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조각들, 아이의 마음에 머무르다 — 제8회 혜암아동문학상 시상식 현장

노란 햇살이 도시를 처음 덮는 저녁. 서울의 한 문화원 강당이, 그날은 따뜻한 마법에 잠겼다. 누군가의 오래된 동화책에서 막 뛰어나온 듯한 풍경. 제8회 혜암아동문학상 시상식은 그렇게 현실의 촘촘한 결에서 살금살금 벗어나, 동심이라는 또다른 우주 한 모퉁이를 열어젖혔다. 시상식장 곳곳에서 어린 독자들이 들려주는 웃음소리와, 새로운 주인공의 이름에 긴장과 설렘으로 물든 작가들의 눈빛. 대상 수상자인 오현진 작가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잠시 시간이 멎은 듯 공기는 반짝였다.

혜암아동문학상은 우리 사회가, 잠깐 잊고 있었던 ‘아동문학’이라는 이름의 등불을 지키고자 시작됐다. 단순히 아이를 위한 책을 고르는 행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른과 아이, 현재와 미래, 현실과 환상이 한 줄기 숨결로 이어지는 자리다. 올해로 여덟 번째이자, 한 해의 숨 가쁜 순례 끝에 서 있는 수상자들의 얼굴은 자랑과 겸손이, 소망과 책임이 뒤섞인 빛을 품었다. “어린이의 삶과 생각은 생각보다 거대하고, 때로는 우리보다 훨씬 더 단단합니다.” 오현진 작가가 수상소감에서 스포트라이트 대신 아이들의 목소리를 조용히 끌어안았을 때, 그 공간은 오랜 숲처럼 조용해졌다.

다른 언론에서도 이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작은 별들의 무대,어린이문학의 미래가 꽃피다’, ‘창작자의 숨,꿈꾸는 삶’, ‘출판계 위기 속에도 빛난 동심의 힘’… 키워드는 하나같이 ‘희망’과 ‘회복’이었다. 인터넷 서점과 출판사 관계자들도 “아동문학이 단단히 살아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굳이 ‘어린이’라는 수식어를 따로 쓰지 않아도, 이 문학의 결은 명징하다. 그리고 시상식 후에는 신진 작가들이 속삭이듯 “그래도 계속 써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창작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아름다운 전염.

아동문학의 ‘오늘’을 말할 때, 우리는 늘 ‘어른의 눈’에 기대곤 한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심사위원들이 훗날을 두고 이 순간을 “어린이와 같은 눈높이, 혹은 그보다 아래서 바라본 삶의 진실”로 언급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수상작 『달빛이 머물던 골목』과 『은하수 편의점』은 따뜻하고 섬세한 언어로, 삶의 구석구석에 사는 아이들의 슬픔과 꿈을 은유적인 빛으로 그렸다. 어른들에게는 잠시간의 회한과 미소, 아이들에게는 사랑받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안도감을 선물한다. 누군가의 오늘 밤이, 책장 위 포근한 쿠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번진다.

이 시상식, 단순히 상을 주고받는 공식적인 행사에 머물지 않았다. 문학에의 헌사, 연대의 온기, 삶의 구름을 걷는 희망의 노래. 동화 작가들이 서로의 조용한 응원자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믿음, 출판계의 어려움 속에도 고집스럽게 곁을 지키는 이들의 태도, 어쩌면 이것이 ‘혜암’이라는 이름에 담긴 약속이 아닐까. 세대를 지나, 시간의 검은 안개를 가르며 시상을 준비한 심사위원장 임수현 박사의 “문학은 결국, 아이들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말 역시 오래도록 울림이 된다.

문학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만의 벽을 건너,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 벽 위로 진하게 칠해진 꿈의 색채가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혜암아동문학상은 또 한 번,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할 첫 번째 세상, ‘동심’의 가치를 조용히 전했다. 불안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고개를 들어 위로를 주고받는 그런 크고 작은 기적의 순간들. 그날 강당에 남은 미세한 책 향기와 따스한 눈동자, 축하의 박수. 모두가 던진 짧은 소망이 현실이 되길.

누구나 한 번쯤, 어린 시절에 벗 삼았던 이야기 한 조각을 기억한다. 그 기억이, 오늘 다시 한 명의 작가를, 한 권의 책을, 그리고 한 아이의 반짝임을 탄생시켰다. 내일에도, 또 다음 내일에도, ‘문학’이라는 이름의 숲이 빛을 지키기를 바란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꿈의 조각들, 아이의 마음에 머무르다 — 제8회 혜암아동문학상 시상식 현장”에 대한 8개의 생각

  • 아동문학상 시상식에서 나오는 거창한 말들… 실제로 애들이 문학을 통해 뭘 느끼고 있는지는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현실은 컴퓨터, 폰, 게임인데 작가들만 자기만족하는 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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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부턴가 시상식 기사 볼 때마다 그냥 어른들의 잔치 같다는 생각이 듦ㅋㅋ 아동문학의 본질은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건데, 말로만 동심, 희망… 현실에서도 그렇게 누군가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모습이 있을까? 어릴 때 읽었던 동화가 나한테 줬던 ‘위로’는 이런 식이 아니었음ㅋㅋ 작가들도 너무 자신들의 메시지만 강조하지 않았으면… 진짜 아이들 이야기를 더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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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문학상 주면 뭐하나… 독서문화 자체가 사라지는 마당에;; 상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요! 계속 하는 이유나 설명해주길, 현실감 없는 감상문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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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이런 문학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쩌면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세상에 더 넓은 이야기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수상하신 분들도 자부심 가져주세요. 이런 문화 행사가 꾸준히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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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상 축하드려요ㅋㅋ 현실은 다 스마트폰만 보는데도 이런 뉴스 아직 나오는 게 신기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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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상은 진짜 살아있는 동화책의 마지막 장?🤔 시대가 변해도 한구석에선 이런 행사 꼭 살려야 되긴 함 ㅋㅋ 드립 아니고 진심😊 근데 현실도 좀 챙겨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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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상 기사 오랜만에 본 것 같아요🤔 작가님들 정말 대단하세요. 어릴 때의 동심을 끝까지 지켜주고 가꿔준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이런 행사가 점점 많아져서 아이들이 현실 스트레스 속에서라도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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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expedita

    상 받았으면 좋은 책 더 많이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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