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 케빈 해싯의 경제 철학과 시장 파급 효과 분석
케빈 해싯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직 수락 의사 표명은 단순한 정치적 발언을 넘어, 현 미국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로 인해 경제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지난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불안정과 팬트업 수요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견조한 고용시장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노동시장의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중앙은행의 수장 교체 가능성은 통화정책의 미래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해싯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공급 측면 경제학(Supply-side economics)’에 기반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왔습니다. 그는 규제 완화와 감세, 그리고 정부 지출 효율화를 통해 기업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특히 그의 경제 철학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단기적인 통화 긴축보다는, 경제의 근본적인 공급 능력을 확대하여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통화 정책이 재정 정책과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동시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싯 위원장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를 수행함에 있어 시장 원리에 입각한 접근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몇 년간 전례 없는 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강력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고 기업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면서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인플레이션율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기준금리는 여전히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물가 안정을 위한 연준의 의지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싯 위원장의 연준 의장 지명은 통화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할 수 있습니다. 그는 과거 발언에서 인플레이션 억제와 함께 경제 성장 동력 확보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만약 그가 연준 의장에 오를 경우,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인 판단을 최우선으로 하되, 성장 친화적인 접근 방식과 균형을 맞추려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넘어, 양적 긴축(QT)의 규모나 시점 등 전반적인 통화 정책 도구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의 ‘인플레이션 파이팅’ 기조가 강력한 긴축을 통해 물가 안정에 최우선 초점을 맞췄다면, 해싯 위원장은 장기적 공급 측면 개선을 통한 물가 안정과 성장이라는 좀 더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철학의 미묘한 차이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여지도 있습니다. 금융시장은 연준 의장 교체 가능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의 지명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 수익률 변동성 확대는 물론, 달러화 가치의 변화, 그리고 주식 시장의 섹터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성장주와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수혜를 보았던 금융주는 다소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자금 조달 전략과 투자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미국 연준 의장의 정책 방향은 단순히 미국 경제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금융시장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해싯 위원장의 공급 측면 강조는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글로벌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신흥국 자본 유출 위험을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주요국 간의 금리 격차는 국제 자본 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신흥국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한 전 세계적인 높은 국가 부채 문제, 지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발전이 가져올 산업 구조 변화와 노동 시장의 재편에 대한 복합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경제 환경에서 연준의 수장은 미 연준의 독립성을 확고히 지키면서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정책을 수행하여 국내외 시장에 신뢰를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 의장직은 단순한 경제 관료를 넘어,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케빈 해싯 전 위원장의 지명 가능성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미래 경제 전략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요구합니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 시점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판단과 시장과의 신뢰 구축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이는 중도 보수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수적임을 의미합니다. 차분하고 데이터 중심적인 접근으로 연준의 이중 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 박서영 (seoyoung.park@koreanews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