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엔딩크레딧, 이선균의 이름이 던지는 이야기”

영화 ‘왕사남’이 관객을 향해 마지막 오마주를 던졌다. 감독 장항준은 엔딩크레딧에 故 이선균의 이름을 올렸다. 스크린 속 짧은 순간, 스포트라이트는 사라지고 이름만이 남는다. 단순한 추모가 아니다. 엔딩크레딧, 영화의 진짜 마지막 장. 그곳에서 이선균의 이름은 우정, 동료애, 그리고 한국 영화계의 한 페이지를 의미한다. 공식 참여가 아닌데도 장 감독의 선택이 화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개인 간의 우정 그 이상. 남겨진 사람들의 작별 방식. 그리고 ‘같이’라는 가치.

‘왕사남’ 제작 과정에 이선균은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이 느낀 빈자리와 함께, 엔딩에 그를 넣는 결정을 내렸다. 영화 한 편의 크레딧, 이 한 줄은 때론 만 개의 대사보다 강한 메시지다. 관객은 왜, 그리고 어떻게 이 이름을 받아들일까. ‘연기자 이선균’은 스크린에 없지만, ‘사람 이선균’은 여전히 현장에 남아있다는 작은 신호. 장항준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유달리 감성적 피로가 묻어난다. 업계의 오래된 선·후배 사이, 그 공기를 아는 이들에게는 치솟는 여러 감정이 겹쳐진다.

최근 유사 사례들도 떠올라 화제가 됐다. 해외에서는 로빈 윌리엄스, 채드윅 보스만 등 유명 배우들의 사망 후, 동료 감독이나 제작진이 작품에 그들의 이름이나 영상을 엔딩크레딧으로 삽입하는 일이 늘었다. 한국영화계에서도 이전에 최진실을 오마주한 사례 등이 있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의 우정과 존경, 그리고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총합이 이런 엔딩을 만든다. 오히려 공식적 추모식보다 더 직접적으로 가슴에 꽂히는 방식. 스크린은 끝났지만, 마지막 한 번 더 그 이름을 불러주는 것.

관객의 반응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진짜 눈물이 났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상업적 선택 아니냐고 농반진반 의심한다. 첨예한 논란은 없다. 하지만 이선균이 힘겹게 남긴 여러 흔적과, 장항준이라는 감독의 인간적 선택이 교차하는 장면에서, 한국영화의 ‘연결’ 혹은 ‘관계’ 자체가 한 번 더 조명된다. SNS와 포털 커뮤니티에는 “엔딩 크레딧 보고 마음이 찌릿했다”, “다음 영화도 기대한다” 등 감상문들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엔딩크레딧 한 줄은 장르와 세대를 넘어, 영화 제작자와 관객, 그리고 남겨진 동료들 사이를 이어준다. 스타 시스템이냐, 인간적인 표현이냐를 떠나 장항준의 개성은 명확하다. 짧지만 굵게. 긴 설명 대신 이미지 하나, 이름 하나로 모든 의미를 압축하는 것. 오히려 영상 대신 이름을 택한 선택이 더 강렬하다. 한국영화계 내에서는 이런 방식의 마지막 인사가 점점 늘어나는 흐름. 바쁜 현실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동료를 기억하는 제스처의 위로가 커지고 있다.

이선균의 이름이 주는 감정선은 복합적이다. 2024년부터 국내외 연예계는 아픔과 혼란의 연속이었고, 이 가운데 ‘카메오’ 한 장, ‘엔딩 크레딧’ 한 줄이 주는 위안이 더 도드라진다. 엔딩에서 관객은 영화와 작별하면서 또 한 번 실제 인물과도 인사하게 된다.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불이 켜지지 않는, 그 짧은 침묵의 순간마저 추모의 의미로 읽힌다.

결과적으로 ‘왕사남’의 엔딩은 단순한 개그성 카드뉴스로 소비되지 않는다. 감정의 농도가 짙고, 쉬운 방식으로 직관적 위로를 건넨다. 그저 ‘추모’가 아닌 ‘동료로서의 약속’이다. 영화 한 편의 시작과 끝, 그 중간에 숨어 있던 동료애는 엔딩크레딧에서야 가장 강하게 빛났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왕사남’ 엔딩크레딧, 이선균의 이름이 던지는 이야기””에 대한 4개의 생각

  • 깊이 있는 한 줄…!! 이런게 영화의 힘인가 봅니다!!

    댓글달기
  • 진짜 감성팔이인가ㅋㅋ 아님 인간미인가 모르겠다. 연예계는 추모도 결국 이미지 관리ㅇㅇ;; 이런 거 볼 때마다 씁쓸하네. 이번엔 감동팔이 아니고 진짜였으면 좋겠음. 그냥 영화나 더 잘 만들지;;

    댓글달기
  • …이 이름 보고 울컥했어요. 따뜻하네요…😭

    댓글달기
  • 이런 엔딩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네요😊 영화 그 이상의 감동! 우정… 그 자체👍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