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유튜브TV-디즈니 이탈, 플랫폼 전쟁의 한복판에 선 시청자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밤, 소파 위에서 리모컨을 움켜쥔 시청자의 얼굴에 실망감이 번진다. 유튜브TV를 켠 그가 찾던 채널 – 디즈니, ESPN, FX – 접속은 불가 메시지로 돌아온다. 2025년 12월, 북미 최대 스트리밍 격전지에서 펼쳐진 유튜브TV와 디즈니의 ‘채널 셧다운’은 단지 서비스 이용 불편을 넘어서 OTT 생태계 권력 다툼의 최전선을 실시간으로 비춘다. 화면 속 고객센터 창에는 수천 건의 항의 채팅이 쏟아지고, 트위터와 레딧, 각종 커뮤니티에는 해시태그로 분노와 농담, 앞으로의 추측이 난무한다.
현장감은 긴장감이다. 광각으로 본 스트리밍 시장의 최전선은 치열하다. 유튜브TV는 미국 내 5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표적 온라인 TV 서비스, 디즈니는 콘텐츠 공룡이다. 그들이 맞붙은 2024~2025년 겨울의 스크린 뒤엔 복잡하게 꼬인 이해관계의 영상이 펼쳐진다. 양측은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단가 인상·수익 배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공정한 가격”을 외치는 구글의 입장, 자사 라이브러리의 가치를 강조하는 디즈니의 대응. 현장에선 결국 유튜브TV에서 디즈니산 주요 채널이 사라지는 단절의 밤이 시작되었다.
TV 화면이 깜박이며 “현재 이 채널은 지원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흐른다. 여느 가정 뿐만 아니라, 카페 · 호텔 · 심지어 스포츠 바에서도 ESPN이 빠진 안내문이 혼란스럽다. 실제 거리로 나가면 유튜브TV 서비스 가입 취소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스트리밍 시장의 무한 경쟁 속, 유저의 선택권과 가격 부담이 양날의 검처럼 번뜩인다.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이 참에 다른 플랫폼으로 이사 간다”는 응답이 급증했다.
현장을 취재하는 카메라에선 이 시기가 커트라인이라는 해석도 포착된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달리 실시간 방송채널 기반 OTT들은 CBS, FOX, NBC유니버설 등 각 미디어 자이언트들과 공급 계약에 더욱 민감하다. 비슷한 사례로 2021년 로쿠와 유튜브TV, 혹은 2022년 디즈니와 스펙트럼 케이블의 충돌이 언급된다. 당시도 생방송 스포츠나 인기 드라마를 인질로, 사용자를 전면에 세운 협상전이 오갔다.
화면을 천천히 스크롤하면 ‘구독료 인하’라는 유튜브TV의 마케팅이 눈에 띈다. 공식 입장은 “채널 공급이 줄어든 만큼 요금도 내린다”는 취지. 그러나 디즈니 소유의 스포츠 및 키즈 채널을 기대했던 이용자들에겐 차가운 위로다. 어느 스포츠펍 주인은 “NFL 중계권을 유튜브TV로 보여주겠다던 약속이 헛말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동분서주하는 현장의 목소리 속에서, 기업vs기업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피해보는 것은 시청자’라는 불만이 고개를 든다.
영상 취재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콘서트, 영화, 예능까지 IP(지식재산권)가 자본력과 만났을때, 플랫폼 패권 전쟁은 기술이 아니라 통제와 독점의 문제로 흐른다. 실제로 알렉스 시몬스가 이끄는 미디어 분석 기관 MoffettNathanson은 “스트리밍 전쟁 속 고객 충성도는 점점 떨어지고, 콘텐츠가 이동할수록 구독자는 실망과 혼란만 안게 된다”는 결론을 냈다.
돌아가는 길에, 현장의 기자들은 이미 시작된 다른 전선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로 치면 티빙·웨이브·디즈니+·왓챠같은 플랫폼 개별화 현상, 콘텐츠 소유권과 배분 모델을 둘러싼 논쟁, 그리고 공정거래 시각에서의 규제 가능성 등이 발화점을 기다린다. 미국에서 터진 이 불씨는, 곧 글로벌 미디어 생태계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늘 밤, 수백만 명의 시청자는 유튜브TV 대신 넷플릭스, 혹은 위성TV 리모컨을 들고 망설인다. 디지털 현장 카메라는 끊임없이 새로운 질서와 익숙한 혼란을 기록한다. TV와 인터넷, 글로벌과 지역, 크리에이터와 대기업의 힘이 맞부딪히는 이 한 장면에서 스트리밍 플랫폼 사회의 본질이 포착된다. 경쟁, 협상, 그리고 피해받는 시청자. 그리고 그 혼돈의 중심에 ‘현장’이 있다. — 백하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