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 출격: 엔씨소프트의 승부수와 카운터를 읽는다
2012년대 MMORPG 신작 한줄기 희망이 됐던 ‘아이온’이 다시 등장한다. 2025년 겨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아이온2’ 출시를 앞두고 홍보 총력전 모드에 돌입했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후속작 이상의 ‘메타 혁신’ 노림수와, 산업 전체에 미칠 파장이다.
엔씨의 전략을 더듬어보면, 트렌드와 과거사의 데자뷔가 교차한다. 1세대 MMORPG 성공 패턴(강력한 초반 화력, 세계관 몰입, 전투 시스템 차별화)을 반복하되, 2세대 모바일 메타(크로스플레이, 확장형 커뮤니티 도구, 시즌제 콘텐츠 설계)와 맞물려 진화된 면모를 보인다. ‘아이온2’는 고전적 서구 판타지와 엔씨 특유의 다층 전투(비행전, 체공전)의 믹스, 이질적 요소의 조화라는 카드로 MZ세대와 옛 팬 모두를 노리는 게 분명하다. 엔씨의 대외 마케팅 메시지는 과감하다. 각종 온오프 ‘쇼케이스’와 메가스트림, 크리에이터 연계 홍보, 그리고 ‘프리뷰 이벤트’까지 쉴 틈 없다. 업계에선 엔씨의 이번 올인 전략을 두고 “과거 리니지W·블소2 런칭 때 비해 NEQ(New Engagement Quotient: 신유저 충성도 지수) 회복에 집중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테일 분석에 들어가자. 무엇보다 엔씨가 주목한 건 현대 모바일 시장의 ‘콘텐츠 지속성’ 룰. 국내외 메타 지표에 따르면, 2023~2025년 사이 다중 플랫폼/멀티 디바이스 환경에서 장기 로그인 유도 및 월드 내 실시간 변수 증폭 시스템(코어 루프 내 랜덤라이즈-이벤트 삽입, PvPvE 시스템)이 유저 유입에 결정적이었다. ‘아이온2’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길드-음성채팅 연동, 실시간 길드간 전장(거점전) 클러스터, ‘스킬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반영. 기자가 다수 경험적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복합 네트워크 기반의 이벤트 시스템은 유저간 단기·중기 리텐션(재방문율, 재결제율)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아이온2’가 이 패턴을 얼마나 깊이 구현해낼지가 핵심이다.
하지만 과제도 뚜렷하다. 첫째, 신작 MMORPG의 반복되는 BM(비즈니스모델) 단순화와 이에 따른 ‘P2W’(Pay to Win) 피로도다. 최근 MMORPG 업계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과금구조 논란은, 게이머 커뮤니티의 평가와 직접 연결돼 순식간에 ‘저유저 기피’ 현상을 일으킨다. 엔씨는 정통 BM에 혁신적 요소(패스 시스템, 구독형 이익 구조, 메타버스형 유틸리티 등)를 시사했지만, 실제 적용 깊이에 따라 평가는 천차만별일 전망. 둘째, 지식재산권(IP) 확장성과 신규 유저 풀 흡수가 관건이다. 리니지 IP가 대한민국 내 고정코어층에게만 강력하게 작동했던 것과 달리, 글로벌 시장은 IP 신선도·스케일업에 더 민감하다.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나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 글로벌 지향 신작들과의 판짜기 경쟁도 무시할 수 없다.
재미있는 점은 경쟁사 패턴 분석이다. 넥슨은 IP 다변화(‘던전앤파이터 모바일’, ‘HIT2’)와 자체 e스포츠 연계, 카카오게임즈는 소셜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네트워크 강화, 크래프톤은 도전적 하드코어 메타(‘칼리스토 프로토콜’ 글로벌 론칭)로 각기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엔씨의 올드팬 충성도에 신규 시장 ‘메타브루어’(Meta-brewer, 신주류 메타 지향 유저) 스와핑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와 동시에, 기자가 수집한 해외 매체들과 국내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아이온2’의 엔드게임 컨텐츠 설계와 실시간 경쟁구조, 그리고 원작 대비 기술적 퀄리티가 굵직한 변수로 잡힌다. 엔씨가 신규 서버 시스템에 서버간 동기화, 초대형 RvR(Realm vs Realm) 전투 방식을 적용할 계획을 내비치면서, 한국형 MMORPG의 글로벌 스탠다드화 시도라는 대담한 포지션이 엿보인다. 단, 지난 작품들의 구태의연한 연출과, 흥행 후 콘텐츠 퀄 테이블 상승세가 유지되지 못했던 실패 패턴이 반복된다면 시장 반응은 ‘단기 바람’에 그칠 수도 있다.
과유불급은 금물이다. 엔씨의 거대한 투자와 총력전 홍보가 한순간의 이슈몰이에 머무를지, 아니면 ‘새로운 패턴 생성기’가 될지는, 향후 몇 달간 발생할 유저 리텐션 데이터와 커뮤니티 반응에서 그 답이 나올 것이다. 최신 메타에 최적화된 콘텐츠 설계와 유저 경험 중심의 패치(UX 개편)가 양립될 때, ‘아이온2’가 국외외 MMORPG 시장에서 진짜 룰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혹은 또 하나의 추억 소환기만으로 남을지 주목된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