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콤비의 MLB 도전, 코리안리그 이탈이 남긴 의미와 과제
시즌이 끝난 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다시 한 번 관심의 중심에 섰다. 선발진에서 버팀목 노릇을 했던 펠릭스 폰세와 마무리 에반스 와이스가 나란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두드리며, 외국인 선수 시스템의 변화 가능성과 KBO 리그의 새 판 짜기에 불이 붙었다.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와이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각각 계약 직전 단계라는 현지 및 국내 보도(연합뉴스 등)가 이어진다. 한화 팬들은 떠나는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한화 프런트가 보여줄 새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4시즌 한화는 5위권 진입도 버거웠지만, 폰세와 와이스의 퍼포먼스는 강렬했다. 폰세는 시즌 전반기 집중력, 평균자책점 2점대 중반, 150km/h 안팎의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로 각광받았다. 풀카운트와 장타 허용 모두 KBO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이닝 소화력에서도 6이닝 이상을 대부분 책임지며 한화 불펜 운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의 최대 강점은 연속 이닝 내 볼넷 허용률이 낮고 위기에서 삼진으로 상황을 스스로 매듭짓는 강단이었다. MLB 현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전형적인 ‘파워 피처’ 스타일과 커맨드의 안정감. 토론토가 브래드 핸드 방출 후 불펜 진용 강화를 외치던 시점과 동일 선상에서 한화와 폰세 측의 교섭이 급물살을 탔다.
와이스는 한화 불펜의 실질적 앵커였다. 시즌 토털 세이브와 9이닝당 탈삼진은 KBO 마무리 중 최상위. 최고 158km/h의 강속구와 변화폭 큰 슬라이더, 간헐적 체인지업 구사 능력까지 보여주며 현대 야구의 ‘익스프리트 릴리버’ 모델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대타자 상대 시 1점차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멘탈, 빠른 승부로 흐름을 가져오는 효율적인 투구. KBO 최정상 구원 투수들이 보여주는 스트라이크존 장악력과 시의적절한 변화구 운영이 MLB 스카우트진의 눈길을 붙들었다. 특히 휴스턴은 지난 가을 임시 마무리의 불안으로 인해 릴리프진 보강이 최대 과제였다.
이들의 MLB행은 한화에겐 뼈아픈 손실이다. 국내 선수진 구성만으로 시즌을 치르기엔 마운드 뎁스, 특히 득점권 위기의 순간에 필요한 투수 한 명의 심리적 위력까지 상당한 공백이 예견된다. 동시에 KBO 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투수의 가치와 MLB 진출 통로가 한층 넓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KBO는 이미 산체스, 켈리, 플렉센, 뷰캐넌 등 각 구단을 거친 외인 투수가 MLB로 진출해 일정 성과를 내며 리그 전체의 글로벌 위상까지 던졌다. 폰세·와이스 콤비 역시 자신만의 구위를 MLB 타자들에게 시험받게 된다.
이런 흐름에서 한화 구단이 선택한 전략적 방향이 주목된다. 외부 무브먼트와 대체 카드를 빠르게 확보하지 못하면 상위권 진입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다. 한화팬들의 불안은 단지 결과론이 아니다. 최근 한화는 프런트진 교체와 스카우팅 전면 재정비에도 불구, ‘빅마켓-빅네임’ 영입에선 소극적이었고, 신인 및 2군 투수 육성 속도도 경쟁 구단에 비해 뒤처졌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다만 한화는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맞았다. 해외 진출 경험이 많은 FTA 선수, 아시아권 우완, 트리플A~메이저 계약 직전 단계에 있는 투수 리소스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또한 프런트와 현장, 코칭스태프 라인도 ‘원팀’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리그가 조금씩 ‘메이저직행’ 루트를 외국인 선수들에게 열어준다면 KBO 전체의 파이이자 매력도도 오를 것이다. 대체 카드를 찾는 과정이 단순한 영입이 아니라 KBO 시장가치의 상승, 마케팅 전략과도 연계되어야 하는 배경이다.
국내외 야구 시장이 압축적으로 교차하는 지금, 한화 이글스가 어떤 퍼포먼스와 팀컬러를 선보일지, 그리고 다음 MLB 진출자를 양성할 시스템을 얼마나 빠르게 세울지에 이목이 쏠린다. 선수 한 명의 이탈이 아니라, 리그 체질 자체의 진화 여부가 판가름난다. 한화의 겨울이 야심차고 치열하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