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위성을 겨냥한 우주 반도체 개발, 새로운 보안 위협과 대응의 전선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협력해 위성용 우주반도체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국내 최초로, 위성 플랫폼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 국산화와 우주 환경에 특화된 고신뢰성 반도체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 성과는 곧 한국의 위성·우주 자립도를 높이고, 국방 및 민간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위성과 반도체라는 두 기술 접점은 동시에 첨단화된 사이버 위협의 최전선에 놓인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보안 위협 분석이 선결적으로 요구된다.

최근 글로벌 우주산업의 확장 속에서 위성 플랫폼은 단순 정보 자산이 아닌 국가 안보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위성에 적용되는 반도체는 극한 환경에서 동작하는 동시에 정교한 제어와 통신의 척이라,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곧 기술 주권과 직결된다. 2024년 미국과 유럽에서는 우주용 ‘Radiation Hardened’ 반도체의 공급망 방어 및 위성 클러스터의 서브시스템 노출 방지 관련 보안 가이드라인이 일제히 강화됐다. 이는 위성과 시스템을 지원하는 핵심 부품에 대한 물리적·논리적 공격 피해가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성 기반 통신이 DDoS와 맬웨어 삽입, 공급망 해킹으로 마비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한국 역시 우주분야에 특화된 반도체 기술을 도입하며 이와 유사한 위협 벡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우주반도체는 일반 반도체와 달리 강한 방사선과 극심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며, 설계·제조·검증 전 단계에 걸쳐 고도의 보안성이 요구된다. 첫째, 사이플로직 공격(Cyphologic Attack)이나 하드웨어 트로이 목마(Backdoor), IC위조 등 고도화된 공급망 공격이 실존 위험으로 부각된다. 둘째, 우주에서의 원격 펌웨어 업그레이드 및 실시간 소프트웨어 패치 과정은 자칫 공격자의 진입 경로가 될 수 있다. 셋째, 개발단계에서의 설계 데이터 유출, 시제품 탈취, 테스트 중 체계적 해킹 위험이 상존하며, 이는 단순한 정보 탈취를 넘어 인위적 오작동을 유발하는 치명적 위협이 된다.

이에 대해 한화시스템 및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정책적 대응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설계부터 반도체 패키징, 시험·평가 전 과정에 걸친 클린룸형(Secure Room) 개발체계와, 내부 및 외부 검증 구간에서의 보안 통제 강화가 예정돼 있다. 관련 업계 인터뷰에 따르면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개발 이력 관리, OTA(Over-The-Air) 보안 채널 구축, FIPS 140-3 수준 암호모듈 탑재 등이 논의 중이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한 SOC(System on Chip) 하드웨어 인증 플로우 도입, 시스템레벨 엔드투엔드 암호화 적용 역시 검토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위성운영 및 우주기술 보안 트렌드에 따르면 우주반도체 보안성 향상은 점차 ‘위협 인식→선제적 대응→동적 방어’로 진화하고 있다. 미 공군과 NASA, ESA(유럽우주국) 등은 지속적 탐지·분석 기반 보안관제센터(SOC) 운영 및 실시간 퍼징 테스트(Fuzzing Test), AI탑재 이상감지 시스템 도입을 강조한다. 한국 역시 ‘우주침투형 위협’ 전담 거버넌스 체계와 국제 보안 인증 참여, AI기반 취약점 자동분석 시스템 등 예방적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위성용 우주반도체의 국산화는 우리나라의 국가안보 패러다임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분기점이다. 그러나 첨단 반도체 기술 고도화와 맞물린 보안 위협 역시 실체적이고 동적이다. 기술 내재화와 동시에 글로벌 기준의 사이버보안 전략, 공급망 투명성, 실시간 위협정보 공유 체계 등 다각적인 대응책이 병행될 때에만, 이번 국산화 첫발의 성과가 견고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 윤세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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