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극장에서 만나요 – 2026년 국내 영화 개봉예정작 라인업

어느새 겨울 끝자락, 차가운 공기 사이로 극장의 따스한 불빛이 다시 피어난다. 2026년은 영화라는 시간 여행의 또 다른 시작점이다. 스크린을 채울 얼굴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익숙한 이름과, 아직 낯선 이름이 엉킨다. 올해 극장가의 목록은, 하나의 계절노트처럼 기대와 예감을 타고 흐른다.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이방인의 오후>가 있다. 4년 만의 컴백. 봉 감독 특유의 사회적 시선과 기묘한 감성, 그리고 이번엔 해외 로케이션까지 – 그의 이름만으로도 극장가는 술렁인다. 관객은 여전히 기성의 서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에 목말랐다. 천천히. 이 영화의 예고편 음악, 어둡고 무거운 도시의 소음, 그 안의 사람들. 스크린에서 도시가 내뱉는 숨결마저 곧 우리 삶의 한 조각이 된다. 이리하여 ‘이방인’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로 귀환한다.

반대로, 영화를 활짝 여는 첫 개봉 대작은 정지우 감독의 <설인의 낮잠>이다. 사랑과 상실, 그 후의 삶 – 흰 설경 너머,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 정지우 감독 특유의 서정적인 화면이 머리보다 먼저 가슴을 두드릴 것이다. 익당한 편안함과 쓸쓸함을 오가는 감성, 눈송이처럼 흩어진 인물들의 표정은 이번 겨울, 관람객의 기억 끝에 고요히 앉게 된다.

색다른 바람을 타는 건 <드림블루>다. 신예 감독 이세림의 상업 장편 데뷔작. 청춘과 우정, 현대인의 불안과 사랑을 파도치는 도시의 밤에 담았다. 커다란 롤러코스터처럼 높낮이 치는 인물 간의 감정 흐름. 익숙한 배우가 아닌 새로운 얼굴들의 캐스팅, 세대의 목소리를 담으려는 시도 – 2026년 한국영화의 숨은 힘은 ‘변화’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리고독자들을 설레게 할, 거대한 블록버스터도 빠진 법이 없다. <태극의 전사들: 리버스>가 바로 그것이다. 화려한 VFX,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액션, 한국형 슈퍼히어로 상상력의 확장. 이미 글로벌 공개까지 염두에 둔 대규모 라인업. 이 시리즈가 안겨주는 집단적 카타르시스와, 엔딩 크레딧이 흐를 때 살아나는, 관객 각각의 가슴 뛰는 11분 – 거대한 영화 산업의 명암이 자글자글 새겨진다.

시선을 비틀어줄 소형 독립영화들도 찾아온다. <보통의 밤이 오고>는 평범하고 사소한 하루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아무도 집중하지 않던 이들의 일상, 작은 방의 공기, 얽혀드는 지친 숨. 한 겹 한 겹 두껍게 쌓이는 현실의 결 – 이는 관객의 잊힌 감정들을 조용히 건드릴지도 모른다.

올해 한국영화는 사회성, 판타지, 슬로시네마, 청춘물, 장르ㆍ비장르의 구분을 넘어선 목소리들이 풍요하게 출렁인다. K-콘텐츠의 세계적 부상과 맞닿아, 제작비, 투자, 유통의 새로운 변화, 통합–획분–실험이 극장가에 공존한다. 특히 봉준호, 정지우처럼 오래된 나무들도 있지만, 젊은 감독들의 참신함이 흐린 새벽에 선연히 돋는다. 업계는 OTT 대세 이후 침체됐던 극장가에 다시 살아나는 체험의 욕구–손에 닿는 서사의 온기–무빙영화의 아우라를 회복하려 애쓴다.

음악, 미술, 프로덕션 디자인 등 영화 산업 뒷단에서도 더욱 촘촘한 협업과 혁신이 준비 중이다. 아티스트와 크루 모두, 자신만의 담론을 쌓아 올리는 중이다. 순수한 재미와 예술성, 산업과 시장, 실험과 균형의 접점에서 관객의 취향이 무기처럼 작동하고, 극장은 한 시절의 축제장이 된다.

이렇듯 2026년 국내 영화는, 겨울 저녁 뜨거운 팝콘을 나누는 미지의 연인처럼, 관객 곁에 머문다. 긴 겨울밤을 견디기 위해 우리는 다시 극장에 간다. 한 장의 영화 티켓, 한 점의 불빛, 또는 잠시의 위로. 어느 때보다 정교하게 구축된 올 한해의 라인업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영화를 믿어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겨울, 스크린은 다시 살아났고, 우리는 그 삶을 건너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특집] 극장에서 만나요 – 2026년 국내 영화 개봉예정작 라인업”에 대한 7개의 생각

  • 다 필요없고 가격 좀 내려줬으면 함 팝콘값에 놀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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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록버스터든 독립영화든 결국 또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 OTT쯤이 더 다양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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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interview

    감독진 라인업 보니 이름값은 확실한듯ㅋㅋ 근데 매번 기대 반 걱정 반… 예고편만 번지르르한 경우가 워낙 많아서요. 신인감독들 작품도 소개된 거 보니 올해 극장가엔 세대 교체 바람 드세진 건 맞는 듯. 그래도 봉준호 신작은 진짜 기대됩니다. 관객 몰이 가능할까? 모두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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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라인업이면 기대하게 되죠🤔 그래도 CG만 믿지 말고 시나리오도 신경 좀;; 올해는 흥행 성공 가즈아! 팝콘 오지게 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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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팝콘 충전해야 되나!! 신작 뭐 볼지 고민이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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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감독 이름=흥행보장 공식이 언제까지? 진짜로 올해는 극장 빵빵 터질지 의문임! 봐야 아는 거지만 맨날 경제난 얘기하는데 영화표값은 쑥쑥 올라가고… 팝콘도 미쳤죠? 다같이 OTT로 대동단결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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