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세쌍둥이와 육아 어벤저스, ‘함께’의 힘을 보여준 어느 집 이야기
‘아이 셋 낳는 건 쉽지 않다.’ 이런 말들은 밥상을 앞에 두고 무심하게 떠오르곤 한다. 혼자 힘만으론 감당 못할 육아의 무게, 그럼에도 세쌍둥이가 태어난 가족 앞에 양가 부모님 모두가 ‘우리에 맡겨라’며 달려왔다. 그 날, 한 집안에는 세쌍둥이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육아의 영웅들이 모였다.
방송 ‘인간극장’에서 비친 그 집의 아침은 평범한 듯했으나 곧바로 분주해진다. 유모차에 바로 한 명을 안겨주고, 다른 아이는 둘러메고, 실타래처럼 달려드는 털실길에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할머니의 얼굴. 부모는 빠르게 밥상을 차리고, 아버지는 분유를 흔든다. 그 어수선함 속에서도 단 하나 놓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이 오늘도 무사히 크고 있다’는 확신이었다. 양가 부모님들이 힘을 합쳐 세쌍둥이 돌봄에 나서는 그 풍경은, 최근 사회의 현실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많은 이들이 아이를 낳고도 돌봄 인프라·지원이 부족해 특정 가족 구성원에게만 모든 부담이 집중되는 현실. 그러나 이 가족처럼 친가, 외가가 모두 나서서 하루의 작은 일들을 나눠 돌봄으로써, 삶이 조금은 덜 힘들어진다.
기자는 여러 육아 당사자들을 취재해 왔다. 한 임신부는 “낳아도 키울 사람이 없다”고 고민했었고, 맞벌이 부부는 시시때때로 ‘이사님, 오늘은 아이가 아파서요’라고 양해를 구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출산율은 해마다 뉴스의 키워드가 되고, 국가적인 대책도 쏟아진다. 그럼에도 집단적인 육아의 풍경은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오늘 자 ‘인간극장’ 속 집에서는 그 부족했던 풍경이 드물게 펼쳐졌다. 할머니, 할아버지, 며느리, 사위가 모두 각자의 역할로 분투한다. “낳기만 해라, 우리가 다 맡겠다”는 한마디는 위로도 되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겐 역설적으로 무거운 책임감처럼 들렸을지도 모른다.
세쌍둥이 육아 현장을 곁에서 본 가족들. ‘우리는 함께라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새벽에 냄비에 물을 끓이고 다음 수유 시간을 셉니다. 밤잠 설친 할머니가 “이제 우리 때가 더 힘든거 같다”는 너스레로 가족을 웃긴다. 그 웃음 속에 쌓인 빚진 마음,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기자가 인터뷰한 한 아이돌봄센터 상담원은 “가족 돌봄만으로 충분한 시대가 아니라, 이웃, 공동체까지 어우러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족 돌봄이 가능해진 집은 전국 통계 상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다수는 교육비 부담, 맞벌이의 피로감, 주변의 무관심, 양방향 비난이라는 네 겹의 그물에 갇힌 채,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세쌍둥이 집 줄리에의 환대를 받는 듯한 따뜻한 공동육아의 풍경이 여전히 희귀한 만큼, 오히려 ‘가족에 너무 의존하는 구조’의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 자칫하면 부모세대, 조부모 세대 모두 지칠 수 있는 불안한 좁쌀다리일 뿐이다.
‘육아 어벤저스’라는 별명이 생긴 이 집에서도, 한계는 항상 존재한다. 할머니가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 날엔, 첫돌도 되지 않은 아이 셋이 한꺼번에 감기라도 앓을라 치면, 그 숙련된 팀워크에도 균열이 온다. 가족들이 ‘그래도 우리는 괜찮다’고 웃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지칠 땐 각자의 방을 찾아 숨거나, 서로를 대신해 한 시간이라도 눈을 붙여준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연결, 삶을 지키는 작고 다정한 동맹은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본질이다.
아이를 낳자는 사회적 메시지와 실제 아이를 기를 여건 사이의 괴리에 대해, 우리는 좀 더 정직하게 논의해야 한다. 세쌍둥이의 집이 보여주는 헌신적 공동체는 ‘지금 당장 모두가 따라 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흐드러진 봄날에도 한쪽에서는 치솟는 보육비와 경직된 육아휴직 제도, 또래 친구 찾기도 힘든 외딴 마을에서의 외로움 등이 존재한다. ‘함께’라는 말이 자칫 기존 역할만 강조하는 구호로 들릴 수 있다는 점, 기자로선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육아는 가족의 일이면서 동시에 사회 전체의 일이라고 믿는다. 한 세쌍둥이 집의 ‘모두가 어벤저스가 되는 날’은, 누구 집에라도 일어날 수 있게 공동체 손길이 넓어져야만 한다. 누군가는 그 모습이 ‘가족 돌봄’의 이상적 판타지로만 소비되는 걸 경계하지만, 그마저도 없는 집이 지금은 더 많다. 현실을 투명하게 짚으면서도 사람 곁에 살아 있는 온기와 웃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기자가 하고 싶은 육아 이야기이다. 오늘 이야기는 아이의 울음소리 너머,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다짐이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현실은 애 한 명 키우기도 벅차지… 이런 집구성 자체가 레어임. 복지나 좀 챙겨라!!
가족 없으면 뭐 어쩌라는건지 ㅋㅋ 정책은 그림의 떡이네요.
훈훈… 근데 내이야기는 아닌걸요 ㅋㅋ
🤔가족이 총출동하는 모델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 같네요. 하지만 모든 가정이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육아는 한 집안만의 몫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