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실종 속 방향성 모색하는 코스피, 불확실성과 저항의 연속선
2025년 12월 5일 현재, 국내 증시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방향성 탐색’이다. 연합뉴스 [마켓뷰] ‘뚜렷한 재료 없는 시장’ 보도에 따르면,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변동성과 답보, 그리고 방향성 탐색 사이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중심 배경에는 국내외 경제의 복합적 환경, 정치 및 정책적 모멘텀 부재, 그리고 글로벌 리스크의 영향이 겹겹이 쌓여있다.
지난 1개월간 코스피는 2,400~2,540선의 제한적 박스권을 반복적으로 오가고 있다. 12월 초 증시도 강달러 국면의 하락 압력과 미국 고용지표 대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전향 가능성에 대한 관망 속에 모멘텀 부재 국면이다. 오늘 장 초반, 국내 증시는 전일 대비 소폭 상승 출발했으나 장중 매물출회로 일시 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박스권 장세가 대외 변수의 분명한 변화 신호 없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정책 및 정치환경에서 별다른 재료가 등장하지 않는 것도 주요인이다. 예산정국이 교착되고, 내년도 주요 경제정책이 구체적 방향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위험선호 심리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긴축적 재정운용,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중립 기조 등은 시장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며, 오히려 닻 없는 배처럼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
법조·검찰·사정당국이 최근 대형 금융사고 및 경제범죄, 사모펀드 사기 관련 사건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예고하며 자본시장 환경에도 불투명성을 얹고 있다. 2023~2024년 신라젠 사태, 대형 증권사 내부거래 논란, 라임·옵티머스 재수사 등은 금융감독 및 법 집행기관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이는 일정 부분 시장 신뢰도 회복의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대형 거래와 투자 심리 위축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 자금 이탈 및 기관-외국인 수급 왜곡 현상이 도드라지는 점도, 단기 투기적 움직임 대신 중장기 방향성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시장의 시그널로 읽힌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가 확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중국 경기 둔화, 원·달러 환율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中-미 갈등, 중동 정세) 등이 코스피의 상단 돌파에 제동을 건다. 국내 대기업 실적 발표가 일시적 반등과 조정요인을 제공하고 있으나, EPS(주당순이익) 컨센서스 상향선은 전방위적 산업 하방압력에 의해 둔화되고 있다. 12월 들어 LG화학, 삼성전자 등 주요 수출주의 실적 선방이 전해졌으나, 투자자는 이러한 ‘숫자’에 즉각적으로 환호하지 않는 경향을 드러냈다. 결국, ‘뚜렷한 재료 없음’은 시장 구성원 각계, 나아가 정책·사법·금융 시스템 전체가 지닌 근원적 불확실성, 미해결 과제들과 맞닿아 있다.
법조계의 시각으로 보자면, 2022~2025년 반복되는 ‘사모펀드 부실’, ‘내부자 거래’ 등 불공정거래 사안에 대한 사정당국의 엄정 조사가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한편, 자본시장 신뢰 안정 기반의 구축이 지연됨으로써 투자 심리 공백의 요인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2분기 이후 진행된 금융당국-검찰의 공조 강화,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등 여러 사법적 조치가 정책과 마켓 참여자 간 신뢰회복에 실효적으로 작용할지는 2026년 상반기까지 두고볼 대목이다. 동시에, 금감원, 검찰 그리고 국회에서 동시에 다뤄지는 시장규제 개편 논의도 단기 악재라기보다는 방향성 전환의 마중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 시계열적 접근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과 동시에, 뚜렷한 시그널이 없을 때의 무분별한 낙관론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유동성과 거시정책 변화, 사법당국의 금융시장 개입 동향, 산업별 체질 개선 여부 등 복합 변수에 대한 구조적 통찰이 요구된다. 투자자, 정책결정자, 사정기관 모두에게 단기 성적표가 아닌 근원적 구조개편에 초점을 맞춘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 김하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