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의 역설: ‘나영석 사단’의 한계와 한국 예능의 적응력

지난 수년간 한국 예능계에서 ‘콘텐츠 킹’으로 추앙받던 나영석 PD와 그 사단 출신의 프로그램조차 시청률 1%대로 추락했다. 본래 ‘나영석 사단’으로 불리는 제작진들은 참신한 포맷과 안정적인 운영으로 대중적 신뢰를 얻었으나, 이번 신규 예능의 낮은 시청률은 단순한 실패 이상을 암시한다. 복수의 시청률 조사업체 및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방영 초반 기대감에 비해 화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잃었으며, 이는 시청자 취향 변화, 포맷 피로, 글로벌 OTT 경쟁, 예능 산업 내 세대교체 등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

한국 예능 시장은 그간 빠른 트렌드 순환과 창의성에 힘입어 내수 확장, 한류 수출, 그리고 글로벌 OTT 진출이라는 세 단계를 거쳐왔다. 2010년대 들어 나영석 사단이 주도한 ‘리얼리티 예능’의 황금기는 대중문화 시장에서 ‘PD 권력’과 ‘브랜드성’ 신화를 이끌었으나, 동시대 시청자들은 이제 더 치밀한 몰입, 다양성, 실시간 상호작용을 요구한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유튜브·넷플릭스·티빙의 예능 오리지널 등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반면, 전통 방송 프로그램은 오히려 ‘관성적 기획’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공영/종편 방송사들 역시 비슷한 도전을 겪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추락에는, 이런 환경 변화 속 기성 예능의 자기복제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청자 설문조사와 화제성 지표를 살펴보면, 이번 신작은 출연진 면면과 제작진의 명성에 의존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 예능은 과거 인물 기반의 ‘케미’와 포맷 혁신이 대중성의 원동력이었지만, 포화 상태의 키워드(매운맛 토크, 여행, 먹방 등)와 비슷한 기획의 남발은 급속한 시청 이탈을 불렀다. 더불어 세대 간 문화 소비 양식의 차이—짧은 형식, MZ세대의 디지털 쏠림, 모바일 우선성—이 더욱 문제를 심화했다. 전설이 된 나영석 사단의 네임밸류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기대의 역설’이 현실이 된 셈이다.

국제 시각에서 볼 때, 콘텐트 산업 전반은 ‘스타 제작자 시스템’이 시한부임을 보여준다. 미·일 예능계의 사례 역시, 한 시기 폭발적 성공을 거둔 포맷/PD가 급격히 힘을 잃는 현상을 반복한다. 글로벌 OTT의 참여와 인공지능 기반 추천 알고리즘의 확산은 ‘예능의 지정학’을 완전히 바꿨다. 이에 비해 한국 방송업계는 콘텐츠 분업 체계와 포맷 실험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나영석 사단 신화’와 달리, 현재는 평준화된 제작 환경과 다양한 연령층에 맞춘 맞춤형 기획이 더 이상 예외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 현상은 단순한 시청률 하락 이상으로, 대한민국 미디어산업이 성장패턴 전환을 맞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할 점은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의 실패가 아니라, 한국 방송이 직면한 구조적 고비다. 1%대 시청률 프로그램의 등장은, 대중과 시장, 플랫폼 간의 긴장 위에서 전통 방송과 콘텐츠 제작자가 ‘혁신의 임계점’에 있음을 자각하게 한다. 한국 예능의 성장 동력이었던 ‘믿고 보는’ 브랜드 신화 대신, 신속한 트렌드 감지와 국제 자본, 기술, 포맷 간 협업이 더욱 절실해진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국내 자체 OTT에서 오히려 기성 PD, 작가, 출연진의 경계가 흐려지는 국제 공동제작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나영석 사단 출신’의 성적 추락은 예능 판을 넘어 한국 문화산업 생태계의 복합적 신호다. 성공 공식의 자기복제는 점진적으로 시장에 피로감을 주고, 새 기술·새 플랫폼·새 기획 없이 과거 영광에 안주할 경우, 이런 고착화는 더 심화된다. 국제적 경쟁력 유지와 국내 팬덤의 몰락 사이 갈림길에서, 방송사는 ‘브랜드보다 변화’가 본질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을 시점에 놓였다.

— 오지훈 ([email protected])

명성의 역설: ‘나영석 사단’의 한계와 한국 예능의 적응력”에 대한 4개의 생각

  • 발상의 전환 부족!! 나영석 사단의 저력은 인정하지만, 결국 자기 복제 세계에 갇힌 듯. OTT 등장은 새로운 룰을 만들고 있는데 방송은 그대로 머물러있으니… 다음은 어떤 예능 혁신이 있을지, 아니면 진짜 예능 시대 종말인가요?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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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tenetur

    옛날엔 엄청났던 사단인데! 이젠 프로그램 하나로 좌지우지 안되는 시대인 듯…!! 좀 더 과학적으로 데이터 기반 기획 해야 함. 반복되는 포맷은 진짜 답 없어요!! 그래도 다음엔 부활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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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국은 이제 진짜 각성해야함🤔 시대 트렌드를 못 따라가면 글로벌에서 밀림! OTT 보고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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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진짜 나영석 사단이라도 힘 못 쓰네 이제. 포맷 무한 복붙하다가 이렇게 되는 거 아녀? 옛날 영광만 팔면 결국 시청자 다 도망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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