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엔TV 새 예능, 달리는 이틀 밤 – 이유진이 보여줄 ‘최고의 한잔’
임실군청 앞 영하의 밤거리, 작은 촬영차가 한 줄기 불빛을 뚫고 정차한다. 플로어 매니저가 조심스레 슬레이트를 치고, 핸드헬드 카메라가 숨소리처럼 흔들리는 순간, 배우 이유진이 긴장과 설렘이 섞인 표정으로 조명 아래로 걸어나온다. 2026년 2월, 임실엔TV가 기획하는 신개념 예능 ‘최고의 한잔’의 첫 촬영 현장이다. 제작진은 지역의 전통주와 소박한 일상을 조명하고, 배우 이유진은 자신의 진짜 얼굴과 주량, 인간관계를 카메라 앞에 모두 내보인다.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단순한 예능 신작 론칭이 아니다. OTT와 레거시 방송 채널이 극단적 장르 실험과 가짜 리얼리티 재현으로 저마다 콘텐츠 ‘차별화’에 골몰하는 지금, 지방 자치단체와 지역 문화매체가 주도하는 연예 콘텐츠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임실엔TV는 전북 임실의 특색, 지역민의 진짜 생활감, 그리고 전국 스타와의 접점을 잡아내어, ‘지역-대중문화’ 루트를 다시 깐다. 출발선에는 배우 이유진이 있다. KBS 일일극에서 두각을 보인 이후, 최근 독립 영화와 넷플릭스 미니시리즈까지 장르를 넘나들던 그. 이번엔 아예 현실 속 ‘한잔’의 숨결에 뛰어든다.
‘최고의 한잔’은 과하게 화려하거나 꾸미지 않는다. 첫 메인 스튜디오는 임실시장 후문 포장마차 골목. 이유진이 소주 한 병을 따라주자, 주점 사장님이 손수 만든 안주를 건넨다. 가게 입구에 반짝이는 구식 형광등, 카메라 화면 저편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트로트 음악, 그리고 고즈넉한 지방 밤거리 특유의 정서가 거침없이 퍼진다. 출연자가 임실 치즈와 막걸리, 청정 한우육회를 소개하는 장면마다, PD와 작가가 수차례 카메라 워킹을 반복하며 한 장면에 혼을 실었다. 군청 관계자, 지역민, 그리고 우연히 방문한 행인의 웃음소리가 숏컷마다 생생하게 담긴다.
배우 이유진의 캐릭터성과 이번 기획의 만남은 단지 ‘스타로 쓰는 판타지 예능’과 구별지어야 한다. 올해 초부터 트렌드는 명확했다. 키워드: 오리지널리티, 현장성, 솔직함. CJ ENM,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오리지널 등의 새 예능 역시 꾸준히 지역·일상·진솔함을 강조했고, 최근 화제를 모았던 tvN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나 KBS ‘대한민국 라이브’ 시리즈도 실제 사람과 공간의 온도, 현장의 리얼한 속사정, 타인의 술잔에 담긴 이야기에 시청자 몰입이 집중됐다.
이런 맥락에서 임실엔TV의 이번 ‘최고의 한잔’은, 난립하는 ‘음주 예능’의 진부함을 의식적으로 피해 간다. 주연이자 진행자인 이유진은 ‘초대 손님’이 아니라 ‘진짜 손님’이다. 술자리에서 의례적으로 오가는 식 상투적 멘트 대신, 자신의 취중 고민과 현장 상황에 흐트러지는 뒷모습조차 숨기지 않는다. 이 과정이 영상으로 변환되는 동안 동시녹음 사운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술병과 안주의 소리, 그리고 주변인들의 생동감마저 고스란히 포착했다. 영상 명암은 더욱 또렷하다. 자연스러운 조명과 거친 컷,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거리의 엔딩샷. TV 포맷이 아니라, 온라인 미디어 세대의 눈높이에서 촬영된, 일상과 비일상 경계에 서있는 새로운 클로즈업이다.
