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에 뺐기기만 하다 지쳤나, 제2의 페디가 아니라 켈리를 찾았다
KBO리그 구단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스타 투수를 잃어버리는 현실에 피로감을 호소하다 드디어 다른 시각에서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수 영입구도 ‘제2의 페디(Fedde)’ 찾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2023년 NC를 1년 만에 확 바꿔놓은 페디 효과는 시즌 내내 타구단들을 자극했다. 그러나 2026년을 앞두고 직접 얻은 결론은 더이상 페디만을 쫓을 시간이 없다, 바로 ‘켈리(Kelly)’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어느 때보다 많은 FA 투수와 외국인 에이스가 MLB 진출을 선언했다. KBO는 정수기 물만 바꿔도 기록이 남는 리그지만 이미 에릭 페디와 아리엘 미란다 등 MLS급 투수들은 ‘KBO-MLB 이동 경로 정상화’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심지어 삼성, 두산, LG, 롯데까지 항간의 빅네임 투수마저 스토브리그 끝자락에서 하나둘 미국팀과 계약 소식이 이어지면서 각 구단 운영진이 받은 충격은 컸다.
여기서 의문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왜 KBO는 계속 뺏기기만 하는가.’ 이는 한국 야구 마켓의 현실, 메이저의 자본력, 그리고 국내외 야구 인재 운용의 차이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페디 케이스는 이미 롤모델이 됐지만, 현실은 그를 복제하는 작업에선 늘 한발 뒤처지는 모양새다. KBO는 시스템 리쿠르팅의 한계, 트렌드만 좇는 영입 방식, 그리고 진짜 투수 자원에 대한 심층적 분석 대신 평균치에 안주하는 고질적 문제를 반복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한화와 SSG를 중심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5년 한화는 내부에서 스카우트 및 데이터 부서 통합 전략을 통해 MLB 출신 즉시전력감뿐 아니라 ‘현실적 한국 무대 최적화’ 투수 발굴에 힘을 쏟았다. SSG의 경우도 MLB 마이너리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빅리그 콜업에는 실패한 저연봉, 그러나 구위·이닝셰어·게임리딩에 강점 있는 투수군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이는 곧 ‘2년차 KBO 성공 시스템’의 베이스라인을 두껍게 만드는 것이다. 즉, 모든 구단의 스카우트 레이더망에 ‘비싼 슈퍼스타’가 아닌 ‘KBO 타입 켈리’가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제2의 켈리, 즉 메이저리그에서 인상은 약해도, KBO 무대에선 꾸준히 150이닝 이상 소화하고, 경기 내내 중심타선을 맞춰주는 유형의 투수들이 실질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KT의 윌리엄 쿠에바스, LG의 케이시 켈리, 두산의 크리스 플렉센 등이 그 사례다. 이들은 스탯 상으로는 압도적이지 않아도, 국내 환경—특히 뜨거운 더위와 주 1회 등판 루틴—에 이미 최적화된 경기운영 능력과 적응력, 뛰어난 커맨드, 하위-중위순위 팀에서 견인차 역할을 해내며 명실상부한 ‘KBO 특화형’ 에이스임을 몸소 증명했다.
스카우트 흐름 역시 팬심과 괴리된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트렌트 손튼이 대표적이다. 트렌트 손튼의 MLB 통산 성적은 4년 136경기 414이닝 ERA 4.73, 고만고만한 숫자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손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 러너 관리,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등 세부 첨단지표를 통한 시스템적 가치에 집중했다. 손튼의 2025시즌 예정 이닝은 실제로 160이닝, QS 16회라는 청사진이 이미 클럽하우스 벽에 걸렸다. 이것은 단순히 ‘성적 좋은 MLB’가 아니라, KBO 환경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전 퍼포먼스에 따라 컨디션 조절이 가능한 유형에 자신감을 실은 선택이다.
