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도자기 제작, 유물 발굴…中 ‘지식 기반 체험’ 新소비 트렌드로 각광
도시는 빛바랜 골목을 돌면 다시 새로운 얼굴을 내보인다. 최근 중국 곳곳의 문화 공간에는 오묘한 정적과 기대가 뒤섞인다. 붓 대신 흙을 움켜쥐고 진흙물감에 손끝을 담그는 이들, 또 조심스레 고대 유물 복제품을 발굴하는 아이들. 북경, 상하이, 쑤저우 구석구석에 나타난 이 작은 체험공방들은 더 이상 소수 마니아들의 놀이가 아니다. 도자기 공예부터 고대 청자 조각 발굴, 서예, 한푸(漢服) 만들기까지. ‘지식’이 생활 속 문화 체험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흐름이다.
그 공간은 마치 어느 옛 시인의 집처럼 소박하면서 세밀하다. 입구를 들어서면 흙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현지 체험자의 손에는 가마의 온기가, 테이블 위에는 완성되지 않은 토기들이 차분히 놓여 있다. 어린아이의 손바닥에 묻은 진흙, 조심스럽게 덧입혀지는 유약. 한쪽에서는 문화 해설사가 과거 명나라 시대와 현재를 오가며 유물을 설명한다. 몽롱한 빛 아래 작은 흙덩이에서 새 삶이 시작된다. 다시 태어나는 도자기와 그것을 바라보며 호기심과 존경이 스며드는 얼굴들. 이토록 사소한 순간이, 도시인들의 바쁜 일상에 깊고 사려 깊은 쉼표가 되어 준다.
중국의 ‘신(新) 소비 트렌드’는 어느새 상품과 물질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과 감성이 오래도록 차곡차곡 쌓이는 경험에 가치를 둔다. ‘체험의 경제’라는 이름 아래, 물질적 만족을 넘어선 의미 찾기의 열망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여행 플랫폼 마펑워·씨트립의 최신 데이터는 2025년 하반기 기준 체험형 여행, 지식기반 공방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약 47% 상승했다고 밝힌다. 10대부터 중장년까지 직접 손을 움직이고 기록을 남기는 소비자가 늘었다. 가장 인기가 높은 도자 공예와 유물발굴 체험은 매주 아이와 가족,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들로 붐빈다. 교육, 오락, 휴식, 자기실현이 한데 섞여있는 공간이다.
기억 속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일상 속 귀퉁이에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은 각자의 박물관을 구축한다. 가족 단위 체험객들은 사소한 허물과 웃음, 지적인 발견의 순간을 함께 축적한다. 한 쌍의 도자기를 완성하기까지의 고요하고 진지한 손놀림은 그 자체로 치유다. 수백년 전 선조들이 남긴 예술적 흔적을 더듬어, 지금 내 두 손에 옮겨보는 이 경험은 삶을 견고하게 만든다. 공간을 둘러싼 친밀한 분위기와 잔잔한 조명, 어디선가 들려오는 도자기마저 숨 소리 나는 듯한 정적, 무엇보다 그 안에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는 대도시의 시끄러운 반복을 잠시 멈춘다.
이번 체험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깊은 전환의 징후다. 애초에 ‘지식 기반 체험’이 중산층 이상 소비자만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지방 도시, 청년 창업가들의 DIY 스튜디오를 통해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도자기 챌린지’, ‘유물 발굴 후일담’ 등 자신만의 문화 체험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개개인이 주인공이 되는 스토리, 자신만의 결과물을 자랑하는 일상. 특히 중국 최대 쇼핑 플랫폼 타오바오, 샤오홍슈 등에서는 체험형 수공예, 유물 레플리카 키트, 맞춤 클레이 클래스 등이 인기몰이 중이다. 청소년부터 중장년, 퇴직자에 이르기까지 삶의 밀도와 취향을 탐색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비슷한 현상은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도심에서도 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남긴 ‘거리두기’와 ‘비대면’에 대한 보상 심리가 체험 활동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졌던 맥락과 맞닿는다. 하지만 중국의 문화공방 트렌드는 ‘체험’에 지성을 얹고, 이를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이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의미 있는 경험의 소비”가 고도화된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사람을 아날로그로 돌리고, 자아 탐색의 힘이 커지는 사회적 흐름과 겹친다고 진단한다.
과거 박물관·문화재 단순 관람 중심에서 이제는 참여와 실천, ‘내 손의 역사’를 남기는 적극적 경험으로 자연스레 옮겨가고 있다. 고색창연한 공간에서 ‘나만의 유물’을 만들어 본 경험은 평범한 날에도 걷잡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감각의 결, 손끝의 온도, 흙이 유약으로 변하고 가마 속에서 다시 하나로 단단해지는 과정은 생활의 감수성을 높인다. 그 안에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와 자존감, 일상의 조용한 혁신이 담겨있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트렌드가 금방 지나가리라’는 냉소적 시각도 있지만, 도심과 일상에 뿌리 내리는 체험 경제의 잎은 쉽게 시들지 않을 듯하다. 가격 부담을 낮추는 소규모 워크숍과 SNS 발달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시간과 정체성을 공들여 빚어내는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혼자보다는 함께, 가족·친구와 마주 앉아 의미 있는 경험을 빚어가는 문화의 확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익숙함을 넘어선 새로움, 내가 내 손으로 만든 단 하나의 존재를 품는 그 순간. 단순한 체험을 넘어, 삶의 기억에 섬세한 겹을 더하는 이 변화는 조용하지만 아주 천천히, 우리 모두의 일상을 물들이고 있다.— 하예린 ([email protected])


문화 체험 좋긴한데 역시 돈이 문제지!!
유물 발굴이 체험이라니 신박하다🤔 그냥 보던 거랑 확실히 다르겠네
진짜 문화적 체험이 트렌드가 된 거 보면 세상이 바뀌긴 했네요! 옛날엔 이런 거 하면 촌스럽다고 했는데… 🤔 이젠 힐링이라니 예쁘네요😊
어릴 때 저런 거 배웠으면 손재주 좀 늘었으려나 싶음 ㅋㅋ 근데 중국은 진짜 뭐든 스케일이 남다름… 무서워서라도 한 번 해보고싶다 ㅋㅋ
요즘 유튜브 보면 도자기 굽는 영상, 유물 발굴 체험 브이로그 진짜 많던데 공감돼욬ㅋㅋ 중국만 아니라 일본, 한국도 홈카페처럼 슬슬 유행탈것! 이런 트렌드는 아날로그 감성+지식 정말 좋음. 현실은 돈과 시간 투자가..ㅎ 그래도 기회되면 꼭 해보고픈 1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