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하는 메타인지 집단상담’, 진로 고민하는 가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길
엄마와 아들이 마주 앉았다. 책상이 아니라,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민을 품은 일상 속에서 함께한다. 3월, 부산 사하구진로교육지원센터가 마련한 ‘부모와 함께하는 메타인지 집단상담’ 현장에서는 그동안 말로 다 하지 못했던 마음의 거리감과 오해들이 조금씩 녹아내린다. 진로, 공부, 실패와 좌절, 그리고 희망을 얘기하는 이 공간엔 아이와 부모가 각자 그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 있다.
사하구진로교육지원센터가 이번 집단상담 지원을 통해 던진 화두는 ‘메타인지’다. 내가 뭘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인식하는 힘. 교육계에서는 이미 학습의 본질적 기초로서 혹은 자존감 회복에 꼭 필요한 주요 역량으로 꼽힌 지 오래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현실은, 아이들만을 향한 성적 강조나 부모의 조급함, 학교 밖 각종 비교와 불안에 갇혀 있었다. 센터가 ‘메타인지’를 가족 단위로 조명한 것은, 성장의 기회를 가정 안에서부터 모색하려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학부모의 말이 오래 남는다. “아이도 너무 불안해하고, 저도 어떻게 도와야할지 몰라서 서로 화만 내고 상처만 주고받았어요.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도 성장의 과정’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메타인지는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고, 그 모름을 인정할 때 오히려 다음을 준비할 힘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이 상담 프로그램이 자녀 혹은 부모만의 솔루션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가족의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점도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사하구진로교육지원센터 프로그램이 가진 현장성은 특별하다. 단순 정보제공형 교육에서 벗어나, 대화와 공감, 심리적 지지라는 ‘사람 중심’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가 직접 감정을 언어화하고, 서로의 두려움을 인정하는 과정을 촉진한다. 이 과정엔 상담 전문가와 진로 코치들이 참여해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는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단순 진로 지도나 학원식 상담이 아니라 정서·인지적 역량 강화에 힘을 쏟는 사회적 노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사 사례는 최근 다른 지역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서울 강동구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학부모 메타인지 체험’, ‘부모-자녀 상호 소통 캠프’ 등이 연이어 개최됐다. 그 안에서 만난 가족사연을 종합해보면, 메타인지 상담은 성적·진로 지도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강동구의 특화 집단상담에 참여한 한 중학생은 “난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만 했는데, 누군가가 내 불안도 같이 알아준다는 게 위로가 됐다”고 말한다. 이렇듯 상담이 가족 내 감정적 지지망을 복원하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 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지점은, 메타인지 역량 그 자체가 ‘문제 해결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성장기의 불안, 실패의 고통, 그리고 부모의 무거운 기대까지 하룻밤에 해결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사하구진로교육지원센터의 상담과 같이 실존적 질문을 나누고, 가족이 서로 약점을 인정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은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다’는 새로운 힘을 얻는다. 부모세대 역시 ‘나는 아이를 잘 모른다는 걸 인정하자, 그래도 같이 가보자’는 용기를 얻게 된다.
사회적 맥락도 중요하다. 가정 안에서 메타인지를 촉진하는 집단상담은 교육격차, 불안, 고립 등 복지 사각지대의 아이들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심리·정서 지원 수요와도 맞물려, 국가 단위의 지원 사업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담이야말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OECD 국가 중 가정-학교-지역사회가 삼각구도 협력으로 아이들의 ‘진로·정서 성장’을 지원하는 사례들이 한국에도 점차 뿌리내리는 것은 분명 긍정적 변화다.
취재를 마치며 다시 한 번 공간의 공기는 따뜻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지나고 있었다. 단지 ‘진로를 잘 정하자’가 아니라, 가족 내부의 신뢰를 복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법’ 그 자체를 배워가는 것. 이는 앞으로의 한국 사회가 더욱 다양한 가족에게, 다양한 삶의 형태에 맞춰 확장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실험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가족은 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첫 번째 그리고 마지막 안전망이다. 그 안전망 안에서 ‘함께 걷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번 사하구진로교육지원센터의 ‘메타인지 집단상담’은 지금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던진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이런거 서울에도 빨리 들여와줘ㅠ 내 주변 맘들도 필요하다구함
ㅋㅋ 또 상담이야? 요즘 애들 상담 엄청 받던데 현실은 성적표 한 장에 다 끝 아니냐 ㅋㅋ 상담만으론 부족하지… 근데 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이라니까 아이러니함;;;
따뜻한 기사!👍 더 많아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