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맨’, 경쟁작 제치고 박스오피스 및 예매율 1위
2026년 1월, 국내 영화 시장에서 ‘하트맨’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시기 개봉한 메이저 화제작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및 예매율 모두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흥행 성적표 이상의 상징성을 내포한다. 사전 기대가 크지 않았던 중간 규모 프로젝트가 불과 개봉 첫 주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꿰찬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OTT로 빠르게 흘러가는 관객의 이탈 현상과, 지속되는 한국영화 침체기 속에 드문 ‘극장 경험’의 쾌감이 재조명된 순간이었다.
‘하트맨’은 장르적 혼합과 신인 감독 채수경의 연출력, 그리고 배우 박선우·조은별의 섬세한 앙상블이 어우러진 프로젝트다. 작품은 사랑과 혁명, 그리고 선택의 죄의식을 복합적으로 녹여내며 직설적으로 관객의 마음에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채수경 감독의 스타일에는 최근 한국영화계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함이 있다. 미장센과 카메라 구도의 결 자체가 불안정과 희망을 동시에 상징하는데, 이는 한 치의 안정도 없는 하트맨의 삶과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등장인물들의 미세한 표정과 침묵, 그리고 불필요한 설명을 최대한 절제한 대사, 극단적인 클로즈업을 통한 감정의 극대화, 이는 명백히 채 감독이 장르와 서사를 새롭게 내재화한 결과물이다.
흥행 1위라는 숫자 뒤에는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와 상영관 관객의 이중 분화라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풍경이 드리워져 있다. 지난 2025년 한 해 내내 ‘악인전: 리본’이나 ‘건너간다’ 등 대형 프랜차이즈 흥행에 실패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극장 중심 영화 시장에 재도약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하지만 ‘하트맨’의 성공은 위태로운 산업 구조 속에서도 여전히 탄탄한 이야기와 감성을 갖춘 영화라면 직접 극장을 찾는 관객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한국 최대 예매 사이트 기준, 동시기 경쟁작인 ‘슬로우 타임’(고아성·이정재 주연), ‘위험한 약속’(최우식 주연) 등 커머셜 블록버스터들을 눌렀다는 점은 메시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무엇보다 ‘보는’ 축제에서 ‘느끼는’ 체험으로, 관객 기대치가 한 단계 이동했음을 반영한다.
채수경 감독의 연출 세계는 기존 상업적 공식과 선 긋기를 거부한다. 연출의 시작점은 혐오와 사랑 사이의 미묘한 그레이존이며, 감정의 동요를 물질화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배우 박선우는 극 중 인간의 본능적 선함과 이기적 선택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물을 연기한다. 이는 신파와 선한 의도만으로 채울 수 없는 질감이다. 조은별 역시 묵직한 침묵과 단호한 시선으로 자신의 존재 방식을 강렬히 각인시킨다. 두 배우의 앙상블은 극 전반에 걸쳐 복합적으로 쌓이는 상실감과 희망의 여운을 극대화하고, 남녀 주연의 감정선이 얄팍한 로맨스가 아닌 동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으로 변모한다. 이 과정에서 따뜻했던 것마저 금세 차갑게 변하는 극의 톤은, 최근 한국 관객들의 감정적 불안정과도 묘하게 맞닿아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사랑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삶의 딜레마에 전방위적으로 접근한다. 극장에서 ‘하트맨’을 마주한 이들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충격과 위로, 그리고 혼란을 경험한다. 이는 경쟁작들이 그리는 강렬한 쾌감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결핍이 채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 관객층을 중심으로 SNS상에서 재평가 열풍과 공감 대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이는 장르적 실험이 대중성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OTT로 쉽게 소비되는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극장은 아직도 단 한번의 감정적 경험으로 관객을 붙잡을 수 있는 공간임을 역설한다.
더불어 ‘하트맨’의 흥행은 체감 이상의 영화 산업적 신호로도 해석 가능하다. 2024-2025년 장기 침체를 거치며, 극장 상영은 블록버스터와 프랜차이즈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됐다. 그 와중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메시지가 확고한 프로젝트가 시장의 ‘깜짝 1위’로 부상하는 장면은 이후 투자 및 기획 구조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신진 감독–신인 배우 조합에 대한 진입장벽 완화, 팬덤 기반의 단발적 흥행 대신 롱런 가능성, 그리고 관객의 ‘감정적 나침반’을 이끄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하트맨’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낡은 구호를 넘어서, 극장과 관객, 그리고 창작자가 서로를 재발견하는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 OTT 대세론, 스크린 시장 위기론 등 최근 몇 년간 반복된 담론이 ‘하트맨’의 행보 앞에서 의미 한 번 더 질문을 던질 시점이다. 숫자 이상의, 감정의 파동과 창작자의 용기, 그리고 깊은 여운이 남는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요즘 극장 가도 블록버스터만 즐비해서 뭔가 색다른 영화 찾기 힘들었어요. 하트맨이 말 그대로 신선한 ‘공기’ 같습니다! 리뷰만 봐도 감정선이 예사롭지 않은 듯👏 다른 감독들도 이런 시도 많이 했으면🙌
요즘 극장가에서 이런 감성영화 만나기 쉽지 않던데요😊 박스오피스 1위 보니 대중들도 변화 원하는 것 같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