임실엔TV 관계자는 ‘지역과 스타, 그리고 리얼 예능 문법을 겹칠 때만 가능한 온도와 촉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실의 밤 공기에 스며든 토박이 말투, 이유진의 갑작스러운 노래 한 소절, 술잔 너머의 농담이 트인 영상을 생생하게 채운다. 방송 제작진은 본지 인터뷰에서 ‘현지인과의 즉석 인터뷰, 임실 삼거리 라이브 공연, 서로의 실패·좌절 경험 담화까지 현장 영상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OTT 오리지널 예능의 스튜디오화 경향에 식상함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이 작은 포장마차 예능은 오히려 힘을 준다. 지역 방송의 유연함, 제한된 예산을 현실감 있는 장면 연출과 새로운 시각으로 돌파하는 저력이 물씬하다.
비슷한 시기, OBS의 ‘동네한바퀴 리턴즈’나 TBS팟 ‘거짓말 없는 우리동네’ 등도 새로운 영상 문법 실험으로 눈길을 끈다. 그러나 임실엔TV가 내세우는 독특함은 ‘경험의 공유’라는 지점에 있다. 임실읍 거리 한복판에서 흘러드는 라이브 악기소리, 방금 들러붙은 겨울바람과 하얀 입김, 지역민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웃음이 배우 이유진의 표정, 동작, 시선과 교차될 때 시청자는 단순한 연예 프로그램 이상의 진실성을 만난다. OTT화된 대중예능이 겉멋만 들어가는 사이, 지역 기반 방송이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구축하는 서사–이것이 2026 신작들의 승부 포인트다.
이유진 개인의 행보에도 이 예능이 남길 임팩트는 적지 않다. ‘배우로서 가공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상인, 그리고 약간은 서투른 한 명의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서서 때로 당황하고, 진심을 드러내고, 지역민들과 함께 웃고 술잔을 부딪힌다. 영상 기자로서 촬영현장에 서 있으면, 그 모든 순간은 한 장면으로 압축된다. 밤하늘을 가르는 드론샷이 슬로우모션으로 임실 시장을 내려다보고, 로우 앵글에서 담은 술잔 위 파편들은 마치 하나의 다큐멘터리 사운드트랙처럼 등장한다. 제작진의 엇갈린 숨소리, 배우 이유진의 무심한 미소, 잠깐씩 오가는 동네 이웃의 안녕 인사가 숨은 명장면이 된다.
이미 시즌 1 첫 녹화분이 일부 마니아들 SNS로 퍼지며 로컬-예능 신선함을 지적받고 있다. 당장 전국 단위 시청률이나 대기업 광고유치 성과는 무리가 있겠지만, 임실이라는 작은 곳에서 시작된 ‘인간과 술, 공간과 시청자’의 자연스러운 직조가 그간의 대중문화 풍경에 작은 균열과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대형 방송사의 지상파 버라이어티들이 점점 자본 논리에서 낡은 익살로 후퇴하고 있을 때, 작은 방송국의 영상 언어-일상의 온도-진짜 이야기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임실엔TV가 다시 증명한다. 한 잔을 건네는 손끝에서, 다시 시작된 변화의 조짐이 느껴진다.
— 백하린 ([email protected])

작은 고장, 작은 방송국도 이렇게 따뜻한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놀랍네요. 임실엔TV, 그리고 이유진님 수고 많으세요. 리얼한 현장감 덕에 오히려 더 큰 방송사보다 기대감이 생깁니다! 이런 신선한 도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방 음주 예능도 결국엔 또 광고판 되진 않겠지?ㅋㅋㅋ 진짜 동네사람들과 인터랙션 많이 보고싶다! 임실에서 무슨 일이? 지역방송도 인싸 각 잡는 건가 싶음ㅋㅋㅋㅋ 내용 진짜 실화면 인정이다.
임실엔TV 이름 왜 이렇게 귀여움ㅋㅋ 지방방송도 화이팅! 앞으로 자주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