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글로컬 콘텐츠 캠퍼스’ 리모델링 착공: 지역 혁신의 실제와 한계

진주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글로컬 콘텐츠 캠퍼스’ 리모델링 사업이 첫 삽을 떴다. 신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진주시와 경상국립대학교, 그리고 지역 사회가 손잡고 지역 인재 양성과 콘텐츠 산업 활성화, 나아가 ‘문화도시 진주’의 밑그림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최근 지역 거점 대학의 공간혁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진주시 역시 기존의 노후화된 캠퍼스를 문화와 디지털, 창업, 청년 교류의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진주시의 이 같은 시도는 표면적으로는 지역 공동체 재생,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지방 소멸 위기와 역량 있는 인재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절박한 대응임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정부가 ‘글로컬 대학 30 프로젝트’ 등을 통해 수도권 집중 해소, 지역대 혁신을 내걸고 있는 분위기와 맞물려, 진주시의 콘텐츠 캠퍼스 리모델링은 지역 거점도시가 어떤 방식으로 중앙 정책에 응답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공간을 고치는 데서 그칠 경우, 실질적인 혁신은 기대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를 뛰어넘는 소프트웨어적 전략—즉, 지역 맞춤형 콘텐츠 발굴, 지속적 예산 지원, 실제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타 지역 사례와 비교해볼 때, 경남 창원시나 전북 전주시 등의 혁신 캠퍼스도 초기에 대규모 리모델링과 화려한 오픈 행사를 치렀지만, 이후 구체적 운영 프로그램의 부재, 지역 대학의 구조조정 여파, 지방정부와 대학 간 갈등 등이 충분한 성과 도출을 저해한 바 있다. 진주시의 경우, 캠퍼스 내 창업 공간 확장, 문화기획 인력 및 청년 창의인재 육성 등 다양한 계획이 언급되고 있으나, 이들이 현실성 기반 위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 즉 예산의 지속성·정책의 일관성·민간파트너십 유도와 같은 구체적 실행전략이 과연 마련되고 있는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글로컬’이라는 개념의 진정성에 대한 비판도 상존한다. 이 용어는 ‘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로, 지역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개념이 단순히 ‘트렌드에 편승한 외피’로 소비되고, 정작 마지막 단추인 지역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부재하다면 이름만 번지르르한 허울에 불과하다. 진주의 특색 있는 역사·예술·공공디자인 자원을 어떻게 육성하고 가시적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역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백억 원대의 예산이 낡은 공간 인테리어에만 소진되어, 3~5년 후 ‘성과 부족’ 논란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지방 대학과 도시 재생 정책은 구호가 아니다. 현장성, 실제성, 지속가능성을 총체적으로 묻지 않으면 변화는 단기적 일회성 성취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진주시가 과열된 ‘글로컬 캠퍼스’ 바람 속에서 절실하게 점검해야 할 과제들이다. 성공적인 모델 구축을 위해서는 공간 리모델링 속에 ‘지속적 연결망’, ‘산학관 협력 모델’, ‘청년 주도 생태계’라는 속살을 심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제 진주가 보여줘야 할 답은, 책상 위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로 변화하는 현장, 그리고 ‘진짜 지역 혁신’을 둘러싼 뚜렷한 인프라와 내실이어야 한다.

— 기자명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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