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돔 위의 K-POP 별을 꿈꾸다

영천시의 한적한 시가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검은 대지 위, 설렘과 야심을 머금은 공사가 마침내 시작되었다. 영천시가 K-POP 돔 공연장 건설을 공식화했다는 소식은 먼 어느 대도시에서 들려오는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역의 숨결과 삶에 새로운 진동을 불러일으키는 현실이 되어 다가온다. 유리돔 위를 스치는 조명과 정교하게 연출된 무대, 수만 명의 팬들이 들썩이는 육중한 함성이 더 이상 상상만은 아니다. 단단한 땅 위에 ‘글로벌 K-POP 허브’라는 꿈이, 마음의 첫 삽과 함께 파고든다.

밤하늘 별자리를 닮은 K-POP. 그 별들은 이미 서울, 부산, 인천에만 머물지 않는다. 케이팝이란 이름 아래 끓는 에너지는 지도를 거침없이 훑고, 드넓은 평야와 낮은 산맥 사이 영천이라는 이름 석 자에도 스며든다. 영천 K-POP 돔 공연장 프로젝트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신축이 아니다. 문화, 경제, 도전, 그리고 지방과 서울의 경계를 허무는 담대한 실험이다. 다양한 보도를 통해 비쳐오는 이 현상의 표면에는 수많은 질문이 섞여 있다. 과연 이 새로운 돔은, 서울이나 부울경의 대형 스타디움들과는 다르게, 지방도시만의 색채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 청년의 열망, 아이돌의 함성, 팬덤의 환호, 그리고 지역상권의 간절함이 한 무대 위에서 조용히 춤을 추려 한다.

2026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축이 서울 한복판에서 점차 퍼지기 시작한다. 한 때 ‘아이돌의 수도’로 불리던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부산의 벡스코, 대전의 컨벤션센터 같은 복합문화공간이 K-POP과 글로벌 공연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했다. 영천의 돔은 그 흐름 속에 새로이 떠오르는 별이다. 영천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경상북도, 국토부 등 중앙 정부의 적극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한편, 지역 중소기업·청년 스타트업과도 협업 계획을 내비쳤다. 돔 내부엔 2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공연장과 체험형 부대시설, 관광객을 겨냥한 한류 체험관, AI 연예인 쇼 등 다채로운 첨단 콘텐츠가 구축될 예정이다. 단순한 콘서트장이 아니라, K-POP으로 엮인 체험·소비·관광의 복합 단지가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여러 분석에 따르면 이미 대한민국은 ‘공연 인프라’의 지방 분산이 과제로 남아 있다. 근래 부산, 광주, 제주 등 주요 도시가 ‘공연 한류’를 주도하기 위해 경쟁하며 대형 공연장 신축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K-POP 대형 콘서트는 여전히 서울에 집중되는 실정이다. 원거리 이동의 불편함, 공연 티켓 구하기의 치열한 경쟁, 숙박과 관광 요소의 부족 등은 지방 청년 세대와 해외 한류팬 모두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영천의 선택이 가진 의미는 여기서 한 번 더 묘해진다. 국토 중심을 가르는 영천이라는 경계 도시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지형도에 지울 수 없는 새로운 점을 찍겠다는 의지는 현실을 어루만진다.

돔 공연장 건설이 지역에 남기는 파문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문화도시’의 타이틀은 늘 초대형 예산, 지역상권의 활성화, 인프라 대규모 확충 등의 이슈와 짝이 된다. 한편으론 ‘텅 빈 돔’이란 우려도 공존한다. 이미 세종, 김제, 춘천 등 예전에도 여러 지역이 문화 인프라 구축에 도전했으나 도시 특성·행사 기획력·콘텐츠의 지속성이 결여되면 이내 빛이 바랬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대기업 연예기획사의 수익논리와 지역정치의 이해가 엇갈린 데서 비롯된 전형적 ‘거품 사업’이라는 냉소도 들린다. 그러나 이 모든 염려와 논란의 벽 너머, 한 번의 공연이 세계로 번지고, 작은 도시의 이름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타고 영어로, 일본어로, 스페인어로 불려질 때, 이곳의 젊은이들에게 남길 희망 역시 쉽게 지울 수 없다.

만약 K-POP 돔공연장이 영천의 새로운 지평이 된다면, 이곳은 단순히 문화소비의 공간을 넘어선다. 팬클럽들의 정기 집합, 국제 대회, 스타트업 박람회, 국내외 워너비들이 머무는 코워킹 허브로 변모할 것이다. 동네 작은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주인도, 버스 기사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봄기운을 기다린다. 이 도시의 심장은, 이제 잠시 더 빠르게 뛰는 중이다. 행정의 진정성·콘텐츠의 힘·지속적 투자와 지역민의 관심이 조화되어야만, 이 상징적 돔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관문’으로 기능할 수 있다.

더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K-POP은 영천을 통해 또 어떤 스토리와 음악, 감정의 파도를 세계에 전할까? 타지에서 볼 때 소도시 영천의 이름에 감정이 실린다. 라이브의 열기, 끝나지 않는 앙코르, 그리고 거기에 흐르는 익명의 청춘과 글로벌 팬덤이 만난다는 것—그것만으로도 세상은 또 조금 아름다워질 테다.

내일의 영천은, 아직 누구의 입에서도 완벽히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돔 위에 걸린 조명 한 줄기, 꿈을 안은 눈빛이 밤을 밝힌다. 그 작은 시작이 어쩌면 ‘한국 공연 산업’의 새로운 무지개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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