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체계화: 컴투스홀딩스와 한콘진의 MOU가 한국 게임 시장에 던지는 파장
한국 인디게임 씬에 거대한 교차점이 생겼다. 이 교집합의 한 축은 모바일 퍼블리싱의 강자 컴투스홀딩스, 다른 한 축은 정부산하 콘텐츠 진흥 조직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오늘 전해진 양사의 MOU 소식은 단순한 협력 건이 아니다.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 더 정확히는 인디의 정의를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할 신호탄이다.
최근 몇 년간 인디게임 시장은 성장의 모멘텀을 이어갔지만 본질적인 병목이 이어졌다. 개발 리소스 부족, 프로모션의 한계, 유통 채널의 집중화가 대표적인 리스크였고, 이 패턴은 특히 글로벌 메타에서 크게 부각됐다. 이런 와중에 컨퍼런스와 쇼케이스들은 유난히 화두가 됐지만 실질적 산업 체계 구축은 낙관하긴 어려웠다. 오늘 발표된 컴투스홀딩스와 한콘진의 공조는 이런 현실을 정확히 겨냥했다.
컴투스홀딩스의 행보는 그간의 레퍼런스와 비교해도 확실히 ‘룰’을 바꾼다. 기존 퍼블리싱 사업자들이 플랫폼 확장이나 단순 인디 후원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번 MOU는 ‘지원체계’에 대한 구체적 설계에 초점을 뒀다. 실제 MOU 내용을 보면,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개발-배급-글로벌 런칭 등 전 단계에 걸친 동반 성장 구조를 겨냥하고 있다. 이 구조는 단순한 경험 공유나 크라우드 펀딩이 아닌, 전주기적 트러스트 빌딩이라는 점에서 메타적 함의가 크다.
다른 기사들에서도 인디게임의 산업 생태계화에 대한 흐름이 도드라진다. 예를 들어 GameMeca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인디게임 트렌드는 ‘멀티 퍼블리셔 생태계’와 ‘정부기관 연계’로 요약된다. 기존 오픈 마켓에 의존하던 모델에서 벗어나 데브팀과 퍼블리셔, 정부, 심지어 대형 플랫폼이 동등한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방향성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이 패턴이 태동 중이다. epic games의 메가 그랜트, 스팀의 인디 개발사 직접 지원 등 예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독립 개발자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컴투스홀딩스-한콘진 MOU는 이 틈을 메우려는 다리다.
업계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경향게임스, 인벤 등 주요 매체들은 컴투스홀딩스의 전략을 “변곡점” 또는 “퀀텀 점프의 시작”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냉정히 들여다보면 역시 변수는 시너지 구체화에 달려 있다. MOU 이후 실제로 지원 대상이 확대되고, 인디시장 내 경쟁력이 끌어올릴지, 혹은 대형 퍼블리셔 중심의 구조로 다시 회귀할지 알 수 없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건 체계의 지속성이다. 지원 시스템이 한두 해 반짝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메타로 자리 잡을지. 실제 과거의 유사한 사례, 예컨대 2022년의 ‘넥슨-중기벤처부 인디펀드’의 단발성 지원은 업계에 한계만 각인시킨 바 있다. 반복된 한계를 이번엔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인디 게임 시장의 패턴은 결국 다양성과 자생력, 그리고 글로벌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메타에 따라 움직인다. 최근 지스타2025의 메인 키워드 역시 ‘메이드 인 코리아 인디게임의 세계화’였다. 컴투스홀딩스와 한콘진이 구축할 지원 플랫폼이 실제로 글로벌 유저 경험(UX)을 극대화할 툴이 될 수 있다면, 국내 인디게임의 미래는 지금보다는 훨씬 유연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건 냉정히 말해 숫자와 트래픽, 게이머의 선택에서 판가름난다. 단순히 MOU의 잉크가 마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론 낙관도 비판도 섣부르다.
지금 필요한 건 수치 근거와 순간적 유행이 아니라 ‘카테고리 안착’이다. 한콘진과 컴투스홀딩스가 진짜로 통합 플랫폼, 실질 개발 툴, 자율적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어나갈지, 아니면 또 한번의 한시적 쇼케이스에 머무를지. 그 최종 결론은 앞으로 1~2년 이내 산업의 패턴과 메타가 대답할 것이다. 확실히, 판은 달라졌다. 변화의 트리거를 빼든 한국 게임 시장이 인디라는 지금의 DNA를 어떻게 다음 스테이지로 진화시킬지, 이젠 패턴과 메타를 주시할 시점이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