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11월을 흔든 컴백 레이스 – 비주얼과 트렌드의 격돌
비주얼은 파워다. 11월 가요계 컴백 캘린더는 눈이 먼저 즐겁다. 차은우, 태연, 플레이브, 그리고 뉴진스까지. 스크롤을 올리기도 전에 얼굴에 빨간불 켜는 라인업. ‘누가 또 돌아온다고?’가 아니라 ‘이 조합 실화?’가 궁금해진다.
먼저, 아스트로의 차은우. 음악보다 비주얼이 앞서 언급된다 해도 누구도 이견 없다.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그가 이번에는 솔로 아티스트로, 또다른 파장을 예고했다. 티저 영상 한 편, 셔터가 눌릴 때마다 소셜 미디어에는 짧은 영상이 폭풍처럼 쏟아진다. 한류의 얼굴에서 글로벌 음악 플랫폼 차트까지, 짧디짧은 숏폼 클립이 전부를 설명하고 있다. 팬들은 앨범 ‘STARDUST’를 통해 차은우의 아티스트적 시선이 처음으로 제대로 전개되는 순간을 목격한다고 평가한다. 비주얼만큼이나 섬세해진 사운드와 영상 전략, 앞으로의 행보는 더욱 고조될 전망.
트렌드는 기다렸다. MZ의 선택은 콘셉트에 있다. 뉴진스는 여전히 ‘Y2K’ 벨트에 탑승 중. 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신드롬을 이어간다. 11월의 뉴뮤직 영상은 ‘패션 화보’와 ‘뮤비’의 경계를 허문 것. 뮤직비디오 속 비주얼 연출 하나하나가 오디언스의 리그램 욕구를 자극한다. 어디까지가 음악이고 어디까지가 영상미인가?
마이너 감성에서 메이저로 성장한 PLAVE(플레이브)도 주목할 만하다. 버츄얼 아이돌이라는 실험, 기존 아이돌 시장의 촘촘함을 가르며 엔터 시장 새로운 알파를 내며 성장 중이다. AI x K-pop 콜라보는 식상하다? 플레이브는 기술과 콘텐츠가 어떻게 결합해야 대중적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멀티미디어 뮤직쇼로 입증했다. 고감도 뮤직비디오, 증강현실 AR 퍼포먼스, 그리고 실시간 인터랙션은 이제 일상이 됐다. 11월에는 더욱 강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다. 신곡 ‘ASTERUM: 134-1’이 플롯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거리낌 없는 비주얼 코드, 크리에이티브를 압도하는 숏폼 콘텐츠, 짧고 굵게 치고 나가는 전략이 Z세대에 꽂혔다.
모든 컴백에 공통점 있다. ‘기대감’은 짧고 강렬하다. 빅뱅 태양, 레드벨벳, 세븐틴 등 대형 팀들도 11월에 신곡을 쏟아냈다. 하지만 소비 속도는 예전과 다르다. 유튜브 트렌딩 차트, 틱톡 ‘챌린지’ 해시태그, 인스타 릴스에 올려진 15초 영상을 보면, 음원이 아닌 영상과 퍼포먼스 조직력이 더 중요한 시대다. 팬들은 단순히 앨범 커버를 듣지 않는다. 10초짜리 춤과 5컷짜리 화보를 빠르게 넘기며 ‘이 아티스트는 내가 집착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판단한다.
이쯤에서 차은우, 플레이브, 뉴진스의 공통점을 정리하면 답이 선명하다. 1) 음악은 이제 오디오가 아니라 오디오+비주얼 ‘하이브리드’; 2) 글로벌 SNS 바이럴을 위한 ‘쇼트폼 전쟁터’가 최전방; 3) 정규앨범보다 ‘캘린더 이벤트’ 중심 소비 패턴으로 전환.
11월 가요계는 한 마디로 숏폼 종합 격투장이다. 짧은 순간, 강렬한 인상. 그렇다고 깊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영상 전략, 기술 결합, 기획의 치밀함이 ‘빠름’과 ‘빨림’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
2024년 하반기 음악 산업은 더 분명해졌다. 긴 호흡보다 짧고 쉽게, 딱 흡수되는 스낵컬처. 아이돌, 솔로, 버추얼 그룹까지 모두 같은 질주다. 올겨울 컴백 캘린더는 끝이 아니다. 숏폼,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 그리고, 이 모든 현상에 제대로 올라탄 11월 가요계. 다음 달, 이 판을 깨는 새로운 전략이 또 등장할까? 기대해도 좋다.
— 조아람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