LG의 빅마켓 구단 전략 변화도 빠질 수 없다. 포스트케이시 켈리 시대를 준비하며 LG가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 투수들의 공통분모는 결국 ‘버틸 수 있는 몸’과 ‘위기관리 능력’이다. 최대 이닝 소화, 높은 그라운드볼 비율, 그리고 내야수비와의 커넥션을 활용하는 피칭 스타일이 선호되기 시작했다. 이는 MLB에서의 즉흥적 파워피칭(페디)만큼이나, KBO라는 리그가 요구하는 투구 내구성과 심리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기류다. 실제 KT 쿠에바스, LG 켈리,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등 베테랑 유형 투수들은 포스트시즌 승부처에서 압도 아닌 ‘지속적 관리형’ 퍼포먼스로 시즌 내내 리그 정상권을 유지시킨 중추였다. 이처럼 리그 전역에서 ‘버팀목’ 투수에 대한 재평가가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구단들 스스로도 이제는 스카우트 오피스 케미와 데이터본부의 결합, 그리고 코칭스태프 현장점검의 삼각 구도에서 속도 조절에 한창이다. 예전에는 MLB나 NPB 커트라인 선수만 세미나마냥 줄세워 영입리스트를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직접 AAA 마이너 현장, 심지어 대만, 멕시코리그까지 발품을 팔고 있다. “무조건 세이브, 평균자책점” 식 단순지표 평가에서 벗어나, 볼넷 관리, 침체기 대응력, 2회전 통과 시 피안타율 변화 등 실전 변수를 데이터화해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결과적으로 신규 외국인 투수들의 적응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작년 대비 예산 효율성, 장기적 선수 육성 체계 강화라는 보너스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팬 입장에서는 화려한 이름값, MLB류 빠른 볼에 더 끌리겠지만, 리그를 단단히 받치고, 긴 시즌을 든든하게 꾸려주는 투수 유형이 어느 때보다 소중해진 2026년이다. 144경기 동안 매주 팀을 살리는 건 아웃피치 한두 개보다 투수 생존력에 방점이 찍힌다. 페디류의 화끈한 스타가 매년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실질적 가치를 찾아가다 보니, KBO 야구의 지향점도 서서히 달라지는 조짐이다. 이제는 제2의 켈리, 즉 검증된 내구성·위기관리형 투수가 KBO 10개 구단 모두의 첫 번째 희망 리스트가 될 것이다.— 한지우 ([email protected])


투수도 결국 버티는 애가 이기지… 단순피칭 시대 끝났네
결국 켈리가 최고지 ㅋㅋ
오~ 역시 엘지 스카우트 노선 바뀌니까 신기했어요🤔 투수진 기대됩니다! 야구 사랑합니다~
이제 로또 돌리지 말고 진짜 켈리같은 리그형 투수 찾아라 ㅋㅋ 한화 야구는 지켜본다!
늘 MLB에 인재만 뺏기는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기사 보니 드디어 KBO가 실속 챙기려나 봅니다. 켈리처럼 내구성과 안정감으로 롱런하는 선수의 진가를 이제서야 구단들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시즌 때마다 반짝했던 파이어볼러 보다 켈리·쿠에바스처럼 팀 내실 다지는 선수들이 필요하단 데 진짜 공감. 데이터 활용 늘린다니 스카우팅 오래전부터 바뀌었으면 좋겠음… KBO팀들 외국인 선수 리크루팅에 좀 더 다양한 가치관이 녹아나길 기대… 야구 보는 재미 좀 살려줘야지요.🧐 결국 돈만으로 안되는 게 스포츠의 본질이죠. 앞으로 한 시즌 지켜보다 또 결과로 확인하고싶네요. 한지우 기자 경기 흐름 설명도 좋아서 계속 구독중입니다.
켈리 스타일= 야구계 원조 효자템 ㅋㅋ
분석… 참 디테일하네요!! 시장 구조, 피칭 유형, 구단 운영 트렌드까지 쪼개서 보니까 그동안 느끼던 단점이 차근차근 정리됩니다. 게다가 올해는 정말 내구력 위주의 영입이 대세라면, 부상 관리와 팀 내 적응력까지 데이터화했으면 싶어요!! 팬들 입장에서 진짜 리그를 잇는 허리, 버팀목 투수의 가치 두 배입니다.
ㅋㅋㅋ 매년 가장 잘나온 투수 해외로 가더니 이제서야 맞는 투수 찾겠대. 야구단들 전부 급한 불 끄기식 영입밖에 더하냐…
요즘 야구는 확실히 옛날이랑 달라졌어요. 구단 스카우트도 분위기 읽고 데이터 보는 시대인 듯 🤔 선수들이 환경 적응 잘 하는 게 중요하니까… 올해 투수진 어떤 변화가 생길지 지켜보고 싶네요.
시장 흐름 분석 이후론 그래도 좀 진지하게 스카우트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