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라이프스타일·가구디자인랩,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미래 공간을 그리다

공간의 진정한 가치는, 그 안을 채우는 사물과 이를 사용하는 삶의 방식에서 드러난다. 202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국민대학교 라이프스타일·가구디자인랩이 선보인 전시는 바로 ‘일상 속 공간의 재해석’이라는 고전적 담론에 혁신적 문제의식을 불어넣었다. 국민대 디자인랩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첨단소재와 지속가능성을 융합한 가구, 모듈러 시스템 등 실험적이면서도 실용성을 겸비한 작품을 다수 출품했다. 이 전시는 단순히 학생 작품 발표의 장을 넘어 한국 디자인계의 흐름과 교육 현장의 실질적 진화를 조망하게 만든다.

가구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연구를 결합한 국민대의 접근 방식은 주목할만하다. 기존의 ‘단순 심미성’에만 집중하는 기성 가구 디자인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행태—즉, 현대 가정과 소상공업 공간에서 요구되는 유연성, 친환경성, 모듈러 구성—을 중심으로 미래형 공간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는 최근 밀레니얼 및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작은 공간, 높은 활용도, 그리고 환경민감도를 추구하는 트렌드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실제로 참가작 상당수는 FSC 인증 목재, 업사이클링 소재 등 친환경 요소를 강조했으며,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형태가 변할 수 있는 가변형 설계가 돋보였다.

이와 같은 전향적 움직임은 해외 디자인 교육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L.E.D(라이프스타일·환경·디자인) 트랙 중심의 파슨스, RCA 등 세계적 디자인 스쿨과 유사한 구조의 융합적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국민대 역시 기술-디자인-실용성의 삼각점을 적극적으로 해석 중이다. 특히 광주비엔날레의 장점을 활용해 예비 디자이너들의 실험 결과물을 실제 소비자와 업계에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단순한 학내 경연 이상의 사회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가령, 미니멀리즘, 북유럽풍, 미드센추리 등 최근 5년간 한국 인테리어 업계를 이끌었던 유행들이 이제는 ‘동시대 삶의 동력’으로서 재탄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풍요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디자인 산업·정책이 현장성과 성장동력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새 정부의 디자인 지원예산은 전년 대비 3.8% 수준으로 미미하게 증가했지만, 글로벌 동향(예: 북미·유럽 국가의 대학 협력형 R&D 펀딩 확장, 민간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등)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하다. 게다가 국내 가구시장 자체가 대기업 위주로 전개되고 있어, 실험적 신진디자이너와 관련 스타트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 인큐베이팅 체계 또한 취약하다. 이번 비엔날레 역시 국민대뿐 아니라 건국대, 서울대 등 주요 디자인 학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혁신적 메시지를 던졌지만, 이들의 결과물이 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동’을 일으킬 만큼의 지원과 채널 다각화가 동반돼야 함을 방증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교육과 현업, 그리고 소비자가 만나는 교차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일상·공간·환경’이라는 세 키워드를 대중적으로 환기시키면서, 디자인 실험이 예술적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삶 속에서 해법을 찾는 융합과제임을 증명한 셈이다. 국민대 라이프스타일·가구디자인랩의 실험이 향후 산업계와 정책 환경에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와 실증 프로젝트, 그리고 민관 협업의 확장적 시도가 필수적이다.

결국 공간과 가구 디자인의 미래는 ‘한정된 자원 속에서의 최대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곳에서 열린다. 국민대의 전시는 이를 위한 값진 화두를 던졌다. 이후 디자인 교육과 산업계, 그리고 정책의 상생적 발전적 연대가 동행해야만, 우리는 진정한 공간 혁신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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