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사이, 옥주현의 ‘미등록 기획사’ 논란이 던진 연예계의 물음표
캠퍼스의 부드러운 바람처럼 언제나 대중에게 친근히 스며들던 옥주현. 무대 위에서의 그녀는 분명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오늘, 그녀의 이름이 법정의 심판대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남긴다. ‘미등록 연예기획사 운영 혐의’라는 뉴스는 단번에 대중의 시선을 장악했다. 현실이 픽션보다 극적인 요즘, 이번 사안은 연예산업의 무대 뒤편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옥주현은 대중의 기억 속 뮤지컬계의 눈부신 여자주인공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꽃잎을 적시는 비 같은 감성이 있었고, 카메라 앞에서의 미소에는 무대를 끌어안는 소녀와 같은 순수함이 있었다. 그런 이름이 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하자, 사람들은 놀람과 실망, 동시에 ‘무슨 일일까’하는 궁금증에 휩싸인다.
검찰에 따르면 옥주현은 연예인과 신인 연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미등록 기획사 운영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검찰로 넘겨졌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오랜 시간 신뢰와 열정, 때론 경쟁과 질시가 어지럽게 뒤엉킨 연예산업의 생태계가 다시금 그 민낯을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흐름은 마치 조명이 끝나고 암전이 찾아온 무대와도 닮았다.
연예기획사라는 세계는 작게는 신인 연예인 발굴부터 시작된다. 각각의 재능과 운명, 그리고 탐색전이 얽힌다. 그러나 한국 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등록된 기획사를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론 그림자 속 미등록 사업체들도 여전히 암암리에 존재한다. 이들은 선의의 재능을 양성하는 동시에 법적·윤리적 사각지대를 뚫고 들어올 위험성을 안고 있다.
다른 기사들에서도 알 수 있듯, 미등록 기획사 운영 적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울신문](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40603500076), [YTN](https://www.ytn.co.kr/_ln/0134_202406031229005648),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7290) 등 다양한 매체에서 최근 들어 미등록 사업체 및 계약, 연습생 착취 문제 등이 연속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기사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연습생들이 계약금이나 교육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받거나, 데뷔를 빌미로 불공정 계약을 강요받는 사례가 빈번하다.
옥주현의 이번 사건이 특별히 충격적인 이유는, 그녀가 대중적으로 ‘정의감’의 이미지가 강한 연예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선한 영향력을 믿었던 수많은 팬들과 동료들은 혹여 이번 사건이 악의적 의도라기보다는, 오랜 업계 관행이나 제도적 허점에서 비롯된 ‘무지’ 혹은 ‘실수’였기를 바라는 눈치를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업계의 오래된 그림자를 들여다보게 된다.
연예계의 작동 원리는 한 편의 장대한 오페라 같다. 화려한 조명 뒤에는 기획사와 매니저, 각종 관계자들이 얽히고설킨 수십 겹의 레이어가 있다. 특히 미등록 사업체 문제는 업계의 구조적 허점과 맞닿아 있다. 신인들은 데뷔라는 꿈 하나로 위험을 감수하고, 기획사들은 생존과 투자의 논리로 때론 절차를 생략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누군가는 기회를 잃는다.
현대 연예산업이 빛이라면, 미등록 사업체 논란은 그 빛이 내뿜는 긴 그림자다. 사회는 옥주현이라는 유명 인물을 통해, 도대체 이 업계의 ‘합법’과 ‘불법’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오랜 관성에 젖은 신뢰의 테두리 밖에서 어떤 책임이 요구되는지 묻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연이은 사건에 “철저한 감시와 제도 정비”를 예고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신뢰의 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예술가와 대중 사이의 감정의 붕괴를 최소화하는 일일지 모른다.
기획사의 시작은 작고 미약한 꿈이지만, 그 끝이 사회적 파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은 누구도 명징하게 말하지 않는다. 옥주현의 사건이 연예계에 남긴 질문은 덜컥거리지만 시선의 초점은 명확하다. 우리는 과연 무대를 더욱 밝히는 빛을 더해야 할지, 혹은 그림자를 지우는 작업에 힘을 쏟아야 할지.
문화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일이다. 한 사람의 실수, 혹은 업계의 고질병은 예술 그 자체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애정을 시험대에 올린다. 연예계의 건강한 성장과 실질적인 변화는, 반짝이는 스타 한 명의 희생이라기보다 업계 전반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직시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 사건의 여운 속에서, 우리는 예술에 내리는 저녁노을 같은 기대와 불안, 성찰의 시간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