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환경 개선’ 작심발언에 담긴 한국 축구 시스템의 근본 과제
2025년 12월,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이 또 한 번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하며 한국 축구계 안팎에 파장을 던졌다. 지난 경기 직후 “여러 가지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내용상 단순한 패배의 아쉬움 표명이 아닌, 경기장 환경과 시스템 전반의 문제에 대한 강한 메시지로 읽힌다. 손흥민이 직접 지적한 ‘환경 문제’란 무엇이고, 어떤 배경과 구조적 맥락이 이 작심발언을 이끌어냈는지 사건의 타임라인과 법조계 시각에서 짚어본다.
사건의 발단은 2024~2025 아시안 예선 경기장에서 표출됐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경기장 상태가 선수들로 하여금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지적의 골자는 잔디 관리, 관중 시설, 조명 및 안전 설비 문제 등 경기의 질을 근본적으로 좌우하는 인프라의 미비다. 이는 단일 경기장 운영자의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는, 축구협회(KFA) 및 지자체—나아가 국가의 정책적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문제로 해석된다. 최근 2년간 이와 유사한 문제로 여러 차례 외부와 내부 슈퍼스타들이 목소리를 낸 바 있으나, 실질적 변화는 미미했다.
손흥민의 공개 발언은 정치·사회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사건이다. 엘리트 스포츠 스타를 넘어 대중적 영향력이 큰 선수의 공식적 문제 제기는, 단기적 여론 변화를 넘어서 중장기 구조 개혁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건 직후 정부와 KFA는 “경기장 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예산 편성과 집행, 인허가 등 행정 절차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도자료와 현행 체계, 최근 국회 국정감사 자료를 종합하면 전국 축구 경기장 중 국제 규격을 완비한 곳은 15곳 내외, 대다수 지자체 구장은 관리 인력 부족과 예산 한계로 방치 상태다. 정부와 지방 권한의 애매한 분할, 스포츠산업 예산에서의 ‘축구’ 상대적 비중 문제, 관중 친화 미흡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다. 건전한 체육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사법적 쟁점—공공의 안전, 인권(선수·관중 모두), 행정책임 소재 등도 뒤따른다.
국내외 다른 사례와 비교하면 국내 축구 인프라 문젠 더 뚜렷하다. 잉글랜드, 일본, 독일 등 ‘축구 선진국’들은 경기장 환경 및 안전 규정 집행에 있어 법적·행정적 기준이 엄격하다. 거버넌스에서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축구협회가 긴밀히 연계하며, ‘스튜어드’ 등 경기장 안전·관리 전문 인력 고용이 의무다. 반면 우리나라는 ‘행정 편의’와 ‘예산 관성’이 우선 본질적 개혁은 흐지부지되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발언을 계기로 단발성 예산 증액이나 임시방편 조치가 아닌, 시스템 전면 재정비 및 법·제도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사건 중심으로 보면, 1) 반복적 인프라 문제 제기, 2) 슈퍼스타의 공개 비판, 3) 단기 미봉→장기 구조 변화 요구라는 구조적 순환이 확인된다. 이 과정에서 행정적 책임 소재의 명확화·법적 기준 강화, 관중·선수 모두의 안전 및 권익 보호, 국고 및 지방재정의 효율 배분 등 사법·정책적 논의의 확장이 필연적이다. 축구라는 한종목의 한계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 관리체계의 근본적인 관점 전환이 요구된다. 선진국은 이미 경기장 관리조례, 스포츠 시설안전법, 선수·관중 권익 규정을 촘촘히 적용하고 있다. 한국 역시 반복되는 사건이 아닌 시스템적 변화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변화로 연결될지, 또다시 구호에 그칠지—지속 감시와 논의가 필요하다. 손흥민의 ‘작심발언’은 단순한 스타의 아우성이 아닌, 한국 스포츠 시스템 전반을 겨누는 경고탄임을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서 곱씹어야 할 것이다.
— 김하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