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늘봄교육’ 정책연구, 지역 미래 교육전략 검증대 오른 이유
전라남도의회가 최근 개최한 ‘전남 미래형 늘봄교육 정책연구회’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는 교육계와 지역사회에 던지는 파장이 적지 않다. 정책연구의 제목에서 드러나듯, 핵심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의 추가가 아닌 ‘미래형’이라는 방향성과 지역 맞춤형 모델의 실현 가능성에 있다. 보고회에서 논의된 핵심 사안은 전남형 늘봄학교 도입을 위한 여건 분석, 지역 현실 반영 방안, 그리고 관련 법·제도 개선 방향 등이었다. 도의회는 용역 과정을 통해 방과 후 돌봄 사각지대 해소, 소규모 학교와 농어촌 지역 학생의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 그리고 교육복지 확대 등 여러 층위의 정책목표를 내세웠다.
유사 정책은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시도된 바 있다. 강원도, 경상북도 등지에서 시행된 ‘마을학교’ 모델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외부인력 충원, 재정지원의 지속성, 지역맞춤 콘텐츠 개발 부문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전남도의회가 밝힌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늘봄교육 정책의 확장성은 시범지역 내에서 교사·학부모의 체감 만족도에 좌우될 것으로 예견된다. 실제 2023년 교육부의 ‘늘봄학교’ 정책 확대 시범평가에서도 ‘방과 후 교육 돌봄 취약 해소’ 항목에 대한 학생·가족의 긍정 평가는 높았으나, 운영 인력 자원의 일관성 부족 및 교사 업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상존했다.
전남도의회가 추진 중인 이번 정책연구는 ‘전남 맞춤형 해법’이라는 점에서 타 지역 사례와 구별된다. 보고회에서 제시된 주요자료들에서는 도서·벽지 환경이 많은 전남 특성을 고려해 교통·생활여건 개선, 통합 돌봄지원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임을 반복 강조했다. 전라남도 지역특성상 학생·교사 비율, 학교의 규모, 학부모의 인식 등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적합한 인력 풀 확보와 지역사회 연계 구축이 현실적 과제로 꼽힌다. 정책연구회는 이를 위해 교육청-지자체-지역공동체 3자간 협력 플랫폼 구축을 권고했다.
하지만, 정책보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재정방안과 입법적 지원의 한계다. 지역재정만으로 안정적인 모델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고, 중앙정부와의 예산 협상력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와 일치하는 시기에 교육계 현장에서는 지방교육재정 교부율 문제, 교육기본법 하위법령 미비 등이 거론됐다. 광주광역시의 ‘늘봄 배움터’ 시범 운영에서 드러난 예산 부족 및 행정 지원의 지연 사례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또 한편으로 정책 효율과 지속 가능성은 운영 주체 간 역할 분담에도 달려있다. 농어촌 학교의 경우, 이미 다기능 시설이 학생·교사·마을주민 공간으로 복합화되었음에도, 체계적 행정지원이 더디면 교육 돌봄 시스템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교원노조, 지역 교육단체들은 늘봄교육 확대가 교사에 대한 추가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고회에 참석한 교육전문가들은 ‘돌봄 교실’에서 나아가 지역사회 연계형 방과후 학교로 기능을 재정의할 것을 주문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번 정책연구의 성패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만족, 그리고 학생의 실제 교육 성취에 달려 있다. 교육만족도 및 돌봄 사각지대 해소 여부를 정량적·정성적 지표로 관리하는 방안, 정책실행의 투명성 확보, 그에 대한 독립적 평가체계 역시 앞으로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남도의회의 이번 정책연구 보고회는 미래형 지방교육 모델에 대한 본격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성공적 안착을 위해선 법적·재정적 토양 마련, 현장과의 긴밀한 피드백이 병행되어야 하며, 기존 선행 연구와 실제 현장 목소리의 유기적 결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 정책실현을 위해 필요한 해법은 교사·인력 확충, 체계적 재정투입, 장기적 프로그램 모니터링 등 구체적 실행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남도의회의 ‘늘봄교육’ 정책연구는, 지방교육 거버넌스의 실질 검증장으로서 그 의의를 갖는다. 앞으로의 도입과정에서 정책실효성, 지역맞춤 실행력,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집행과정의 투명성까지 엄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국 지방교육의 미래 경쟁력은 이러한 뿌리 깊은 실험과 실천에 달려 있다. — 서지현 ([email protected])

