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티코어’의 등장, 올겨울 패션계에 바람을 일으키다
새해가 밝자마자 겨울 패션계에 독특한 기류가 감지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예티코어(Yeticore)’. 지난 몇 년 사이 고프코어, 고릴라포, 바바리안, 코티지코어 등 다양한 코어 트렌드가 대유행했지만, 2026년 1월 대한민국 패션 신(scene)을 점령하는 건 두툼한 퍼·인조 모피·룩과 함께 몽환적이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예티코어’다. 빙판 위를 어슬렁거릴 것 같은 ‘예티’(설인)에서 이름을 딴 만큼, 이 트렌드는 더 과감하고 볼드하며 유쾌함까지 더해진다.
동네 카페에서부터 화보 촬영장, K팝 무대 위까지, 부피감 있는 퍼 재킷, 롱 헤어리 코트, 인조 퍼 슬리퍼, 그리고 스노우 몬스터를 떠올리게 하는 화이트·스카이블루 톤의 액세서리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메가 브랜드들 역시 이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프라다와 생로랑, 알렉산더 맥퀸부터 젠지 1군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빈틈없게 크고 몽글몽글한 퍼 아우터, 버킷햇, 듀얼 소재 슈즈를 시즌 메인으로 내세운다. 국내 브랜드도 빠질 수 없다. 르917·준지·스트럭트 등에서도 퍼 트리밍 마감이나 페이크 샤기 아이템 신규 라인업을 선보였다.
‘옷장 속 겨울’이 더 이상 칙칙할 필요 없다는 점이 예티코어의 핵심 가치다. 팬데믹을 거치며 활용도와 웰빙을 강조했던 집콕웨어·애슬레저 트렌드와 달리, 예티코어는 강렬한 자기표현을 내세운다. 패셔너블과 실험정신, 그리고 귀여움까지 모두 믹스. 리얼 퍼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시즌 퍼 소재는 거의 모두 페이크(faux)다. 오히려 기술력 경쟁이 불붙었다. 실제 동물 털 질감을 모사한 하이엔드 인조퍼 신소재, 초경량·내후성 가공법 등이 친환경 소비자까지 사로잡는다. 최근 구찌·스텔라 매카트니·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들은 페이크 퍼의 다양성을 대거 채택한다. 2026년형 예티코어의 키워드 중 하나도 ‘선한 모던함’이다.
이번 트렌드는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는다. Z세대 유저들 사이에서는 SNS 필수템으로 등극, 버추얼 패션 게임에서조차 ‘예티코어 스킨’ ‘퍼 아이템 패키지’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패션 인플루언서 쏟아지는 ‘OOTD(오늘의 착장)’ 피드에선 과장된 털 모자, 크리처 무드 부츠와 데님·테일러드 재킷의 언밸런스 매칭이 기본 공식. K팝 아티스트 카리나, 뉴진스 하니, 배우 고윤정 등도 최근 공항패션·공개 방송에서 예티코어 룩을 뽐냈다. 글로벌 탑 패션 매체 ‘보그’, ‘하입비스트’도 각각 “예티코어가 2026 겨울을 평정했다”, “이제 실내외 구분 없는 테디베어 룩이 대세”라고 논평한다는 점, 국내외 트렌드 붐이 동시에 이뤄진 적은 드물다는 걸 시사한다.
여기에, 퍼 소재 특유의 압도적 존재감은 겨울철 레이어링의 답답함도 즐거운 포인트로 바꿔준다. 업계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미니멀하고 심심했던 작년 겨울과 달리, 소비자 반응은 확연히 더 적극적이다. 지루한 니트·패딩 룩을 벗어던지고, 각자 취향에 따라 알록달록 파스텔 컬러나 버건디, 민트, 티타늄 그레이까지 걱정 없이 시도하는 분위기. SNS 챌린지로 확산되는 ‘오늘의 예티’ 해시태그 이벤트, 패션 편집숍의 예티코어 아이템 테마존 등도 생기고 있다.
물론 퍼 소재는 그 자체로 호불호 강한 데다, 스타일링 난이도가 쉽진 않다. 일부에선 “과한 연출, 너무 튄다” “현실에선 실패”란 우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페이크 퍼 소재의 경량화·방오성 개선, 친환경 인증 등으로 데일리 패션에서도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무엇보다 기후 변화로 점점 더 짧아진 ‘진짜 겨울’ 시즌에, 단 한 번쯤은 시도할 만한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것. 섬세한 털 결감·컬러 믹싱 덕에 스타일에 다채로움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올 겨울 패션 원픽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예티코어는 셀럽, 인플루언서 중심 소비와 데이터 기반으로 기획되는 ‘현대 트렌드 창출’의 전형을 보여준다. 수익 중심 브랜드와 윤리 기준의 긴장도 뒤섞여 각각 새 가치를 만든다. 겨울마다 변주되는 코트·패딩 전쟁에 지친 이들, 한 번쯤 몽글한 털옷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입혀보고 싶은 이들에게, 예티코어는 2026년 감각의 신호탄이다. 생각보다 유쾌하고, 덜 부담스럽고, 더 창의적인 ‘겨울 덕질’을 찾는 이들을 위한 차세대 겨울 룩의 공식 등극이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대박 예티코어라니🤔 이제 옷장에서 재털이 퍼 꺼내야 되나🤔
나 예티코어 입고 나가면 동네 강아지들이 날 쫓아올 듯ㅋㅋ
달라진 겨울 패션 양상이 느껴집니다. 실생활 활용도엔 의문이 남네요.
걍 집 앞 슈퍼 갈 때 입었다가 세상에 나만 덩치 두 배 커보이는 거 실화냐 ㅋㅋㅋㅋ 눈더미에서 미아 될 듯ㅋㅋ 그래도 따뜻해서 용서됨
결국 또 유행 따라가면 계좌만 얇아지는 거지. 진짜 겨울 패션은 내복이라고, 아무리 트렌드가 바껴도 추울 땐 따뜻한 게 최고 아니냐? 예티코어가 멋져 보이긴 해도 평범한 사람들한테 실용적일지 의문. 이런 트렌드는 SNS 속에서만 살지 현실엔 웬만해선 정착 힘듦. 소비 유도만 너무 심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