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의 진짜 매력은 리조트 밖에서 피어난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 괌은 어김없이 인기 여행지 순위 상위에 이름을 올린다.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온화한 햇살과 반짝이는 백사장이 펼쳐진 리조트는 가족, 연인, 친구 모두에게 안락한 휴식의 공간이 되어준다. 하지만, 괌의 진짜 색은 그 리조트의 현란함 너머에 숨겨져 있다. 이번 여행인(人)터뷰를 통해 들여다본 괌은, 그곳에서 살고 경험을 쌓아온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기존의 관광 공식에서 한발 비껴선 매력에 관해 속삭인다.

‘괌을 괌답게 즐긴다’는 말은 어쩌면 익숙한 리조트와 쇼핑몰에서 벗어나 섬 곳곳을 걸으며 현지인들의 삶과 차분하게 맞닿는다는 말일지 모른다. 만약 타무닝의 푸른 바람이 머무르는 작은 그늘 아래,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이웃처럼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현지 상인, 바다와 산이 만나는 누런 언덕 끝자락의 이름 모를 찻집을 경험했다면, 우리는 그제야 비로소 괌에서 제대로 숨 쉬고 있는 셈이다.

괌은 오래전부터 남국의 꿈을 품은 휴양지로만 떠오르곤 했지만, 실제 낡은 도심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담장에 핀 꽃들과 하루종일 여유롭게 움직이는 이방인과 현지인들 사이로 스며드는 순간, 괌이 가진 삶의 결이 촉감으로 느껴진다. 기자 역시 언젠가 차모로 마켓에서 코코넛 오일이 스며든 현지 음식을 한 점 입에 넣었을 때, 낯선 방식으로 만들어진 친근함과 따스함에 마음이 풀릴 수밖에 없었다. 괌의 전통 음식인 켈라구엔, 레드 라이스, 탄두리 스타일의 닭고기 요리 따위는 여행책자의 설명보다 식재료가 가진 소박함과 시간이 스민 풍미로 더욱 오래 남았다.

최근 괌에서는 ‘로컬 경험’에 대한 여행자들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러 기사와 현지 매체에서도 괌이 호텔 안 수영장과 뷔페, 대형 쇼핑센터를 넘어, 진정한 여행의 기억이 될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읽힌다. 유명 관광지였던 투몬만이 아니라, 남동부의 인적 드문 마을,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현지인들이 몰려드는 누런 해변에서 마주치는 일상 속 평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여느 휴양지와 구별되는 괌만의 이야기다. 소소한 골목길 카페, 수제 맥주 바,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지역 예술가의 벽화들은 괌을 다시 한 번 걷고 싶게 만든다.

논조가 자극적이지 않지만, 이곳이 내주는 생활의 뉘앙스에 기자는 계속 마음이 놓인다. 좋든 싫든 관광객의 입장에서 괌의 매력을 논할 때, 객실 업그레이드나 SNS 인증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리조트 밖, 그늘진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짧은 인사, 아직 세련되지 않은 오래된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차모로 음악, 달큰한 타로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음미하는 시간을 통해서만 괌의 본모습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현지인들이 만들어가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 속에서 여행자는 스스로에게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남국의 햇살 아래에서 천천히 묻고 답할 기회를 가진다. 괌의 ‘진짜’는 과시나 화려함이 아니라 달짝지근한 저녁 공기,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목에서 잃었던 감각을 다시 깨워주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는 정직한 일상 사람들의 표정에서 찾아온다. 괌은 오랜 시간 관광지로서의 화려함 너머에서, 자신의 숨결을 지키며 조용히 여행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리조트의 바깥, 무심하게 살아 움직이는 골목과 바다에서, 괌은 가장 괌다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화려한 팜트리 그늘 아래 잠깐의 환상도 좋지만, 현지 시장의 타로칩을 손에 쥔 아이, 삼삼오오 모여 바닷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마을 청년들, 수수하나 깊은 향기를 간직한 골동품 가게의 손길 등, 괌의 진짜 풍경은 오히려 그 너머에서 바라봐야 한다. 신선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저녁, 해질녘의 파도 소리에 귓가가 물드는 순간, 여행자는 괌의 속살과 맞닿는 기쁨을 조금 더 깊게,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괌의 진짜 매력은 리조트 밖에서 피어난다”에 대한 7개의 생각

  • 근데 괌 가도 결국 한국인만 엄청 많던데 ㅋㅋ 괜히 현지체험하겠다고 했다가 다 한글 간판일 때 웃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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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괌 로컬 느낌 궁금했는데 이런 기사 좋아요! 직접 경험 강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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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괌도 결국 관광지 상술이겠지!! 맨날 진짜로 꾸민 여행 인증 분위기 점점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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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은 인스타 맛집만 찍는데 저렇게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진짜 추억 생길듯🤔 로컬시장 먹거리… 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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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여행은 무조건 현지 삘로 가야 의미가 있는데, 괌도 예외가 아니지. 괌에서 돈 아끼려다 리조트에만 처박혀 있으면 평생 그게 괌인 줄 착각함. 이런 현실적인 얘기 해주는 기사, 드물다. 나도 예전에 해변 작은 식당서 켈라구엔 먹었는데 여행 전체의 임팩트를 바꿔줬음. 근데 요즘은 인스타감성 너무 많아져서 진짜 괌이 더 숨는 듯. 앞으로 현지생활 조명한 기사 많아졌음 한다. 기자님 글에서 현장감 느껴져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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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조트 밖 괌?!! 지금 한국 환율에 괌에서 로컬 체험 할 여유가 어디 있는지…!! 현실적인 비용 얘기 꼭 다음 기사에서 써주셈. 현지상인들이 친절하다지만 관광객 붙잡는 식이면 실망일 듯… 근데 기사에선 문화적 접근이 진짜 부럽긴 함. ‘일상 속 괌’ 이 표현 좀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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