이다. 팬데믹 이후 변화된 소비자 심리와 공간 친화 트렌드를 민감하게 파악한 플레이어의 전략적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무신사, 서울숲에 첫 번째 ‘프로젝트 스토어’ 연다…비워진 상가의 재해석과 오프라인 패션 실험”에 대한 7개의 생각

  • 공실 활용은 요 몇 년 사이에 자주 보던 트렌드죠. 타깃 세분화와 리스크 분산엔 좋은 전략이나, 입점 브랜드의 수익성은 여전한 숙제 같습니다. 실제 소비자 피드백에 따라 지속 가능한 공간이 될지 궁금하네요.🤔

    댓글달기
  • 트렌드 몰이 제대로네~ 무신사 감성으로 실험 매장 하나 더 생겼다ㅋㅋ 근데 팝업이라 입점 브랜드들만 로테이션 식으로 돌고 돌듯한 예감? 뻔하다는 생각 왜 들까.

    댓글달기
  • 패션매장에 이렇게 색다른 시도를 하는 건 신선하네요…

    댓글달기
  • 무신사 감성은 진짜 누가 따라오냐 ㅋㅋㅋ 그냥 감탄쓰👍

    댓글달기
  • 오 이런 것도 팝업이야?!! 감성 충만~~ 근데 그냥 지나갈듯😏😏

    댓글달기
  • 이것도 결국 트렌드 소비지…잠깐 불타고 사라질 공산도 크다고 봄. 반년 뒤엔 또 새로운 곳 생기고 이곳은 조용해질듯. 스타트업식 마인드가 곳곳에 드러남ㅋ

    댓글달기
  • 트렌드 쫓는 건 빠른데…실질적 지속성은 의문스럽네요. 얘네 왜 자꾸 한 철짜리 전략만 내놓는지 모르겠음. 잘 정착되길 바랍니다만…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