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서평]
“기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반복되는 일상 틈틈이, 우리는 무심코 일기장을 펼치거나 스마트폰 메모지에 짧은 감상 혹은 다짐을 남긴다. 최근 출간된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는 이 일상적 습관 속에 담긴 큰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책이다. 최근 몇 년간 자기계발서 시장의 트렌드는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 그리고 나의 축적과 변화를 중시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책은 일기와 기록의 효율적 방법론을 다루는 동시에, 기록을 통한 자기 인식과 성장, 더 나아가 ‘기록이 곧 정체성’임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이러한 화두는 이미 해외 신간, 특히 북미·일본의 ‘플래너 라이프스타일’ 돌풍과 맞물린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 습관화 전략이 아닌, 실제 기록 경험담과 실패, 그리고 성장의 애환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특유의 진정성을 입힌다.
책의 필자 역시 평범한 직장인 생활 속 소소한 기록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삶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변해온 과정을 보여준다. 매일의 무의미함과 감정 기록 속에서 필자는 어떤 패턴을 발견하고, 그것이 미래의 선택과 행동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구체적으로 회고한다. ‘어제의 메모가 오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단순한 명제가, 이 책에서는 마치 다큐멘터리의 굴곡진 내러티브처럼 다가온다. 기록은 단순한 과거의 나열이 아니라, 앞으로의 내가 누구일지를 형성한다는 메시지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최근 국내 출간작을 분석해보면, 기록의 미학과 성찰을 주제로 한 도서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기록의 힘’, ‘내 안의 질문, 하루 10분 일기’ 등의 책들과 그 궤를 같이 하면서도,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냉철함이 공존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기록의 방식은 다양하다. 종이 일기에 글을 적는 고전적 방법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디지털 앱, 음성메모, 사진일기까지 아우른다. 과거 기록의 의미를 강박적으로 “과정을 체계적으로 남기라”는 충고에 머물지 않고, 실수와 망각, 나약함까지 아우르는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 감성적이면서 직설적인 진술, 실제 부딪혔던 실패와 반성이 이 책 특유의 신뢰감을 자아낸다.
흥미로운 점은 기록의 ‘측정 불가한 가치’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필자는 미래의 자기 보상을 위해 기록을 남기라고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쓰는 그 순간에 이미 의미가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최근 심리학 연구의 ‘마음챙김’ 이론과도 맞닿아 있다. 기록의 결과가 아니라 ‘현재의 자기 인식’, 과정에서의 자기 존중이 중요하다는 것. 이 대목에서, 책은 기록을 성취의 도구로만 다루는 자기계발서들과 분명한 선을 긋는다.
다만, 이 책이 제시하는 기록 방식엔 몇 가지 비판 여지도 있다. 감정적 진심과 자기서술을 강조하면서도, 꾸준함의 어려움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리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작가의 일관된 성찰 역시 일상에 지친 독자에겐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점은 곧 ‘누구나 다르게 기록할 수 있다’는 포용적 메시지로 보완된다. 기록이란 결코 완벽하거나 그럴듯해야 할 필요가 없다. ‘나의 오늘’이 곧 내일의 내가 되고, 짧은 문장 한 줄이 때로는 인생의 진로를 비트는 결정적 표식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 이 책은 무엇보다 그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OTT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나 청춘군상 드라마에서도, 각자의 일기 또는 비밀 노트를 통해 주인공들이 자기를 구원하는 서사가 꾸준하게 등장한다. 미디어와 사회 또한 기록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 위에서, 분명히 일상 기록의 필요와 가치를 재발명할 명분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특히, 일을 하며 소진되는 현대인, 삶의 패턴에 권태로운 밀레니얼·Z세대에겐, 곁에 두고 펼쳐볼 가치가 충분하다.
궁극적으로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는, 단지 동기부여 이상의 의미를 품은 책이다. 감성적인 내러티브와 현실적인 방법론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각자만의 글쓰기로 나아가도록 조용히 등을 떠민다. 기록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동시에 평범하게 쉽다. 오늘의 고백이 내일의 미소이길, 작가와 독자 모두 희망하게 되는 순간들. 그 따뜻함이, 책 한 권을 다 읽은 후에도 묵직하게 가슴에 남는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기록한다고 뭐가 달라지나?ㅋㅋㅋ 여행하라는 말이 더 낫지 않음? 🙃
저는 기록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하루에 한 줄이라도 써 두는 편입니다. 긴 글이 아니어도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그 순간의 감정이나 고민이 그대로 살아 있더군요. 이번 기사와 책이 강조한 대로, 기록이 거창한 변화나 대단한 꾸준함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관찰이라는 점이 가장 공감됐습니다. 자기 자신만의 기록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참 따뜻하게 다가오네요. 기록이 일기장이든 메모 앱이든, 결국 나중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그 감각이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 이런 콘텐츠가 자주 소개되었으면 좋겠네요.
꾸준히 기록하는 게 어려운 건 사실인데, 지나고 보면 그만큼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것 같아요ㅋㅋ 실제로 기록 덕분에 위로받았던 적도 있으니 한 번쯤은 도전해볼 가치 있음!
기록한다고 갑자기 인생이 확 바뀔 거란 환상 좀 그만 심어줬으면 한다. 현실은 다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책에서나 가능한 감성만 소비하지. 저성장 시대에 기록이 해답인가, 그냥 회의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