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또 하나의 언어가 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합주

한 교실에서 다양한 관악기와 현악기가 어우러진다. 또렷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가 서로 뒤섞이고, 종종 비뚤게 흐르는 음도 낯설지 않다. 누구의 주도로만 움직이지 않고, 작은 실수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안함 속에서 성산청소년오케스트라 ‘소리물감’의 풍경이 드러난다. 각기 다른 학교와 배경의 청소년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모여 또 다른 공동체를 일군다.

음악교육 현장에도 새로운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부에서 엘 시스테마와 같은 집단악기교육이 사회적 약자 자녀 중심으로 시도된 지는 오래지만, 최근엔 ‘참여형’ ‘포용형’ 프로그램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성산청소년오케스트라 ‘소리물감’은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청소년들의 예술적 욕구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다양한 국적, 다양하게 얽힌 가족사, 생활환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지위와 상관 없이 하나의 음악 속에서 어우러진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사라진 건 아니나, ‘다르다’는 것이 갈등이나 배제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음악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고 있다.

성산구청과 지역 음악인들의 협력 속에 소리물감은 학생들에게 악기와 연습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ㆍ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예술교육 시스템이 지방 청소년들에게도 열린 결과다. 참여 학생 수는 50여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일부는 지역축제, 봉사연주 등을 통해 사회참여의 기회까지 넓혀가고 있다. ‘연주를 잘 해야 한다’는 압박 대신 ‘함께 소리를 만든다’는 경험에 집중하면서 음악은 공동의 기억이자 성취로 남는다. 실제로 지역 아동복지시설이나 다문화가정 자녀, 탈북가정 학생 등 여러 환경의 아이들이 적절한 지원 아래 함께 악기를 배우고, 소규모 팀을 이뤄 합주를 선보인다. 이 모든 과정은 ‘동료성과 상호 존중’이 전제가 되기에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음악은 개인적 체험을 넘어 사회적 경험을 새롭게 매개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 음악은 또래와의 비교나 내면적 혼란을 이겨내는 안전한 통로이자,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확인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성산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겪는 커뮤니티 경험, 연습실의 풍경, 합주의 과정은 사회적 소속감을 높이고 자존감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국·유럽 등지에서도 합주 중심 음악교육이 저소득층·이주민·소수계층 청소년의 적응,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청소년 오케스트라 실무자 대부분이 프로젝트 파견직이라긴 여건이 불안정하다. 참가 학생들에게 잠정적 ‘탈락’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일부 어린이는 사적 사정이나 돌봄공백에 따라 접속이 끊어지고, 약속된 공연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여러 기관과의 협조, 예산 배분, 악기 관리와 수리, 정신 건강 지원까지, 실제 운영에는 촘촘한 사회 지원 시스템이 필수다. 음악이 단지 ‘특별한 아이들의 특별한 취미’에 머물지 않고 삶에 깊게 뿌리내릴 수 있으려면, 음악교육이 지속적이고, 충분히 무료 혹은 저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도 중요하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공동체가 함께하는 ‘소리물감’의 경험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음악 안에서 생애 초기의 신뢰, 연대감, 그리고 갈등을 극복하는 법을 배운다면, 이는 추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 이들이 더 포용적인 사회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음악교육의 현장에 남아있는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 치열한 입시경쟁과 성적 위주의 환경에 놓인 한국 청소년에게 이런 ‘공동의 울림’이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음악, 또 하나의 언어가 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합주”에 대한 6개의 생각

  • 진짜 이런 걸로 하나가 될 수 있긴 한거임? 그냥 보여주기식 아닌지ㅋㅋ 그래도 음악 힘 믿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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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들 다 같이 모아놓고 뭐 하라는 거지…진짜 효과 있는 건 맞냐? 그래도 핑계로 악기 한번쯤은 만져볼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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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voluptatem

    이런 사례 지역마다 진짜 소중해요! 청소년 문제 하나라도 해결할 묘수일지 지켜보자고요🤔 많은 기관 관심 가져주면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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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이대로만 잘 굴러가면야 좋은데… 결국 현실 벽에 부딪혀서 흐지부지되는 게 너무 많았음…제발 이번엔 지속성 있게 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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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의 힘 타령 많이 하지만, 끝까지 갈 생각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싶음…뭔가 이상론 같기도 하고🤔 그래도 시도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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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이런 게 실효성 있을까? 그냥 행사로 사진 좀 찍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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