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안보’, KAMA의 경고와 정치적 숙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친환경차 분과 회의를 개최했다. 핵심은 ‘자동차 산업 안보’다. 회의장에서 나온 당부는 무겁다. 단순한 친환경차 전환의 기술적 논의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 전반을 둘러싼 경제안보, 전략환경의 전환, 정부 정책 방향의 총체적 조정이 논의의 실체다. 최근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이 자동차 산업을 ‘국가 전략’으로 규정하는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RA(인플레감축법), EU 탄소 국경세 모두 산업의 탈탄소를 내세우지만 본질은 산업주권 수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 KAMA가 강조한 산업안보, 곧 자동차 산업의 전략적 가치 재평가가 절실하다는 현실 인식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2020년 이후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 등)의 가파른 성장 덕에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연간 생산량은 사상 최고다. 하지만 이면의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자국 시장 보호에 나서면서, 배터리 원자재 조달, 핵심부품 공급망, 기술표준 선점 경쟁이 모두 산업안보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최근 GM, 테슬라 등 미국 제조사가 전기차 전략 수정을 단행했고, 유럽은 중국산 전기차 견제를 위한 여러 규제를 도입했다. 그 흐름에서 볼 때 한국도 자동차를 ‘단순 수출산업’이 아닌 ‘국가전략산업’으로 재위치시켜야 한다.

정부 정책은 대외환경 대응력, 산업생태계 방어력 강화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관건은 고급인력 양성·핵심 부품 국산화·원자재 해외의존도 감소다.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부품 가치사슬의 리쇼어링, 기술규제·표준 선점 경쟁에서의 주도권이 달려 있다. 실제로 한미, 한EU FTA 등 통상틀 안에서는 환경규제의 명분 하에 신흥무역장벽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단지 환경문제가 아니라 자국 산업 보호, 기술주도권, 나아가 경제 안보로 확장된 흐름이다.

여야 정치권은 이에 대한 중장기 해법에 소홀했다. 선거 시기 친환경차, 배터리 정책을 공약하는 것 이상으로,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략기획이 요구된다. 김포공항 이전, 부동산 정책처럼 전투적 프레임이 난무하는 국회지만 막상 경제안보, 산업생태계 재편 이슈에는 과감한 투자와 지원, 규제개혁 논의가 부족하다. 글로벌 산업재편의 현장은 속도가 빠르다. 2026년 들어 미국, 유럽, 중국의 공급망 재정렬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고, 아세안 시장에서는 기존 일본-중국 구도에 한국이 본격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정치적 프레임 하에서 자동차 이슈는 여야 모두 ‘일자리’, ‘탄소중립’, ‘대기업 규제’ 레퍼토리에 갇혀 있다. 그러나 KAMA의 요구처럼 정책은 훨씬 입체적이어야 한다. 공급망 보호, 기술자립, 민간-정부 파트너십, 국제협력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특히 산업재편에 뒤처지면 근로자 대량실업·지역경제 위기·기술탈취 등의 현실적 문제가 이어진다. 자동차산업은 이미 ‘산업정책’이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의 프레임으로 이동 중이다.

문제는 산업안보라는 키워드가 결국 정치 논쟁 소재로만 소모될 경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당은 ‘친기업’, ‘반기업’ 구도로 자동차정책을 소비하지만 본질적 리더십 부재가 뚜렷하다. 산업계의 목소리, 실제 기술IRL(일상생활) 변화를 반영한 정책실험, 신속한 현장투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분업구조 의존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구조적 취약점을 덮는 땜질식 예산 배분이나 근시안적 보조금 확대는 대책이 아니다. 중장기적 글로벌 규칙 세팅, 핵심부품+소재 독립, 기술표준 주도권 확보, 적극적 시장개척이 해법이다.

KAMA가 제시한 ‘자동차 산업안보’는 곧 한국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과 맞닿아 있다. 국회와 정부, 정당, 업계 모두 전략적 리더십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 2026년, 자동차를 단지 환경 소재나 수출 실적 발표 거리로만 다룬다면 또 한 번 글로벌 산업 흐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산업의 프레임 전환이 시급하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자동차 ‘산업 안보’, KAMA의 경고와 정치적 숙제”에 대한 4개의 생각

  • 산업안보 얘기 많지만 현실은 안 따라가는 것 같아요🤔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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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산업이 이렇게 중요한데, 정치권에서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실제로는 실속이 없는 것 같아요😂 이래서야 미래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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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laboriosam

    정책의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산업안보란 명분이 그저 정치 쟁점으로 남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실질 정책과 사회적 효과 평가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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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요즘 뉴스는 죄다 ‘안보’ 붙으면 뭔가 대단해 보이고 책임은 아무도 안 짐ㅋㅋ 자동차 산업도 결국 다들 탓만 하지 실제 대책은 없더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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