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發 불확실성, 뉴욕증시 흔든 배경과 한국 경제의 심화된 도전
지난 뉴욕 증시가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상이한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에 휘청이며 하락 마감한 것은, 현재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인 리스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 S&P 500 지수는 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2% 하락하며 투자 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하기 어렵다. 핵심은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리 인하 조치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그널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방향의 정책 기조가 동시에 발현되었다는 점에 있다. 이들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중국 경제의 흐름을 짚어보자. 최근 발표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를 기록하며 경기 위축 국면에 머물렀고,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내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이 잇따라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기, 그리고 소비 심리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9%로 전 분기 대비 둔화되었으며, 연간 목표치 달성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러한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대중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인 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지난 10월 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하며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음으로 일본의 상황을 살펴보면, 일본은행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초완화적 통화정책, 즉 YCC(수익률곡선통제) 정책의 수정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서는 3%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만약 일본은행이 YCC 상단 범위를 추가로 확대하거나 아예 철회할 경우, 이는 글로벌 자금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그동안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각국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투자 환경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러한 중국과 일본의 동향은 한국 경제에 이중적인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도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 총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20%를 상회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는 원/엔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켜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엔화 자금의 급격한 흐름 변화로 국내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러한 대외 리스크에 대비하여 공급망 재편 및 다변화, 신흥 시장 개척, 그리고 기술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 전략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당분간 중국의 경기 부양 효과와 일본의 통화정책 전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준의 긴축 종료 및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던 시점에,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상반된 정책 기조가 글로벌 경제의 복합적인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거시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금융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유연한 정책 대응이 필수적이다. 특히,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혁신 성장을 통한 경제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박서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