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대신 손목’ 트렌드, 패션 피플들의 시선이 머무는 그곳

가방,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다. 애정 하트나 귀엽게 달린 피규어로 가득한 백참 열풍도 한풀 꺾였다. 패션의 최전선 위치가 2026년, 손목에 완전히 포커스된 분위기다. 바로 팔찌, 커프스, 워치, 그리고 두 손목에 레이어드하는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패션 피플의 시선을 송두리째 사로잡고 있다. 실용성 대신 ‘스타일 센스’를 극대화하는 똑똑한 아이템 선택, 거리의 트렌드세터들이 요즘 왜 가방 대신 손목, 손가락에 공들이는지 이 흐름을 들여다봤다.

SNS와 스트릿 패션을 주도하는 2030세대는 최근 미니멀한 백과 ‘노데코’ 가방을 쓱 메고, 대신 양팔을 화려하게 꾸민다. 구찌, 샤넬 등 글로벌 하우스는 물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다수도 올해 SS 라인업에 러프한 대구경 볼 팔찌나 해체주의 느낌의 커프스, 셀럽 협업 실버링 등 수십 가지 시그니처 제품을 내놨다. 마치 10년 전 명품백 들고 인증하던 그 자리, 이제는 볼드한 팔찌나 재미난 참 액세서리, 여러 개의 링이 주연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 중에는 명품백은 너무 뻔해서, 수입 주얼리존이나 하이엔드 브레이슬릿 샵에 더 길게 머문다”고 설명했다.

이 트렌드의 무드는 더 가벼워졌다. 격식 대신 자유로움, 절제 대신 개성 한 스푼. 예전에는 계절마다 백참, 체인, 스카프로 백을 ‘주렁주렁’ 꾸미던 이들이 이제 뱅글이나 핸드메이드 팔찌, 애슬레저 스타일의 실리콘 밴드 등으로 자기 취향을 드러낸다. 특히, SS 시즌이 다가오면서 컬러풀한 헬스 밴드 액세서리류(애플워치+컬러 스트랩), 믹스매치 실크 스크런치, 두께 있는 멀티메탈 팔찌 등이 거리패피들의 필수템. 강남 한복판이나 홍대, 해운대 스트릿에서 눈썰미 빠른 이들이 이미 이 손목 스타일링을 시그니처처럼 뽐내고 있다.

가방에서 손목, 심지어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변화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팬더믹 이후 미니멀 라이프와 ‘간편 꾸밈’ 문화가 본격 자리 잡으면서, 투머치 꾸밈이 지루해졌다. 서점에는 ‘가방 비우기’ 관련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MZ세대는 휴대폰 지갑, 초소형 미니백에 만족하고 남는 공간을 ‘액세서리로 채우기’에 집중한다. 둘째, 커뮤니티와 SNS에서 가방 인증샷 탐닉이 크게 줄고, 팔찌와 반지 등에 시선이 집중된 ‘디테일샷’이 대세가 된 것도 한몫한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상위권엔 #koreanbracelet #stackring 같은 손목·손가락 주얼리 관련 키워드가 무려 2배가량 늘었다(2025~26년 기준).

마지막 원인은 가격과 유연성이다. 부쩍 오른 명품 가방 가격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으면서도 시즌마다 변신 가능한 액세서리가 세련된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실제 주요 백화점 PB 쥬얼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뛰었고, 개별 디자이너의 한정판 커프스와 리미티드 에디션 실버 주얼리도 입소문만으로 완판되는 경우가 많다. 거리 브랜드부터 하이엔드까지, “손목 하나로 계절 기분 내는 게 훨씬 쿨하다”는 소비자 목소리가 힘을 얻는 모양새다.

재미있는 건, 이 흐름에서 남녀가 따로 없다. 남성 패션 시장에서도 볼드한 팔찌, 체인 워치, 픽시 코인 링, 컬러 실리콘 팔찌 등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30대 남성 직장인들은 ‘출근룩 필수템’이라는 밈까지 만들며, 수십 만 원 대 기본 메탈 팔찌, 청바지 셔츠와 어울리는 두꺼운 스틸 시계를 적극적으로 믹스매치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 셀럽, 패션 유튜버들의 V로그에도 가방보다 “손목 위 메탈의 레이어업”이 훨씬 많이 등장한다.

한편, 브랜드들은 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최근 LNA, 크러쉬 실버, JW디자인 등 국내외 쥬얼리 브랜드가 릴레이 신제품을 쏟아내며, 티끌 모아 블링블링 아이덴티티 꾸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2월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에르메스 런웨이 모델들이 아예 백 대신 손목에 커다란 커프스와 6겹 링만을 스타일링하며 이번 트렌드의 상징을 보여줬다.

믹스&매치, 투머치 꾸밈, 미니백 혹은 노백 스타일, 그리고 팔목 끝에 매달린 나만의 무드. “가방은 들 때보다 벗을 때 더 재밌다”는 위트있는 요즘 패션피플의 감각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닿아 있다. 두꺼운 챙의 캡 대신, 화려한 손목 위 주얼리 하나로 오늘의 느낌을 결정하는 2026년. 내 손목이 오늘 내 룩의 주연이라는 것, 트렌드에 민감한 이라면 이미 다들 알고 있을 듯.

— 오라희 ([email protected])

‘백 대신 손목’ 트렌드, 패션 피플들의 시선이 머무는 그곳”에 대한 3개의 생각

  • 패션 흐름 신기하네요!👍 갑자기 팔찌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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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방보다 팔찌로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라니… 신선해요😊 예쁘고 유용한 액세서리 많이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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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치스트랩만 신경 썼는데… 이제 브레이슬릿까지 신경써야 패피 소리 듣는 시대구나ㅋㅋ 패션피플 따라가기 점점 빡세다,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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