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10년을 말한다, 태연은 10년을 노래한다: 컴필레이션 앨범의 힘
태연이 홀로 선 지, 어느덧 10년. 소녀시대 시절부터 목소리로 시대를 잡아끌던 그 이름. 이번에는 ‘컴필레이션 앨범’이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시간의 결을 펼쳐 보인다.
타이틀을 보면 명확하다. ‘My 10 Years — The Compilation’. 10년치 정수를 한 앨범에 쏟았다. 단순 베스트 앨범이 아니다. 태연이 직접 큐레이션했다. 히트곡은 물론, 본인이 애정하는 수록곡, 남다른 프로듀싱 곡, 스페셜 콜라보까지. 다채로운 변주, 감정의 스펙트럼이 꽉 찬 한 장.
키워드 세 개. ‘스토리’, ‘성장’, ‘자기다움’. 태연 음악의 매력은 변화뿐이 아니다. 뭉클한 이야기, 실패와 회복, 그리고 자신만의 색깔. 컴필레이션은 그 메시지를 한 번에 보여준다. 각 수록곡에 붙인 본인의 한마디 코멘트, 매 트랙마다 달라지는 표정, 팬들에게 던지는 작은 축하 편지 같다.
K팝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은 드물다. 대체로 무의미한 히트곡 나열에 그치곤 한다. 하지만 태연은 해냈다. 첫 솔로 싱글로 벼락 인기를 모았던 ‘I’. 여전히 플레이리스트 1순위 ‘사계’. 그리고 실험적 사운드로 놀라움을 줬던 ‘INVU’까지. 과거, 현재, 미래가 한 공간에 섞인다. 음원강자답게 스트리밍 차트 반응도 빠르다. 멜론, 지니에서 발매 직후 톱 차트 진입.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SNS, 팬카페, 유튜브 모두 ’10주년 태연’ 키워드로 도배. 팬아트, 축하 밈, 커버 영상까지 등장한다. 태연 라이브 클립,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도 무섭게 조회 수를 쌓는다. 덕분에 앨범 자체가 일종의 ‘문화 이벤트’가 됐다. 뮤지션 생애 주기의 새로운 파장을 보여주는 무브.
패션, 뷰티, 광고 쪽 스포트라이트도 여전. 1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세련된 아이콘’ 이미지. 주요 브랜드들이 태연의 활동 타이밍에 맞춰 협업 콘텐츠를 쏟아낸다. K팝 한류 아이콘으로서 파급력은 여전. 음악, 영상, SNS를 잇는 총체적 트렌드 메이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태연표 감성’의 확장. 초기엔 파워풀 발라드, 그다음은 EDM, 시티팝, 레트로 등 다양한 스타일 섭렵.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은 장르적 확장의 증거다. ‘시간의 구슬’ 같은 수록곡들은 팬뿐 아니라 새로운 리스너까지 사로잡는다. 해마다 색다른 콘셉트, 매번 진화하는 사운드. K팝 여성 보컬계의 상징답다.
음반업계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솔로 아티스트의 10주년 컴필앨범. 일종의 ‘이정표 마케팅’. 10년 단위 자기 정리, 팬과의 리셋, 동시에 차세대 팬을 노리는 전략. 태연의 이번 앨범 역시 물리적 CD, 디지털 스트리밍 모두 겨냥했다. 한정판 포토북, 오리지널 앨범 커버 등 수집욕 자극하는 SNS 콘텐츠도 쏟아진다.
해외 언론도 주목한다. 빌보드, NME, 트위터 글로벌 트렌드에 오르는 태연의 이름. 인터내셔널 팬들도 긴 축하 메시지를 남긴다. 10년 경력 가수가 글로벌 팬덤을 중심으로 또 한 번 재점화 된 셈이다.
K팝 내 솔로 아티스트의 길은 쉽지 않다. 팀 아이돌에서 개인 예술가로의 점프. 다수는 단기 프로젝트로 멈춘다. 하지만 태연은 시스템과 기획력, 목소리라는 본질로 버틴다. 이번 앨범, 팬 서비스로 머물지 않는다. ’10년’이라는 시간성과 ‘현재진행형’ 아티스트라는 자부심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점이 다른 K팝 솔로와 차별화 포인트.
함께 살펴본 비슷한 프로젝트들. 장범준의 어쿠스틱 베스트, 백예린의 레트로 리믹스 등. 대부분 통산 히트곡 위주, 소장에 초점. 콘텐츠 큐레이션의 완성도, 태연의 자기 브랜드화는 독보적이다. 음악적 선택지와 피처링, 프로듀서 라인업까지 세심하다. 디자인적 측면도 인상적. 앨범 커버, 아트워크, SNS 티저의 한 끗이 눈에 띈다. 역시 SNS 콘텐츠 세대의 간판.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그리고 끊임없는 실험과 소통. 태연은 그 흐름의 중심에 있다. 솔로 여성 뮤지션의 모범, 그리고 K팝이 가진 진짜 힘의 상징. 앞으로의 10년이, 또 한 번 기대된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